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노동자 제12-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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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도_지부 작성일23-11-09 07:06 조회152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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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건방져도 좋다
조직개편 이후 이윤행 부사장은 6일(월) 문막공장에 이어 7일(화) 익산공장을 방문했고 드디어 오늘(8일) 평택공장을 찾습니다. 다른 부사장의 현장 방문도 아니고, 이 부사장 방문의 의미는 사뭇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3세 승계가 머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합니다.
□ 건방지게 느껴졌을까
우리는 「철의노동자」제12-95호(10/19) “정몽원 회장님의 속마음”을 미루어 짐작하면서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쓸 당시 어떤 심정이었을까 상상해 봤습니다. 노동조합 입장에서 보면 정당한 요구였지만 정 회장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습니다.
1997년 흑자부도는 상상도 못했을텐데,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직원들에게 쓰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을 겁니다. 언짢은 마음이 불쑥 솟아날 수 있고 현대중공업 같은 노사관계를 원한 배경일 수 있습니다.
■ 정권과 자본의 속성
영국의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는 민영화와 자유화라는 이름으로 대량 실업과 임금 정체라는 큰 그늘을 만들었습니다. 대처 퇴임 후 초기 경제 고문을 맡았던 앨런 버드는 기자회견에서 대처 정부가 거칠게 몰아붙인 시장근본주의적 정책이 효과가 있을 거라고 정말 믿었냐고 따지는 질문에 그는 고백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실업을 늘릴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며 실업 확대는 노동계급의 힘을 약화시키는 너무나도 좋은 방법”이다. 노동자들에 대한 그들의 적개심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한겨레』<건방져진 노동자들이라는 그들의 오랜 믿음> 10월 25일 참고)
□ 건방져도 좋다
2000년 정몽원 회장에게 경영일선 복귀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받은 이후 우리들이 건방진 적이 있었는지 돌아봅니다. 산업혁명 초기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배우면 건방지게 되며 정치·사회적 목소리도 높이게 되고 생산성 하락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했습니다. 2012년 직장페쇄는 건방진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이었을까요?
꼭 한번 가보자, 전국노동자대회
자본이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만도에서는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잠깐 살펴봤습니다. 핵심은 노동자들이 너무 많이 알면 불편해진다는 것이 정치하는 양반들, 자본가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었고, 아주 오래된 생각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건방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 사악해지지 말자
세계적인 기업 구글의 좌우명은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라니 의미심장합니다. 자본이 사악해지지 말자고 해봐야 얼마나 실천할 수 있겠냐는 것이 우리들 의구심이지만 저런 구호를 내걸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합니다. 순간 정도경영, 투명경영이 떠올랐고 구호와 실천은 별개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재정을 더 늘리면 물가 때문에 또 서민들이 죽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한 발언입니다. 미국은 코로나19 당시 엄청난 재정을 풀어 경기를 살렸고 이제는 물가 잡는다고 금리를 올립니다. 우리도 코로나19로 재정지출이 많았는데, 2015년 ~ 2019년 정부 지출에 의한 성장 기여율은 26.4%에 이르러 정부 지출의 중요성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재정을 늘리면 서민들이 죽는다는 그 발언, 정말 사악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 차별을 넘어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자
우리가 꼼꼼하게 봐야 할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이 곳곳에서 부정당하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헌법 제32조 제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헌법적 명령에 따른 법률이 근로기준법이다.”(인터넷 『한겨레』<왜 근로기준은 인간 존엄성인가> 11월 2일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