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노동자 제13-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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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도_지부 작성일24-12-03 11:25 조회20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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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HL홀딩스, 자사주 무상 출연 철회!!
일주일째 경제신문은 온통 HL홀딩스 얘기로 가득채웠습니다. 이례적인 언론의 비판과 주주들의 반발에 HL홀딩스 이사회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결국 HL홀딩스는 자사주 비영리법인의 무상출연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이 사건이 우리들에게 던진 무거운 과제를 생각해 봅니다.
□ 정몽원 회장의 3세 승계 과정에 대한 비판이 필요한 이유
HL홀딩스의 자사주 비영리법인에 무상 출연에 대해 경제 신문도 날카로운 비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 주주들의 반발도 거침없었습니다. “10년간 (HL홀딩스) 주가가 반토막 더 나도록 기다려줬는데 회삿돈으로 산 자사주를 재단에 무상으로 …(중략) 돌아선 주주들이 가장 무섭다는 걸 알아야 할 것”(「한국경제」<회삿돈으로 산 자사주 재단에 비상식적> 11월 25일자 인용)이라는 개인 주주의 분통이 잘 말해줍니다.
HL홀딩스의 2대 주주인 VIP 자산운영의 김민국 대표도“비영리재단의 무상출연은 대주주 개인 지분을 출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회사가 수년간 사들인 자사주를 출연하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꼬집었습니다. (인터넷 「더벨」<HL홀딩스 자사주 기부, 나쁜 선례”김민국 VIP운용 대표 “사실상 우호지분, 주주가치 정면 훼손”> 11월 24일자 인용)
“정몽원 회장의 HL홀딩스 지분은 25% 내외로 특수관계인 포함해도 32% 정도”로 높지 않습니다. “만약 고려아연처럼 주주총회 표 대결을 시작한다면 안심할 수는 없는 수준”입니다. 재단에 무상 출연된 지분은 정몽원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활용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입니다. (위와 같은 기사 인용)
이처럼 무리수를 두는 배경에는‘3세 승계’라는 기업 경영과는 직접 관련 없는‘가족 프로젝트’를 위한 것 아닐까? 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됩니다. “개인 투자자는 물론 2대 주주까지 나서서 비판하고 언론마저 적극 나서는 마당에 정작 기업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는 조합원 동지의 한탄이 날카롭게 가슴을 파고듭니다.
투명경영·정도경영은 내부 비판으로 완성되는 것
만도의 3개 노동조합 단체협약에는‘기업의 사회적 책무’라는 조항을 통해 사측의 투명경영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선언과 실천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습니다. 노동조합이 그 뒷받침을 위해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할 때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 기업 내부 비판자로서 노동조합
자본이, 최고 경영자가 3세 승계를 앞두고 무리수를 두는 모습에서 세 개로 나뉜 노동조합은 과연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상상해봅니다. 투명경영, 정도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내부 비판자로서 역할은 함께 하자고 제안합니다.
돌이켜보면, 2008년 만도를 다시 인수한 정몽원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투명경영과 정도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의지와 실천, 이상과 현실에는 차이가 있고, 이번 자사주 무상 출연 추진으로 그 격차는 더욱 도드라졌습니다.
“지주회사에 대한 문제제기가 실효성 있느냐?”고 묻는 동지들도 있는데, HL그룹에서 만도는 계열사에 분배되는 대부분 자금의 출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도 매출과 연동된 상표권 수수료는 2024년 약 292억에 달하는데, 내부 거래는 올해 3분기에만 약 140억입니다. (「전자공시시스템」HL홀딩스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11월 28일 참고) 지주회사는 만도로부터 배당과 상표권 수수료, 내부 거래를 통해 이윤을 얻고, 계열사에 재분배하는 역할을 하므로 모른 척 할 수 없습니다.
■ 투명경영·정도경영만이 기업도 살고 직원도 사는 길!!
이 시점에서 정몽원 회장이 2008년 취임사에서 그토록 강조한 대목을 음미하면서 우리의 역할을 다시 생각합니다.
“여덟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투명경영에 대한 약속입니다.”로 시작해서 “기업의 이익은 한계가 있지만 윤리에는 제한이 없다. 투명경영, 정도경영은 한라가 창업 때부터 지켜온 최고의 덕목, 투명경영은 윗사람부터 솔선수범해야 가능”하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시선을 뗄 수 없습니다. (「정몽원 회장 취임사」 중 인용, 2008년 3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