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노동자 제12-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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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도_지부 작성일22-11-09 13:10 조회207회첨부파일
- 철의노동자 제12-43호.hwp (572.0K) 150회 다운로드 DATE : 2022-11-09 13: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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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교섭 투쟁에 대해 말해보자!!
지난 3일 만도노조의 2022년 교섭 투쟁이 잠정합의되고 7일 체결 찬반투표에서 가결되어 마무리되었습니다. 만도지부도 같은 날 체결 찬반투표를 통해 함께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남는 의문은“왜 갑자기, 핵심 쟁점이 풀리지 않았는데 잠정합의 했느냐?”라는 것입니다.
■ 사측이 배째라고 버티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측의 태도입니다. 우리는 현대중공업지부 일꾼으로부터 재미있는 얘기를 전해 들은 바 있습니다. 동지들도 잘 아시다시피 현대중공업은 민주노총에서 제명당하고 기업노조로 있다가 약 10여 년 만에 다시 민주노총으로, 금속노조로 돌아온 조직입니다.
민주노총으로 돌아온 이후 사측은 노동조합에게“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것, 마음대로 하시면 됩니다. 불법만 하지 마세요”라고 말한답니다. 이 의미는 두 가지로 요약되는데 하나는 비정규직이 과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파업에 대한 부담이 많지 않다는 것이고, 사측의 지주회사 설립과정에 벌어진 점거농성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그렇다면 만도는? 2012년 직장폐쇄 이후 사측은 공공연하게 “노동조합에 굴복하지 않겠다.”부터 “눈 내릴 때까지 교섭하자.”라는 식의 거리낌없는 발언을 해왔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우리 모두 사측의 변화를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노동조합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당면한 과제고 이를 풀어나가는 것이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입니다.
동료들 중에는 3개의 노동조합으로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물론 단일노조 때와는 상황이 다른 것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역할은 다수노조가 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번 교섭 결과가 남긴 과제는‘맘대로 하세요’라고 버티는 사측을 어떻게 압박하고 맞설 것인가? 라는 숙제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대로 가면 사측의 족쇄를 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평가는 상처를 건드리므로 불편한 법입니다!!
교섭 투쟁을 마무리하고 이에 대한 평가가 없다면 더 이상 변화도 없고, 결국 발전도 없습니다. 또 평가는 즐거울 수 없는 반면 무언가 가슴에 남아 새로운 혁신의 밑거름이 되곤 합니다. 올해 교섭 투쟁에 대해 동료들과 함께 애기하고 싶은 부분만 굵고 짭게 씁니다. 우리의 교섭 평가는 내부 논의를 통해 추후 밝히겠습니다.
■ 차기로 이월한 교섭 투쟁!! 과연 타당한가?
완성차의 경우 임기를 넘겨서 교섭 투쟁이 마무리 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주로 어떤 경우냐 하면 주간 2교대제 합의가 임박했을 때, 여러 현장 모임에서 이대로는 노동자들에게 불리하다며 합의를 가로막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처럼 완성차는 현장의 반발로 인해 차기로 이월했는데 그 대표적인 내용이 주간 2교대제였습니다. 한편 만도에서 교섭 투쟁이 차기로 이월된 것은 처음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과 결과가 차기로 이월할 정도였는지는 동료들의 평가에 맡깁니다.
■ 쟁의행위 찬변투표 결과를 실행하지 않아도 되는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임시총회로서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부치는 투표입니다. 따라서 총회 결의를 위원장이 무시해도 되는가? 라는 의문이 남습니다. 역사상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 후 쟁의행위를 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98년 공권력 탄압 이후 비대위 시절이던 99년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되고 투쟁하지 않은 것은 예외로 봐야 합니다. 결국 95%에 달하는 조합원 동지들의 결의를 위원장의 결단으로 거스를 수 있냐는 것입니다. 만일 사측 제시안이 쟁점 사항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이 담겼다면 그럴 수 있겠으나, 지금의 결과를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 노사신뢰 구축합의서의 진의는 무엇인가?
우리도 찬반투표 일정을 점검하면서 사측 자료를 검토하던 중 만도노조에게만 제시된‘노사신뢰 구축합의서’를 살펴봤습니다. “무분규 10년을 맞이하여 이를 지속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며”라는 내용은 마치 노사화합 선언을 방불케 해서 충격적이었습니다.
상징적인 문구라고 해석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인 표현이 담겼고, 무쟁의가 이어졌기 때문에 이후 임기 동안 노사신뢰 구축합의서가 어떤 의미였는지 증명해야 할 과제가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