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노조에 대한 사측 통제력의 실체

한여름 더위가 지칠 줄 모르고 낮과 밤을 덮쳐옵니다. 코로나까지 번지는 요즘 조합원 동지들이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올해 교섭 투쟁을 앞두고 노동조합에 대한 통제력을 누가 쥘 것인가? 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습니다. 이제 그 논의를 일단락 짓겠습니다.

◇ 여가선용비로 만도노조의 목줄을 쥔 사측

사측은 다수를 차지하는 만도노조를 길들이는 수단으로 돈줄을 조여왔습니다. 노조 전임자는 노사 자율로 정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정권은 이를 제한함으로써 노동조합 활동을 통제합니다.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만도노조는 조합활동이 상대적으로 많아 여가선용비로는 감당하지 못해 매년 교섭 때마다 사측에게 구걸(?)해야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올해는 기타수당으로 1인당 6만 3천원을 지급하였습니다. 약 1억에 달하는 금액이므로 사측이 만도노조를 압박하기에 충분한 금액입니다. 이 금액만큼 노조활동이 제약됩니다.

◆ 기업 울타리 안에서 사측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나?

위 표는 최근 4년간 임금인상액(기본급 + 수당)입니다. 여가선용비는 월급제 도입과 동시에 생겼으므로 사측은 노동조합에 대한 압박용 수단을 곳곳에 지뢰처럼 설치했습니다.

만도노조를 향한 사측의 통제력은 돈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무급 조합활동을 별도 수당으로 보장받기 위해 임금 또는 단협에서 조합원 동지들의 권익이 침해받은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합니다. 만도노조가 사측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전체 조합원 동지들의 권익을 보장하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공동 요구, 공동 투쟁은 과연 불가능한가?

여가선용비를 통한 만도노조에 대한 사측의 통제력은 노골적입니다. 이를 극복하지 않고 조합원 동지들의 권익을 앞세우겠다는 말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측이 업무차로도 만도노조를 압박했다는 것을 상기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만도노조는 조합원 동지들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간부 활동 유지를 최우선으로 삼을 것인가? 궁금합니다.

◇ 하나의 사업장에서 공동 요구는 상식이다

2012년 복수노조 이후 만도지부와 만도노조는 공동 요구안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사측이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결국 전체 조합원 동지들을 대상으로 한 2024년 교섭 요구안에 대한 선호도 조사로 공동 요구안에 대한 열망을 부분적으로 채웠습니다.

2012년 만도노조 설립에 따른 만도지부 탈퇴와 가입은 직장폐쇄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2022년 새노조 설립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이런 배경이 공동 요구 가능성을 더욱 높입니다.

결국 전체 조합원 동지들에 대한 공동 요구는 공동 설문조사로 성사될 수 있고, 그 요구안을 어떤 노동조합도 거부할 명분은 없습니다. 공동 요구는 결국 압도적 다수인 만도노조와 새노조의 결단만 있다면 간단히 실천할 수 있습니다.

◆ 공동 투쟁의 관건은 무엇일까?

사측이 선호했던 개별교섭을 공동 요구를 걸고 진행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공동 요구안으로 교섭하면 사측의 논리는 더욱 쪼그러들고 노동조합의 논리는 더욱 확장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공동 집회, 공동 투쟁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공동 투쟁이 이뤄진다면, 교섭은 어떤 양상으로 흐를까요? 사측과 다수노조가 독점해왔던 실무는 만도지부는 물론 새노조까지 확대될 것이고 공유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만도노조만 상대하면 됐는데 다른 노조 눈치도 봐야하기 때문에 사측은 불편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