윤석열 정부는 이제까지 자신들이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노조의 규약에 대해 노동조합법 제21조에 따라 정부가 시정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법률의 해석과 적용은 헌법에 기초를 두어야 마땅하다. 노조법 제21조를 정부가 노동조합의 단체 운영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라고 해석하는 것은 그야말로 아전인수다. 또, 윤석열 정부가 금속노조의 하부조직 탈퇴 규정을 시정하라고 지시한 근거로 제시해 온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2다96120 전원합의체 판결)도, 산별노조 하부조직의 탈퇴를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전혀 아니다(특정한 예외적 조건을 갖춘 때에만 탈퇴 가능).

이렇게 윤석열 정권이 무리한 주장을 펴며 시정명령을 남발하는 것은, 노동자 단결의 저하, 노동조건의 하향평준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 분명하다. 산별노조는 과거 기업별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기업 간 노동조건의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과 전체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도모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이런 산별노조의 기능을 무너뜨리고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정부의 노림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기업별 노사관계로 회귀해 업종별, 지역별 등 울타리를 넘는 노동자의 단결을 와해하려는 술수에 금속노조는 굴하지 않고 총파업 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다.

앞에서는 이중구조 해소를 말하고, 뒤에서는 기업별 노사관계로 ‘이중구조’를 고착화하려는 정부는 각성하라. 민주노조 운동의 선봉, 산별노조의 살아있는 역사인 금속노조는 정부의 탄압, 사법부의 동조에도 굴하지 않는다. 단일한 힘으로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외치고 자본의 착취에 맞서 싸울 것이다.

2024년 7월 5일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