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노동자 제12-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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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도_지부 작성일23-11-30 10:36 조회145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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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것이 저항이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이 30일까지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짧은 휴전 기간에 인질이 교환되는 장면을 보면서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직접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최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선거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만도지부도 13기 임원선거를 맞이했습니다.
□ 동료들에게 만도지부는?
2012년 7월 27일 직장폐쇄 후 많은 동료들은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났습니다. 직장폐쇄는 공장 울타리에 동료들을 가두고 나갈 사람은 나가도 좋다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점에서 동료들에 대한 잔인한 선택을 강요했습니다.
2012년 8월 중순 직장폐쇄라는 공장의 울타리를 사라졌지만, 금속노조 만도지부에 대한 보이지 않는 마음속 울타리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측은 만도지부에 대한 직장폐쇄 한번으로 몇 가지 효과를 보고 있는지 모릅니다.
10년의 시간이 흐르는 와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통상임금 소송이었습니다. 사측은 소송 취하 공세를 펼치며 압박했지만, 굴하지 않고 대법원까지 승소까지 이끌어내면서 전 직원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선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만도지부는 동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 존재의 의미
예수가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베들레헴. 가자지구 건너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콘크리트 장벽에 “존재가 저항이다((To exist is to resist)”라는 절규의 그라비티가 쓰여있습니다. (인터넷 『경향신문』<팔레스타인을 더 많이 얘기하자> 11월 19일 인용)
직장폐쇄 후 만도지부에 대한 급격한 이탈에 사측도 놀랐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당시 만도지부라는 존재가 저항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항을 넘어서 새로운 의미를 어떻게 담을 것인지가 과제입니다.
일생과 노동조합
가을인가 싶었는데 어느덧 겨울입니다. 계절의 변화가 예전과 달리 들쭉날쭉한 것은 기후에 위기가 닥쳤다는 걸 실감케 합니다. 특히 올 가을 단풍은 금방 사리지거나, 초록 낙엽으로 땅바닥을 뒹굴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기후 위기는 전 세계적 문제이면서 그 피해가 노동자, 서민에게 집중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우리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 만도의 노동조합은 어디에 위치할까?
만물은 생성과 발전, 소멸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사람의 일생도 태어나서 병치레를 겪으며 성장하고 결국 늙어가면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처럼 만물은 물론 사람의 일생도 우여곡절을 겪는데 노동조합이라고 다를 수 있겠습니까?
87년 만도기계와 2023년 HL만도가 다르듯 87년 단일노조와 2023년 세 개의 노동조합이 같을 수 없습니다. 사람의 일생에 비유하자면 지금의 노동조합은 청년을 훌쩍 지나 중장년을 맞이하여 내리막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 어떤 길을 걸어갈까?
전성기를 한참 지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 그친다면 이후 삶은 무력해질 수도 있겠지만, 인정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마음을 먹는다면 또 다른 과제와 꿈이 펼져집니다.
옆의 그림은 1인당 생애주기적자 추이인데 평생을 적자와 흑자라는 차원에서 바라보면 퇴직 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암울한 미래만 남는 것 같아 서글퍼지지만, 마음을 달리 먹고 은퇴 후 소박한 삶을 그린다면 문제없습니다. (그림은 인터넷 『연합뉴스』11월 28일 발췌)
삶도 이러하니 노동조합도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가라는 과제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꽃을 피울 만합니다. 혹시 조합원 동지들의 생각과 임원 및 집행부의 생각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