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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9년 만에 첫 출근길” 기자회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대변인 작성일24-08-01 10:49 조회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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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민주노조 깃발 들고 당당히 들어갔다!

 … “투쟁 1막 끝났다. 이제 투쟁 2막 시작할 것”


• 발신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 수신   귀 언론사 사회부

• 일시 2024년 8월 1일(목) 10:00

• 개최 일시·장소 2024년 8월 1일(목) 07:40 구미 아사히글라스 공장 정문

• 문의  유흥희(비정규직이제그만 집행위원장) 010-7355-9826

임용현(비정규직이제그만 집행위원) 010-2701-9982

• 분량 4쪽.


‘2015년 6월 30일’


지옥 같은 일터에서 노동자의 존엄과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더니, 회사는 문자 한 통으로 178명을 단칼에 정리해고했습니다. 2015년 5월 29일 노조 결성 후 한 달 만에 받은 해고 통보였습니다. ‘감히’ 비정규직이 노조 할 권리를 행사했다는 게, 아사히글라스가 법원의 복직 판결에도 아랑곳 않고 10년 가까이 법정 공방을 이어간 이유였습니다. 

그래도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 22명은 포기하지 않고 하나로 뭉쳐 끈질기게 투쟁해 왔습니다. 회사는 모질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내쫓았지만, 22명은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며 단 한 사람도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 


‘2024년 8월 1일’


9년, 3321일은 가혹한 시간이었습니다. 22명의 노동자들은 긴 시간을 버티며 이겨서 끝내 회사로 돌아갑니다. 

앞서 7월 11일, 대법원은 해고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원청인 아사히글라스가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무권리 상태에 기반해 이윤을 뽑아내면서도 사용자로서의 책임은 줄곧 회피해 온 아사히글라스에 직접고용 의무가 있음을 확인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자 명백한 승리였습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은 복직 준비 기간을 사측에 요청했지만, 회사는 노동조합과 논의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출근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아사히글라스 측은 지난 2주간 복직한 노동자들이 무단결근을 하고 있다며 세 차례에 걸쳐 조합원 자택 주소로 등기를 보냈습니다. 더욱이 22명의 복직 대상자 중 한 명(조남달 조합원)은 지난 4월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까지도 병원에 입원해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9년의 힘겨운 복직 투쟁이 남긴 상처와 고통에 사과는커녕 무시로 일관하는 사측의 태도에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먼저, 아사히글라스지회 차헌호 지회장의 말입니다.

“회사는 노조 깨려다가 실패하고 수백억을 날려도 변한 것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 9년의 경험으로 단결과 투쟁으로 현장에서 더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더 큰 민주노조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처음처럼 100만 비정규직과 함께 하겠습니다.”

금속노조 엄상진 사무처장도 이 같은 사측의 태도에 엄중히 경고했습니다. 

“아사히 자본에 엄중히 경고합니다. 민주노조를 무시하고 금속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치를 것이라는 점을 오늘 엄중히 경고합니다.

민주노조를 인정하십시오. 그리고 9년간 불법적으로 노동자를 탄압한 부분들 사과하십시오. 제대로 사과받고, 우리의 투쟁이 정당한 투쟁으로 인정받을 때까지 금속노조는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들꽃처럼 어디서나 피어나는 단결과 연대의 정신을 일깨워 준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의 건투를 비는 연대사도 이어졌습니다.

“연대의 힘이 결국 아사히에 민주노조를 크게 만들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동지들, 다시 한번 힘차게 축하드립니다.”(민주노총경북지역본부 김태영 본부장)

“지금까지의 투쟁은 비정규직 철폐,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투쟁이었고 동지들의 승리는 그 한걸음을 나아간 투쟁이었습니다. 이제 첫 출근을 하면 그 투쟁에 다시 또 한걸음 나아가는 투쟁을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비정규직이제그만 김선종 공동소집권자)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처럼 기나긴 투쟁 끝에 일터로 돌아간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그나마 저희는 정규직이었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조금 넓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투쟁해서 공장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 사회 내에서 정말 어려운 투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지만 공장으로 돌아가면 또 지옥(같은 현장 생활)일 겁니다. 우리가 투쟁했던 만큼 공장 안에서 우리가 조금 더 당당하게 설 때만이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지회’


집단해고 뒤 3321일 만에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노동자들을 축하하고 응원하기 위해 열린 기자회견 현장에는 9년간 함께한 전국의 연대 동지들이 100여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앞으로 현장에서 새롭게 펼쳐나가게 될 민주노조운동을 상징하듯 노동조합의 새 깃발도 공장 앞에 힘차게 나부꼈습니다. 9년간의 비정규직 노동조합 시절을 마감하며 지회 명칭은 이제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에서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글라스지회’로 바뀌었습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민주노조 깃발 들고 첫 출근길에 나선 아사히글라스지회 노동자들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가득 안겨주며 “이제 꽃길만 걷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끝.


<기자회견 순서>


1. 당사자 발언 : 금속노조구미지부 아사히글라스지회 차헌호 지회장

2. 연대발언 : 민주노총경북본부 김태영 본부장 / 금속노조 엄상진 사무처장 / 비정규직이제그만 김선종 공동소집권자 / 해찬 스님 / 교육노동자 남정아 동지 

3. 퍼포먼스 : 동지들이 열어주는 출근길과 꽃 전달

[발언문 : 아사히글라스지회 차헌호 지회장]


고맙습니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오늘의 출근길은 수많은 동지들이 9년간 함께 만들어 온 길입니다. 길거리에서 푹푹 찌는 여름을 10번 보내고, 살을 에는 차디찬 겨울을 9번을 보내고 나서야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우리 동지들이 그 동안 흘렸던 수없이 많은 눈물이 떠오릅니다. 참고  또 참고 견딘 9년의 시간입니다. 긴 시간을 견뎌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첫 출근길을 걷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오늘 출근길은 민주노조의 길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해고된 지 10년의 시간을 다시 되돌아가는 길입니다. 다시 현장으로 들어갑니다. 벅차오릅니다. 비정규직이었던 우리가 정규직이 되어서 민주노조의 깃발을 들고 출근합니다. 행복합니다.


투쟁 1막이 끝났습니다. 오늘 저 공장 정문을 넘는 순간, 투쟁 2막이 시작됩니다. 회사 안에는 벌써 많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회사는 하필 대법원 판결 시기에 맞춰서 200명을 구조조정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회사는 출근하는 시간을 협의하자는 노조의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회사는 대법원 판결나자마자 고용관계가 형성되었다며 다음날부터 출근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출근하지 않으면 결근 처리하고,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9년을 길거리에 있었던 우리에게 출근하기 위한 준비시간으로 단 하루도 주지 않았습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불법을 저지른 놈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큰소리치는 꼴입니다. 회사는 법원 판결에 따라서 출근을 협박할 것이 아니라, 사과부터 해야 합니다. 회사는 22명 노동자의 9년의 삶을 빼앗아 갔습니다. 1명의 조합원은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고, 팔다리 마비로 걷지도 못한 상태로 병원에 누워있습니다. 해고되지 않았다면, 9년의 시간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하청노조 깨는데 수백억을 낭비하고, 불법으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반성이 없습니다. 


이제 우리의 시간입니다. 민주노조 깃발 들고 현장으로 들어갑니다. 더 큰 민주노조를 만들어내겠습니다. 투쟁 2막도 당당히 승리하겠습니다. 기대해주십시오 

9년간 늘 우리의 곁에 함께 서 주신 동지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