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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조법 시행령(안) 폐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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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변인 작성일25-11-20 16:00 조회4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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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시행령(안) 폐기하라
정부는 개정 노조법 취지 무력화 말고 원청 교섭 촉진하라

19일 언론을 통해 개정 노조법에 따른 하위 법령 개정 내용이 드러났다. 정부가 입법예고하려는 시행령(안)은 개정 노동법의 취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서 전면 폐기해야 한다.

시행령(안) 첫 번째 문제는 창구 단일화다. 현행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는 ‘초기업 교섭’을 염두하고 만든 제도가 아니다. 때문에 이미 지난 7월 현대제철과 한화오션 교섭 거부 부당노동행위 사건에서도 법원은 원청과 하청을 창구 단일화 대상으로 보지 않았고 하청 전체의 교섭창구단일화도 전제하지 않았다. 원청 교섭은 개별 기업 단위를 넘어서는 사안이다. 창구 단일화를 전제하지 않고 하청 노동자 스스로 원청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이 이에 응하도록 해야 한다. 원하청 모두 교섭창구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와 시행령(안)의 입장은 행정법원 판결에서도 후퇴한 것으로서 원청에 대한 하청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제한하는 효과를 낼 공산이 크다.

둘째, 고용노동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하청노조의 교섭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교섭단위 분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최근까지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 상급단체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하겠다는 식의 입장을 내비쳐왔다. 이를 위해 이번 시행령(안)에 교섭 단위 분리시 노조의 조직범위, 이해관계의 공통성, 타 노조에 의한 이익대표의 적절성, 노조 간 갈등 가능성, 당사자의 의사 등을 고려하도록 추가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교섭단위 분리제도는 현행법의 교섭‘단위’인 ‘사업(장)’에 대한 분리이지 교섭 단위에 속한 ‘노조’들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다. 즉, ‘상급단체별 교섭단위 분리’라는 것은 애초부터 현행법률상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노동위원회와 법원은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해왔다. 따라서 시행령(안)에 고려요소가 일부‘추가’된다고 해도 상급단체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법원 등에서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받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원하청 간에는 교섭단위 분리 원칙을 명확하게 한다는 고용노동부의 입장도 매뉴얼에 정하는 식일 뿐이어서 법적 효력이 없다.

셋째, ‘사용자성 판단 자문위원회’가 결과적으로 교섭의제별로 원청 사용자성 해당 여부를 판단한다면 이는 사실상 자율교섭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원청 교섭을 허가제로 운영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가 원청 사용자성을 부정해 소송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위 바깥의 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교섭의제별로 원청 사용자성을 판단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실질적 지배력 판단은 의제별로 사업장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해당 자문위원회가 현장의 복잡다단한 구체적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원청 사용자들은 교섭의제가 협소하게 제한되더라도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무조건 소송으로 불복하려 할 것이라는 점에서 자문위원회의 의제별 사용자성 판단은 하청 노동조합에게만 불리하게 작동하게 될 것이다.

넷째, 교섭 단위를 쪼개면 쪼갤수록 전체적인 교섭은 지연될 것이다. 현행법대로 하면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하는 것만으로 기존 교섭 단위의 교섭 자체가 중단된다. 원청 교섭을 요구할 하청 업체에 노조가 새로 생길 때마다 분리 신청이 이뤄진다면 기존 신청 교섭 단위 또한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어용노조를 활용해 온 자본은 이를 악용할 것이다.

정부가 당장 착수해야 할 일은 원청 교섭 촉진이다. 지금도 한화오션과 현대제철은 법원의 판단을 받고도 하청 노동자의 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원청 교섭의 모든 정당성을 얻고도 벌써 교섭을 게을리하는데, 어느 자본이 진지하게 임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밝혀진 시행령은 자본에 ‘더 해태하라’는 신호만 줄 뿐이다. 자본의 소송 남발을 조장하는 꼴이다. 정부가 진정 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향상하고자 한다면 원청 교섭 촉진 방안부터 즉각 내놓아라.

2025년 11월 20일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