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노동자 제06-0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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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dnj 작성일11-01-12 08:50 조회1,210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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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노동자 제06-057호
대안과 실천으로
책임지는 노동조합!
금속노조 만도지부 정병록 / 전화(031)680-5400-8 / 팩스 : 680-5409 / www.mdnj.or.kr / 2011년 1월 12일
구 만도기계 노동조합 경주지부
발레오만도 투쟁기금 마련 특판!!!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는 98년 만도기계 노동조합 정리해고 투쟁을 함께 한 동고동락했던 조직이다.
자동차용 스타트 모터' 제네레터 모터 등 전장품을 생산하는 데 IMF부도 사태 때 프랑스 자본 발레오에 매각되어 조직이 분리된 후 2010년에 자본의 노조무력화' 노동탄압으로 조직이 와해된 이후 금속노조를 탈퇴 했으나 해고된 동지들을 중심으로 금속노조에 적을 두고 해고자들을 중심으로 연일 치열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발레오 자본은 용역깡패 수백 명을 동원해 조합원들을 선별적으로 공장에 복귀시켜 조합원들끼리의 감정싸움을 이끌어내 끊임없는 갈라치기 작업 등 내부 조직을 와해시키고 자멸시키기며 인간 이하의 행동을 자행 했다.
그 결과 노동조합은 박살나고 발레오만도 조합원들에게 돌아온 건' 해고 15명' 정직 3개월 13명' 무급휴직 24명' 퇴사 후 계약직 근무 3명' 퇴사 2명' 감봉 3개월 21명' 감봉 2개월 45명' 견책 24명' 경고 173명으로 현재 발레오만도지회는 탄압과 감시' 감당하지 못할 생산량' 그 부당함에 대응하지 못하고 귀머거리' 벙어리로 살아가야하며 동료들과 대화중에 잘못 말하면 봉사활동을 보내고 돌아오면 자리가 없어진다.
임' 단협은 백지 위임되고 생산성은 50% 향상 되어 시간 내에 생산량을 못 뽑으면 퇴근도 못하고 생산량을 채워내야 하지만 잔업 수당은 없다. 더불어 작업장 감시 감독' 인격적 무시' 복지 80%정도 반납' 임금3.6% 반납' 정년 58세 로 하향 조정에 55세 부터 임금 피크제 도입(56세 90%' 57세 80%' 58세 70%)' 보너스 50% 반납' 야간근로수당 20% 축소된 100분의 50지급 등 이것 말고도 많은 것들을 빼앗겼고 지금도 빼앗기고 있다.
자본은 노조자체의 무력화가 목적이 아니라 최종 목적은 고용유연화 저임금 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다. 노동자가 가진게 없어 자본에게 노동력을 파는 임금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지만 정신과 육체까지 모두 판 것은 아니다. 정신과 육체 모두 자본에게 예속시키는 것은 자본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노예가 노예임을 자각하고 해방의 꿈을 꾸면 그 노예는 노예가 아니라 했다.
비록 노동력을 팔아 살아가는 노동자이지만 자본의 노예를 거부하며 투쟁 하는 발레오만도 동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연대의 정신을 전달합시다. 투쟁으로 생존권을 지키고 희망을 만들어 가는 발레오만도지회 동지들에게 연대의 정신을 보여 주고 만도지부 조합원동지들은 언제든 발레오만도 동지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마음을 보여 주자!
힘 있게 투쟁 하는 발레오만도 동지들을 위해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재정 사업을 조합원동지들의 많은 관심으로 투쟁의 연대를 보여 주자!
비록 어렵고 힘든 싸움을 하고 있지만 이 투쟁이 반듯이 승리 할 것이라 믿는다.
어느 발레오만도 해고자 아내의 오늘
벌써 11월. 손가락을 꼽아 본다. 경주 발레오만도 직장폐쇄가 올 2월16일 벌어졌으니까 사실 10개월도 안 된다. 그러나 내 맘은 이미 1년을 훌쩍 넘은 것 같다. 그만큼 고통스럽고' 아픈 기억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 아픔은 이어지고 있다. 직장폐쇄 이후 만나보지 못했던 맘을 나눠온 동생에게 문자 한 통을 넣었다.
“벌써 겨울이 온 것 같네. 잘 지내지? 애들 델꼬 우리 집에 놀러 와. 보고 싶다^^’”
한참 있다 답장이 왔다.
“생각은 가끔 나지만 솔직히 미안한 마음 때문에 놀러갈 수 없어요”
얼마쯤 지났을까. 밤늦은 시간에 그 동생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그래도 꼭 보고는 싶다”
그 동생 신랑은 직장폐쇄 거의 막바지에 복귀했다. 나의 남편이 해고됐고 힘들게 투쟁 중이라는 소식에 그 동생은 이렇게 얼굴 한번 보기를 무척이나 힘겨워한다.
아저씨들은 “공장일 힘든 것도 돈 적게 받는 것도 참을 수 있는데' 인간관계가 무너진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직장폐쇄 이후 수십 년을 동고동락한 인간관계가 무참히 파괴된 것이다. 시기와 조건에 따라 공장에 미리 복귀한 사람' 나중에 복귀한 사람' 자기 자리에 찾아간 사람' 유휴인력으로 남아 있는 사람' 무급 휴직중인 사람' 부당징계 투쟁을 하고 있는 해고자와 정직자 등으로 부류가 나뉘었다.
서로 갈등이 생기고 어울리기를 꺼리게 됐다. 동문회' 향우회' 동아리 등 각종 모임이 아예 해산되거나 모인다 해도 이전의 분위기는 찾을 수가 없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아줌마들의 친목모임이 자연스레 깨지거나 친했던 이웃 간에도 알게 모르게 서로를 경계해 긴장감이 돈다.
철저히 회사의 의도대로 ‘직장폐쇄’를 당한 현실 앞에 개개인이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지만' 이에 따른 자신에 대한 죄책감과 합리화' 상대한 대한 원망과 인간적 이해들이 뒤엉켜 있다. 여기에 박탈감까지 더해 지금은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갑갑한 현실이 돼 버렸다.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까지 불면 이곳 사원아파트는 더욱 스산해진다. 요새 하루에 한집 꼴로 이사를 나가 비어있는 집이 점점 많아졌다. 지난 5월 회사는 공장에 개별 복귀한 조합원을 모아 ‘회사회생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 때 사원아파트 매각이 결정됐다.
이제 이웃이 없어졌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형국에 공장 안에 노동조합마저 어용노조로 탈바꿈되니 입이 있어도 말 한마디 못하고 알아서 그냥 나가준다. 잔존해 있는 우리 아지매들은 이 무기력한 현실에 가슴을 다독인다. 그리고 몇 천만 원씩 뛰어있는 전세금과 매매금 때문에 섣불리 맘을 못 내는 자신을 향해 또 한 번 가슴을 다독인다.
남편이 공장에 들어가 일하는 어떤 아지매는 ‘어용노조가 모조리 반납해 버려 생활비 때문에 생계전선에 뛰어든다’며 볼멘소리 한다. 당장 아이들도 어린데다 몸이 불편한 시어른들을 돌봐야 하는 사정이 있단다. 이런 집이 한두 집이 아니다. 공장 안에 있건 밖에 있건 색깔만 다를 뿐' 고통스럽긴 매 한가지가 아닌가 싶다.
해도 뜨지 않은 시간에 남편이 출근투쟁 준비를 한다. 남편은 얼마 전 구속되었다가 석방되고' 회사로부터 징계해고를 받았다.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새벽에 일어나 밥하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얼마 전 추운데 고생하는 남편이 생각나 패딩 조끼를 하나 사줬는데' 옷을 입으며 “옷을 아무리 입어도 춥더라”고 말한다. 야속한 날씨' 아침만이라도 좀 푸근하면 좋으련만. 그 동안 정직자 분들도 해고자들과 부당징계 투쟁을 함께 했는데 3개월간의 정직을 끝내고 드디어 10월 29일부로 공장에 출근하셨다. 그런데 이분들이 막 퇴근하려는데' 징계 통지서를 손에 쥐어 주었단다. 정직기간 동안 피케팅을 했다는 게 이유다. 출근 첫날 징계 통지서를 받아야 하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세상이다.
나의 남편을 포함한 해고자 분들은 말한다. “손가락 빠는 한이 있어도 자존심 하나만큼은 버릴 수가 없다”고. 그리고 “원직 복직되는 그날까지 발레오 자본의 부당 징계에 맞서 끝까지 당당히 싸우겠노라”고.
남편이 가는 투쟁의 길에 내 마음 하나 보태련다. 때로 힘겨움이 목젖까지 차오르지만 당당한 이 싸움 아낌없이 응원하련다. 삭막한 발레오만도 공장에도 노동자와 가족들이 하나 된 마음을 되찾는 봄 꽃 가득한 그 날이 오리라. 2010년 11월 02일 (화) 경주 발레오만도 해고노동자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