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노동자 제12-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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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도_지부 작성일23-04-11 12:18 조회189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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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다 주먹이라는 사측!!
사측이 문막공장 희망퇴직을 추진하자 만도노조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과 노동부에 진정하여 사측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노동부는 물론 법원도 희망퇴직에 대해서도 노사 간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다룰 것을 인용해 노동조합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데 사측은 왜 그랬을까요?
■ 사측이 버틸 때 노동조합이 선택할 길
우리는 2022년 만도노조와 사측의 교섭을 바라보며 사측이 교섭전략으로 ‘맞불놓기와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맞불놓기는 쟁점을 흐려 교섭의 주된 의제가 노조 요구인지 사측 요구인지 구별이 안 되게 하는 역할이고, 양자택일은 쟁점을 회피하는 수단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교섭은 노사 간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사측이 이러한 노력을 무시하고 배 째라고 나올 경우 노동조합의 대응은 어때야 하냐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 사측 태도가 바뀌는 배경
2022년 교섭에서 보여준 사측의 태도 변화의 근원을 우리는 2012년 직장폐쇄에서 찾습니다. 모든 사물이 입체적이듯 객관적 사실을 입체적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직장폐쇄만으로 지금 사측의 태도를 이해하는 것은 단편적입니다.
또 다른 변화는 20대 대통령 윤석열의 당선도 한 몫 했을 겁니다. 작년보다 올해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친자본, 반노동’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현실
2012년 직장폐쇄는 노사관계에서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노동조합을 마치 사측의 수하인 듯 생각합니다. 세 번의 희망퇴직(사무직 포함)과 한라건설 우회지원 및 지주회사 분할 등 정몽원 회장의 개인금고로 전락시켜온 과정이 잘 보여줍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 전사고용위에서 보여준 사측의 태도는‘법보다 주먹이 우선’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직장폐쇄의 다른 이름, 직장폭력!!
지난 2월 25일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다가 자식의 학교폭력 전력과 그 과정에서 보여준 학교폭력에 대한 부정과 2차 가해로 사임한 정순신씨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 학교폭력을 당한 주인공이 성장해서 보복한다는 내용을 다룬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것도 현실에 일어나는 소재를 잘 드러냈기 때문일 겁니다. 돌이켜보면 2012년 직장폐쇄는 직장폭력이었습니다.
■ 힘으로 잡은 권력은 힘 밖에 몰라
우리는 폭력이 일상인 사회를 살아왔습니다. 어릴 적 부모와 학창시절 선생님에게 이르기까지 사랑의 매를 감수하고 성장했습니다. ‘너 잘 되려고 혼낸다’는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면서 어른이 되어 자식에게 사랑의 매를 댈 때를 성찰해보면 사랑이라는 말이 무색해집니다.
사측은 2012년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그동안 노사관계를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에 굴복한 치욕의 역사로 바라본 듯합니다.‘더 이상 노동조합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사측은 조합원 동지들을 힘으로 굴복시킴으로써 이루었습니다.
■ 피해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길
사측이 어깨에 잔뜩 힘을 집어넣고 노동조합을 우습게 봐온 역사적 사실과 배경을 직장폐쇄의 연장선에서 바라보고 이 사건을 직장폭력이라고 이름짓기까지 11년 걸렸습니다. 이로써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와 목표가 분명해졌습니다.
학교폭력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나아가 국가폭력도 마찬가지로 가해자의 사과와 보상, 피해자의 용서, 그리고 재발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주장한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 직장폭력에 대한 원상회복은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4⦁3항쟁을 비롯한 5⦁18 광주항쟁은 국가가 가해자요 국민이 피해자라는 것이 진실로 드러났음에도 이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아직도 이어집니다. 특히 광주항쟁의 책임자인 전두환씨는 끝까지 진실을 덮어두고 죽음을 맞이했지만 손자 전우원씨의 폭로와 사과를 통해 ‘진실은 숨길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직장폭력의 피해자는 만도지부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직장폭력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직장폐쇄 후 연락받고 출근해서 생각지도 못한 봉변을 당했던 동료들입니다. 올해 교섭에서 만도노조와 함께‘투쟁’으로 쟁취할 과제는‘직장폭력에 대한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