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노동자 07-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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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dnj 작성일13-02-20 10:59 조회1,146회첨부파일
- 철의노동자 제07-103호.hwp (505.5K) 199회 다운로드 DATE : 2013-02-20 10: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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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만도 노사관계파행 끝' 사측 지독한 승리
2012년 임단협 합의에 부쳐
2013년 2월 15일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2012년 임'단협 사측 안을 수용하는 도장을 찍는다.
(주)만도는 2012년 7월 위법한 직장폐쇄와 직장폐쇄 기간 중 설립된 기업노조 지원' 금속노조만도지부에 대한 차별' 수십억대의 손해배상 소송' 노조간부 해고와 금속노조 조합원에 대한 노골적인 임금과 신분상 차별을 행하였다. 이러한 만도 사측의 노조파괴는 2012년 임'단협 사측 요구안에 고스란히 반영되었고' 사용자측은 일찌감치 단협해지를 통보해 놓고 노조를 압박해왔다. 2013년 2월 15일 단협해지를 앞두고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만도 사측의 요구안을 고스란히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사용자측의 단협 안에는 기존에 확보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포기하는 고용안정위원회 삭제등 독소 조항이 담겨있다.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19일 사측과 조인식 없이 임'단협 안에 서명날인 하였다. 노조파괴라는 면에서 사측은 승리했다. 완전한 승리' 지독한 승리다. 노동조합 근간은 파괴되었고 금속노조에 남아 있든 아니든 노조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공동체와 관계망은 무너져버렸다. 오직 사측 앞의 수구리와 피폐해진 노동자 개별화만 남아있다.
노조간부 해고' 임금차별' 손배소송은 진행형이다. 노사 대립으로 인한 특정시기 노사관계 파행이 아닌 일상적 파행이 굳어지고 있다.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주)만도 사용자측의 지독한 승리가 노사화합이나 노사관계 정상화로 비춰져서는 안 됨을 분명히 한다. 혹여 사측이 이를 ‘원만한 합의’등의 표현을 써가며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려는 어떤 행위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금속노조 조합원원들에게만 차별적으로 지급하지 않았던 특별격려금 750만원은 사법부의 판단을 떠나 만도사측이 솔선해서 풀어야할 숙제이다.
지금 (주)만도의 노사관계는 치밀한 노조파괴 공작에 신음하는 노동자들과 사측의 지독한 승리만 있을 뿐 원만한 합의나 노사관계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만도 재인수 당시 종업원을 섬기는 자세로 경영하겠다는 정회장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음을 상기하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직접 풀어야 할 것이다.
2013. 2. 20일
금속노조 만도지부 비상대책위원회
너희가 아닌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노동형제 동지 여러분! 꽁꽁 얼어붙었던 겨울도 조금씩 물러가고 포근한 봄날이 오나 봅니다. 머지않아 찾아올 현장의 봄을 그려봅니다. 아지랑이처럼 지난 ‘84년 공장에 입사했을 당시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건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반장과 총무부 관리자가 하늘일 때 우리는 근로기준법이 있는 줄도 모르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주면 주는대로 말 못하는 사람들처럼 묵묵히 일만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누구도 감히 왜 그래야 하는지 묻지 못하던 때 노동조합이 생겼습니다. 그때 제일 먼저 우리를 억압했던 하늘같았던 반장들의 책상은 엎어졌고' 그 위에 분노의 오줌이 뿌려졌습니다.
하늘이던 총무부 관리자들은 넥타이가 잡혀 우리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었지요. 다 지난 이야기' 이젠 전설로 남은 일 입니다만' 노동자가 너' 나없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 겁니다.
지난여름 저승사자처럼 직장 폐쇄와 함께 달려들었던 검정제복의 용역 깡패를 앞장세우고 총무부 관리자들은 다시 하늘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조합원들을 위해 투쟁하겠다던 사람들이 투쟁은 무슨 얼어죽을 투쟁이냐며' 이젠 세상이 바뀌었다며 갑자기 180도 돌아선 모습에' 황당하고 눈앞이 깜깜할 뿐이었습니다.
이처럼 다들 공포속에 갇혀 있을 때 당당히 남아주신 113명의 금속동지들! 그리고 잘못됨을 알고 당당히 기업에서 탈퇴/징계를 당하고 금속으로 오신 11명의 동지들 너무나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아직 비록 몸은 기업에 있으나 맘은 금속에 있는 동지들께 하나의 노동조합을 만들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 세 달' 나름 여러 가지로 동지들의 닫힌 마음을 열기위해 노력했습니다. 서먹서먹하고 웃음이 사라진 현장' 슬그머니 왁자지껄도 사라지고 무거운 침묵이 가득한 현장을 다시 바꾸고자 내달렸습니다. 그렇지만 주어진 시간은 짧았고' 동지들의 가슴을 열기에는 부족했습니다. 흘러간 과거는 다시오지 않지만' 우리에게 기억으로 남으면서 현재가 됩니다. 그 현재는 다시 우리의 미래로 다가옵니다. 너희가 아닌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지금이라도 동지들이 갖고 계신 금속노조 가입원서를 법률원으로 보내 주시길 다시한번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저는 이제 25일부로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동지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현장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그동안 짧은 시간이지만 죄송하고' 고마웠습니다.
2월 20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김희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