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노동자 07-0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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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dnj 작성일12-08-27 09:53 조회1,047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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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7-070호 / 2012년 08월 27일 / 전화(031)680-5400-8 / 팩스:680-5409 / www.mdnj.or.kr / 만도지부 김창한
민주노조 재건!
노동조합 혁신!
노동탄압 분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27일)은 우리를 악몽과도 같은 충격을 주었던 용역침탈과 직장폐쇄가 자행된 날로부터 한 달이 되는 날입니다. 달콤한 휴가마저 삼켜버리고 14일 직장폐쇄가 해제되기까지 용역침탈과 직장폐쇄 그리고 복수노조 출범은 우리가 흔히 말해왔던 민주노조가 왜 그렇게 소중한 것인지? 어떤 것이 민주노조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용역침탈과 직장폐쇄 중 만들어진 강압 통제적분위기가 조합원 동지들의 반발을 고려하여 일단 멈춘 듯 하지만 현재도 저인망 그물을 좁혀가듯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가장 예민하게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민주노조를 묻습니다!!
금속노조와 각 지역의 조합원 동지들의 화두중 하나가 바로 만도지부에서 벌어진 직장폐쇄와 복수노조 얘기입니다. 대부분의 동지들은 만도지부가 직장폐쇄 한방에 이렇게 위기에 빠질 줄 몰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향후 어떻게 될 것인가가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대응하는 민주노조의 현 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이면서 산별노조 운동은 이를 이겨낼 수 있는가? 라는 점에서 이 땅 노동조합 운동의 미래를 가늠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도 내부적으로 봐도 그동안 복수노조는 굳이 생각지 않아도 되는 문제였습니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의견그룹이 존재하고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집행부를 교체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7기 집행부 선거에 낙선했던 사람들과 직장폐쇄 중 사퇴한 지회장이 중심이 되어 그것도 직장폐쇄 기간에 사측의 엄호 아래 온갖 비난이 퍼붓는 가운데 만도지부 탈퇴서를 받는 상황이 되었으니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만도지부의 조직운영은 누구의 독단이나' 고집만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지도부의 집행능력에서 부족함이 있을 수 있고' 조합원 동지들께서 집행부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지도부는 임기가 있지만 노동조합은 지속되어야 하는 우리의 버팀목이 아닙니까? 조합원 동지들은 집행부를 교체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발전을 꾀하여 왔습니다. 지도부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지도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노동조합을 새로 만든다면 노동조합은 몇 개가 되어야 하고' 그 피해는 누가 봐야합니까?
닭이 날지 못하는 이유는 날수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용역침탈과 직장폐쇄 이후 공장내 민주주의는 80년대 수준으로 전락했습니다. 공포심을 유발하고 자율적 분위기에서의 질서는 사라졌습니다. 그러나‘우리 동지들 모두는 이것은 아니다’라는 분노를 갖고 있습니다. 창공을 훨훨 날던 매에게‘넌 매가 아니고 닭이야’라고 하는데 스스로 닭이라는 생각을 갖는 순간에 절대 날아오를 수 없습니다. 날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 힘차게 날개 짓하던 근육이 사라져 실질적인 닭이 되어버립니다. 지금 이 순간 모두 닭장속의 닭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용기를 내서 창공을 날 것인가 판단해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회사가 이익이 없어도 투자한 적이 있던가?
민주노조의 불씨를 살려야 합니다!!
민주노조냐 아니냐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은 다양하지만 조합원 동지들께서 주로 지적하시는 것이 바로 사측과의 어떤 관계냐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에서 혁신모임을 하는 동지들이 설문조사를 통해 노조 간부들의 꼴불견 중 최고 꼴분견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가 무엇일까요? 사측과 너무 가깝다는 것입니다. 노사관계의 협상과 투쟁이 병행되는 관계이기 때문에 일상적 협의는 필요하지만 그 대상은 제한되어야 하고 적당한 거리감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우리 모습은 과연 어떤가요?
사측과 맞서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노동조합 역할은 포기되는 것!!
사측에 순응하면 그 조직을 우리는 노사협의회라고 하지 이를 노동조합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노동조합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을 핵심으로 생각하는 조직입니다. 공무원 노조와 전교조는 단체행동권이 보장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과 실천을 모색합니다. 노동조합의 권리를 법적으로 제한한 조직에서도 단체행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 마당에 지금 기업노조는 사측에 맞서 싸우자는 조직인지? 아닌지? 를 분명히 하기 바랍니다.
98년 구조조정 반대투쟁은 순응이 아닌 맞서 싸운 역사입니다!!
조합원 동지들의 권익을 위해!! 차별을 반대하고 함께 싸우는 조직!! 조합원 동지들께서 잊지 않고 얘기하시는 역사가 바로 노동조합의 역사입니다. 사측이 누구를 정리해고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료의 정리해고를 인정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함께 싸웠던 98년이 바로 자본에 맞선 우리의 역사 아닙니까?
사측은 공권력을 투입해 조합원 동지들과 노동조합의 투쟁을 짓밟았지만 나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자는 노동조합의 정신이 있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은 힘이 약한 노동자가 뭉쳐서 함께 하자는 조직이기에 단결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사측이 생계를 담보로 협박하여 누구에게 몰아줬습니까?
사측이 직장폐쇄 중 벌인 행태에 조합원 동지들이 분노한 것은 노동조합을 철저히 배제한 상태에서 조합원 동지들을 불러서 회사에 계속 다니려면 만도지부를 탈퇴해야 한다고 협박한 데 있습니다. 참으로 비열한 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측이 필요할 때는 쉴 틈도 없이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장시간 노동이 사회적으로 문제로 부각되고 완성차에 노동부 실사가 진행됨에도 불사하고 감행했습니다. 한편 2008년 일거리가 줄었을 때 사측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생계비에 직접 영향을 줌에도 불구하고 나 몰라라 했던 것이 사측이지 않습니까?
이런 사측이 직장폐쇄를 빌미로 만도지부 탈퇴를 두고 선별적으로 탄압할 때' 기업노조는 이를 등에 업고 조직률을 높였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조합원 동지들께서는 이 사태를 맞이한 지부에 대한 불만' 가족을 볼모로 탈퇴를 협박한 사측에 대한 울분' 사측을 등에 업고 복수노조를 설립한 기업노조에 대한 배신감이 섞여서 모든 게 다 싫다는 것이 요즘 객관적 정서일 것입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책임을 통감하고 재차 사과드립니다. 잘못이 많은 저희들을 탓하고 욕하되 사측의 폭거에 맞서 대응할 수 있는 작은 힘들을 모아 주셔야 합니다. 회사는 절대 이익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누이 실감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선택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