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한국노동운동의 미래를 짊어지고,
생산하는 자가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실현시키기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딛는다.
우리는 일제, 미군정, 군부독재정권의 엄혹한 탄압 속에서도 굽히지 않는 단결과 투쟁의 정신으로 노동운동의 역사를 면면히 이어왔다. 뿐인가. 87년 뜨거운 여름을 열어제꼈던 노동자대투쟁의 선봉이라는 금속노동자의 자부심은 이제 또 한번의 역사적 도약을 위한 밑불로 타오르고 있다.
우리는 금속노조 창립의 이유를 97년말 IMF 외환위기로 인한 기업별 노조의 한계에서만 찾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노동자대투쟁의 조직적 성과인 전노협과 민주노총으로 이어져 내려온 '산별노조 건설'선언을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내고 전체 노동조합운동의 발전에 앞장서며, 160만 금속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한 불씨로, 더 나아가 노동자 민중이 주인이 되는 평등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선봉대로 자임하고자 한다.
지난 2년여 산별노조 건설을 둘러싼 수많은 논쟁과 토론이 있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금속노조 건설에 대한 회의감이 존재했음을 우리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는 주어진 조건 속에서 우리 자신의 조직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한 결정에 따라, 우리의 조직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조건을 변화시키기 위한 주체적 사명감으로 오늘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오늘의 창립대회는 이 자리에 참석한 동지들만의 것이 아님을 우리는 분명히 하고자 한다. 오늘 이 순간까지 창립대회에 합류하지 못한 금속산업연맹 조합원동지들과, 더 나아가 이땅의 모든 금속노동자 동지들이 채워야 할 몫이 우리의 임무로 먼저 주어 졌음을 인식하고 한걸음 먼저 출발하는 심정으로 오늘 창립선언을 한다.
최선의 출발은 출발 그 자체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오늘의 출범선언은 17만 금속산업연맹 조합원 동지들, 160만 금속노동자 동지들이 금속노조의 주체로 합류하는 것으로 완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