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변하겠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토론하겠습니다

비대위 출범 한 달을 넘겼습니다
8월 이후 참 많은 일이 노동조합에서 벌어졌습니다.
한 달여 동지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동안 노동조합 활동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가? 앞으로 노동조합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
회사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이런 상황을 초래했고 이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동지들의 소중한 의견도 잘 들었습니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웠습니다
위법적 직장폐쇄와 지금까지 회사 태도를 보면 ‘법보다 주먹이 가까웠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단체협약이나' 기존에 확보한 노동조합 활동 등은 사측의 일방적인 태도 앞에서 모두 휴지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안타깝게도 말도 안 되는 차별과 교묘한 노조 활동 방해를 막아줄 법은 멀었습니다.

민주주의보다 밥이었습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억압적 통제에 신음하던 87년 노동조합의 출발은 밥 문제였습니다. 밥이 민주주의고 인권이었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습니다. 굶는 것도 아닌데 여전히 배고파합니다. 그래서 민주' 인권' 평등의 가치를 노동조합은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비대위 출범 후' 동지들을 만나보며 현장은 민주주의' 평등' 인권의 가치보다 ‘밥’ 문제에 머물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지들이 머뭇거릴 수밖에 없음을' 그 머뭇거림이 노동자 단결을 거부하거나 노동자들의 희망을 포기 한 게 아니라 ‘밥’ 문제 해결 전망을 노동조합에서 찾지 못했기 때문임을 알았습니다. 고용' 성과급' 전환배치' 잔업 이 모든 게 밥의 문제라는 걸 말입니다.
다시 처음 그 자세로 시작하겠습니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현장에서' 민주주의보다 밥이 더 소중하다는 걸 알기에' 노동자 단결을 위해 노동조합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죽기를 각오하고 변하겠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동지들과 토론하고 결정하겠습니다. 노동조합을 살리는 길을 선택할 것입니다.

동지들의 마음이 어디 있는지 압니다. 동지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음을 사과드립니다. 동지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과 함께해 주십시오.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한 사측의 겁주기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에서는 지난 14일자 사측 홍보물을 비롯해 통상임금소송과 관련한 사측의 주장과 태도에 대한 반박 글을 연속해서 실을 예정입니다. 통상임금 3차 소송인단을 모집합니다.]

“완성차업체도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통상임금 소송을 주장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마치 통상임금 소송이 자동차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처럼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

그러나 2012. 2. 23일 인천지법은 GM대우자동차 노동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귀성여비' 하계휴가비'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시했고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이를 재확인하였다. 2012. 4월 현대차노조도 ‘정기상여금 및 복리후생비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되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밖에 르노삼성자동차'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발전노조 등도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상여금과 하기휴가비' 유류비' 명절귀향비' 선물비' 단체상해보험 등을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한 후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러한 적법한 요구를 임금협약에 반영하기로 하는 단협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통상임금 소송은 그 자체로 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는 기본적인 사법절차로 이를 이유로 그 누구도 겁박하거나 권리침해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법률행위이다. 노동조합에게 있어서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노사관계를 풀어가기 위해 단체교섭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조합 활동의 일환으로 사법적 판단을 구할 수 있는 행위이다. 과연 누구의 행위가 위법한 것인가?

어느 덧 연말입니다. 지금 우리 현장은 정상적인 노'사관계라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힘의 균형이 무너졌으니까요. 회사가 ‘갑’도 보통 갑이 아닌 상황입니다. 그래도 우리끼리라도 따뜻한 마음을 전했으면 합니다. 정(情)입니다. 오늘 동지들게 드리는 초코파이의 의미입니다. 편안한 연말을 기원합니다.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