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쟁점 제13-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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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도_지부 작성일24-07-16 09:56 조회65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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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노조 단체행동권 복원에 화답하며
지난 7월 12일 만도노조의 2시간 퇴근투쟁으로 12년을 이어온 무쟁의 굴레를 벗어던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만도지부는 이에 함께 하는 공동 투쟁을 선언합니다. 이로써 만도에서 잊혀졌던 단체행동권이 다시 부활했습니다. 전체 조합원 동지들이 일궈낸 역사적 순간입니다.
◇ 비틀거리며 버틴 무쟁의 12년
2012년 직장페쇄로 기업노조가 다수노조가 된 후 정몽원 회장의 성적표를 살짝 펴봅니다. 만도 자금 약 3,800억 원으로 한라건설을 되살리고, 지주회사 만들어 그룹 지배력을 높이고, 매년 약 240억 상표권 수수료로 지주회사 살찌우고, 지주회사 배당으로 매년 50억씩 받을 뿐 아니라 클레무브 분할로 연봉도 챙기고 상표권 수수료도 챙깁니다.
한편 2013년부터 시작된 사측의 외주추진은 최근까지 이어졌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생산성 향상 누적 40%를 넘겼으며, ▲2016년과 2020년 노사가 합의한 희망퇴직, △주간 2교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3교대를 관철시켰고 △2023년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추진합니다. 무쟁의를 이어오지 않았다면 설명하기 힘든 일들입니다. 12년 동안 노동조합은 숨죽여왔고, 그 생명은 백척간두에 몰렸습니다.
◆ 무한한 생명력을 불어넣어온 조합원 동지들
1998년 정리해고 반대투쟁에 맞선 파업에 공권력이 들이닥친 날, 우리는 전경들에게 끌려나가며 범법자가 된 착각에 빠졌고 집단적 피해의식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2012년 파업투쟁에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마치 파업이 불법인양 몰아붙이는 사측에 의해 또 다시 집단적 피해의식에 빠집니다.
두 번의 고통스러운 기억에도 불구하고, 1999년 비상대책위가 부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재적대비 70%를 훌쩍 넘긴 찬성을,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투표인원 대비 90%를 넘기는 압도적 가결로 전체 조합원 동지들이 위기에 빠진 노동조합에 무한한 생명력을 불어넣어왔습니다.
지면을 빌어 우리는 만도노조 조합원 동지들과 집행부 동지들에게 뜨거운 동지애를 전합니다. 우리는 투쟁을 통해 단결하고, 단결을 통해 복수노조 극복의 희망을 봅니다.
투쟁이 열어가는 새로운 길
우리가 그토록 단체행동권의 복원을 부르짖어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떤 이는 “금속은 파업이 목적이다. 그거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착각한다” 며 우리의 주장에 어깃장을 놓습니다. 하지만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지 목적일 수 없습니다. 수단으로서의 파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엽니다.
◇ 쟁의행위가 가르쳐준 노동의 존엄성
쟁의행위는 참 많은 것을 일깨워줍니다. 우리들이 파업하면 먼저 사무직 동지들이 대체 생산으로 고생 좀 합니다. 이를 통해 육체적으로 고된 경험을 공유합니다. 동료가 되는 순간입니다.
완성차가 파업하면 언론을 통한 사측의 여론공세가 펼쳐집니다.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어마어마해서 해당 노동자 임금 총액과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언론 공세를 재해석하면 노동자들이 그만큼 이윤을 창출한다는 것과 그에 비하면 쥐꼬리만한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더 나아가 완성차 자본의 초고속 성장의 배경은 스스로 만든 피라미드 최상위 부품사인 모비스를 통한 하청 수직화 때문이라는 인식에 이르게 됩니다.
쟁의행위는 여러 요구 중 핵심 요구를 만들어주고 쟁취의지를 높여줍니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통제력이 전체 조합원 동지들에게 넘어옵니다. 사측은 집행부를 상대로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집행부를 조합원 동지들과 분리시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파악해보니 이 정도면 충분히 가결된다” 뭐 이런 식입니다. 하지만 조합원 동지들은 어설픈(?) 합의에 부결로 채찍을 들어 집행부를 일깨웁니다.
◆ 공동요구와 공동투쟁, 그리고 금속 전환투표
만도노조의 선봉투쟁은 금속노조 만도지부의 투쟁으로 이어졌고, 그 기운이 만도새노조에도 연대의 움직임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처럼 투쟁은 나무가 가지를 뻗듯 우리들의 의식을 확장시킵니다.
투쟁을 통해 우리는 만도지부와 만도노조의 요구는 무엇이 다른지? 어떤 요구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하는지? 왜 공동 요구가 중요한지? 더 나아가 하나의 사업장에서 복수노조가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이 꼬리를 물게 됩니다. 투쟁은 생각을 끊임없이 자극해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
우리는 만도지부와 만도노조의 서로 다른 요구안 중 연관된 내용을 찾아 쟁점화하자고 전체 조합원 동지들께 제안합니다. 다 죽어가는 노동조합에 생명력을 불러일으켰듯이 만도지부와 만도노조에 단결의 생명력을 불러일으킬 유일한 존재는 전체 조합원 동지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