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노동자 제13-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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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도_지부 작성일24-09-12 11:24 조회46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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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중복,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1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회사 창립기념일과 겹치게 됐습니다. 사측 관계자는 10월 1일이 토요일, 주휴일과 겹치는 것이 아니므로 휴일 중복은 아니라는 식으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기타 휴일 중복에 해당하므로 휴일 중복입니다.
□ 단협 휴일 중복시 처리의 역사적 배경
구분 | 내용 |
단체협약 (휴일 중복시 처리) | 회사 창립기념일, 조합 창립기념일, 노동절이 토요일, 주휴일과 중복될 시에는 익일(평일)에 유급휴일을 실시하며, 기타 휴일 중복은 법정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 |
위 표는 단체협약 (휴일 중복시 처리)에 관한 내용입니다. 주 5일제 이전에는‘주휴일’만, 5일제 이후‘토요일’까지, 2014년 이후 ‘기타 휴일 중복’까지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평일’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런 변천사를 염두에 두면, 이번 회사 창립기념일은 기타 휴일 중복이므로 당연히 익일(평일)인 2일 유급휴일을 실시해야 합니다.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유급휴일이 된다는 것이 우리 주장입니다.
■ 과거 사례를 비교하면 분명해진다.
회사 창립기념일은 가끔 한가위 연휴와 겹치는 일이 발생합니다. 아래 표가 2012년 경우입니다. 현재 단협으로 해석한다면 한가위 휴무(4일) 기간과 창립기념일이 겹치니까 5일이 창립기념일 휴무가 됩니다만, 당시 단협은 토요일, 주휴일 중복만 적용되므로 5일은 근무했습니다. 기타 휴일 중복이 포함된 단협에 따라 10월 2일은 유급휴일 적용해야 합니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30 | 1 | 2 | 3 | 4 | 5 | 6 |
추석2 | 추석3 | 추석4 | 개천절 | 추석5 | (중복 휴무) | 휴무 |
폭염을 딛고, 한가위 잘 쇠시길
만도노조 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사측은 칭립기념일 휴무에 대해 차기 집행부와 매듭지으려는 뜻으로 보입니다. 사측은 작년에도 한가위 휴무와 주휴일이 창립기념일과 겹치고,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자 다른 해석을 내비치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단체협약 체결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 강물처럼 시간은 흐릅니다
새해가 밝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가위, 10월을 앞뒀습니다. 특히 식을 줄 모르는 불볕더위는 기후 위기를 피부로 느끼게 해줍니다. 지난 9월 7일 강남대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공장 가동도 줄이고, 에어컨도 줄이고, 모든 삶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외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치권을 비판했습니다.
이번 만도노조 선거는 우리에게도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12년 만에 단일노조, 통합, 공동교섭, 공동 체결찬반투표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만도노조 선거 기간 동안 가장 아쉬웠던 것은 만도지부 사무실을 후보 동지들이 잠깐 머물러 숨을 돌릴 수 있는 곳으로 제안하지 못한 점입니다.
사측과 모든 교섭과 협상을 좌지우지하는 만도노조에 대해 소수인 만도지부는 제안과 비판을 병행해 왔습니다. 이것을 만도지부의 조직 확대 사업의 일환으로 보는 동지들도 있지만, 만일 그렇다면 다른 방식을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겁니다.
만도노조 집행부 동지들은‘훈수만 둔다’거나‘비판만 한다’며 만도지부에 대한 고까운 심정이 있는 것 잘 압니다. 하지만 서로 제안할 것은 제안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것이 복수노조 체제에서 단결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그냥‘좋은 게 좋다는 식’이라면 단일노조여야 합니다.
사측의 직장폐쇄 공세로부터 생긴 만도노조, 그리고 만도노조로부터 갈라진 새노조 모두 그 뿌리는 만도기계, 금속노조 만도지부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무엇이 다르고, 무엇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는지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경주 발레오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탄압을 이겨낸 역사가 있고 그 힘이 금속 전환과 단결을 이뤄낸 토대입니다. 우리도 우리 식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가위를 맞아 전체 조합원 동지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