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식구입니다‘노동자 식구’

우린 식구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식구(食口) : 같이 살며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
말 그대로 우리 노동자는 식구였는지도 모릅니다. 집 식구들 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같이 밥을 먹으니까요. 밥을 구하러 출근을 하고 함께 밥을 먹습니다. 우린 노동자 식구입니다.

직장폐쇄 이후' 다소 어색해지고 서로 미안해지기도 했지만 우린 여전히 식구입니다. 누구보다 함께해야 할 동료입니다. 서로 어색하고 미안한 마음일랑 털어버리고 “서로 따뜻하게 보듬어 줍시다.” 사측의 모질고 모진 말들이 뼛속을 후벼 파도 공포가 등골을 송연하게 하더라도 서로 웃으며 “힘내!” 그 한마디 서로 따뜻하게 건네줍시다.

비록 사측만큼 재물은 없지만' 그 재물에서 나오는 힘도 없지만' 우리끼리 줄 수 있고 우리끼리 모을 수 있고 키울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식구' 노동자 식구라는 마음으로 가족처럼' 지극정성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베푸는 것
조금 피곤해도 내 몸을 움직여 옆의 동료를 도와주고 외면하지 않는 것
따뜻한 눈길로 동료를 편안하게 바라보는 것
다정한 말씨로 동료를 격려해 주는 것
온화하고 맑은 얼굴로 환하게 웃어 주는 것
가만히 손잡아 주는 것

이런 것들이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들 겁니다. 노동조합을 살릴 겁니다.
비록 재물 없고 그 재물에서 나오는 무지막지한 힘없는 우리를 사람답게 살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사람에게 굴림 하지 않고 사람마음을 헤아리며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이유입니다.

요즘 사측이 예민해졌습니다. 담담하게 묵묵히 지켜보며 일합시다. 단결합시다.
“충격” “경악” “공포의 도가니”
이런 말이 튀어나오기 충분한 사측의 홍보물이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배포된 사측 홍보물 노사저덜은 좀 충격이었습니다.
가족처럼' 내부 구성원에게 잘하는 기업을 말씀하시던 사측이 통상임금 소송을 두고 “회사에 해를 끼치는 자”라는 표현까지 쓰며 격한 감정을 고스란히 뱉었으니까요.

통상임금 소송을 두고 회사는 공동체를 해치는 이기적인 행위라고 합니다.
우린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재물이 근본이 되는' 재물에서 힘이 나오는 사회입니다. 이런 우리 사회에서 소송제도를 두고 있는 건 ‘당사자’간의 주장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이를 효율적이고 원만하게 풀기 위한 것 아닐까요?

노동조합과 사측' 노동자와 회사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 얼마든지 소송을 제기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소한 대한민국에서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이 소송도 못하는 나라입니까?

회사 말대로 단체협약에 25년간 통상임금 범위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해석이 나왔고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로 교섭으로 원만히 풀거나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정몽원 회장은' 11월 27일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하여 “소송을 한다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소송비를 들이지 않고 노사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회사의 분명한 입장으로 적극적인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것보다 노사가 대화로 푸는 게 좋지 않겠냐는 입장을 밝힌 것이지' 소송하면 ‘회사에 해를 끼치는 자’로 규정하고 ‘엄정한 인사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걸 밝힌 것은 아니었다고 보는데 사측 홍보물은 입장 변화인가? 아니면…….

사측이 통상임금 범위와 관련하여 대화를 통한 해결을 원한다면 노동조합은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교섭 중이지 문제 될 것도 없고 언제든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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