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노동자 제13-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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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도_지부 작성일24-02-29 12:10 조회158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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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업장에서 함께 못할 것 없다
물은 스스로 변화를 꿈꾸지 않지만, 다양한 법칙을 만듭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장애물을 만나면 우회하며, 떨어질 때는 과감하게 몸을 던지고, 때론 바위도 뚫습니다. 복수노조 만도를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면 새로운 깨달음에 가서 닿습니다.
□ 직장폐쇄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
2012년 직장폐쇄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요? 사측이 “만도지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직장폐쇄한다는 문자를 보냈을 때, 그들이 가장 큰 피해자인 줄 알았습니다. 직장폐쇄가 해제된 후 김창한, 김기동, 신성목, 최상일, 안원수 동지에 대해 징계 처분이 됐을 때는 그들을, 그리고 김창한 동지가 두 번째 해고됐을 때는 그를 가장 큰 피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만도지부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가 만들어져 만도지부 복원에 나섰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던 즈음, 무거운 짐을 짊어졌던 그들이 가장 큰 피해자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벌써 12년이 흘렀습니다. 길다면 긴 세월, 노동조합은 나뉠지언정 명맥을 유지했지만, 빼앗긴 것이 딱 하나 있습니다.
노동3권 중 하나인 단체행동권입니다. 긴 이름만큼 소중하게 느껴질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 관점에서 바라보니, 직장페쇄의 가장 큰 피해자는 만도지부 조합원으로 한정할 수 없었습니다. 만도노조 조합원, 만도새노조 조합원 모두 그 피해자입니다. 사무직 포함, 만도 구성원 전체였습니다.
■ 더디지만 달라진 것에 대한 믿음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조직 복원이라는 사명감으로 비대위를 이끌었던 동지들 이름을 모두 호명하여 그 당시 마음 고생에 대한 위로를 전하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노동조합도 노동조합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합원 동지들입니다. 직장페쇄 후 입 밖에도 꺼내지 못했던 쟁의행위라는 말이었는데, 2022년과 2023년 만도노조가 앞에서 끌고, 만도지부는 뒤에서 밀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부쳤고, 조합원 동지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압도적 찬성으로 답했습니다.
노조가 달라도 믿을 수 있는 것은 조합원 동지들!!
시간의 변화는 생각을 조금씩 달라지게 만듭니다. 애초 출발은 하나의 노동조합이었고 직장폐쇄라는 사측의 공세에 우리는 잠시(?) 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지금은 노동조합이 3개로 나뉘었지만, 이 구도가 언제까지 갈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사업장에서는 모두 조합원 동지이므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함께 실천합시다.
□ 거스를 수 없는 큰 물줄기
2022년과 2023년 조합원 동지들이 보여준 쟁의행위에 대한 압도적인 열망에 가장 놀란 집단은 누구일까요? 직장폐쇄로 노동조합을 기업 울타리에 가두고, 개인 홍보물 금지로 조합원 동지들의 목소리에 자물쇠를 채운 사측일 겁니다.
압도적 찬성으로 지난 10년의 울분을 드러낸 전체 조합원 동지들은 어땠을까요? 서로의 속마음을 알 수 없던 조합원 동지들끼리 투표 결과를 통해 굳건한 믿음을 확인하였을 것입니다.
사측이 노동조합 요구에 대해 대폭적인 수용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쟁의행위에 대해 조합원 동지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처럼 국민의 뜻과는 상관없이 한일 관계 정상화를 일방적으로 추진해서야 되겠습니까?
올해 임·단협 역시 전체 조합원 동지들의 열망을 받들어 한 걸음 더 전진합시다. 올해 핵심 요구는 과연 무엇이 되어야 할 지 전체 조합원 동지들께 묻겠습니다. 서로 확인하는 장으로 만듭시다.
■ 투쟁을 통해 하나가 되는 과정
경주 발레오 동지들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금속노조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은 갈등을 극복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만도도 마찬가지죠. 만도노조와 만도지부 사이에 갈등이 왜 없겠습니까? 하나의 노동조합일 때도 집행부와 현장조직의 비판과 견제가 있듯이, 본질적으로는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