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의 토대, 공동 요구와 공동 투쟁

우리는 지난「교섭쟁점」제13-06호(7/15)를 통해 “만도지부와 만도노조의 서로 다른 요구안 중 연관된 내용을 찾아 쟁점화하자”고 전체 조합원 동지들께 제안했습니다. 노동조합 사이에 단결의 토대는 전체 조합원 동지들의 의지이고, 이것은 공동요구, 공동투쟁으로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 무쟁의 굴레를 벗은 자랑스러운 동지들

만도노조에 이은 만도지부의 투쟁으로 12년 이어온 무쟁의 굴레를 벗어던졌습니다. 사측은 이에 대해 많이 당황(?)한 듯합니다. “많은 고민 속에서 일괄안을 제시한 당일, 기다렸다는 듯이 파업을 결정한 것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인 파업을 통한 문제해결 방식을 또 다시 선택한 것으로 강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노사저널」제2024 – 02호, 7/15) 는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유감을 드러냈습니다.

‘파업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라니,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며 분신, 항거하신 전태일 열사가 들으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입니다. 노사간 시각 차이가 확연히 느껴집니다. 당당히 벗어던진 무쟁의 굴레는 더 이상 쓰기 싫은 법, 2시간 퇴근 투쟁은 전체 조합원 동지들의 가슴을 뜨겁게 데웠습니다.

◆ 공동 요구를 앞세우자

최근 3~4년간 사측의 교섭태도는 ‘맞불놓기와 양자택일’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단체협약 요구안에는 사측 개악안으로 맞불을 놓고, 임금 등 다양한 요구에 대해서는 모두 들어줄 수 없으니 하나로 집중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이러한 사측의 교섭 전술은 투쟁을 미리 포기(?)한 노동조합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이 투쟁을 선택한 이상 사측도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럴수록 노동조합이 다를지라도 요구안 중 공통성을 극대화하여 공동 투쟁의 깃발을 맞들어야 합니다. 이번 교섭의 공동 요구는 △정년연장 ▲월급제 수당(만도노조)과 무보직 생산향상 수당(만도지부) △2012년 임금차별 원상회복 및 격리금(만도노조)와 2012년 직장폐쇄에 대한 원상회복(만도지부)입니다.

하나의 사업장에서 공동 요구와 공동 투쟁은 거스를 수 없는 전체 조합원 동지들의 명령입니다.

노동조합이 사측에 제시하는 양자택일

개별교섭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은 전체 조합원 동지들의 권익을 높이는데 장애물이 되어왔습니다.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이런 장벽을 뛰어넘는 상상력이야말로 노동조합이 갖춰야 할 덕목입니다.

◇ 사측이 갑자기 달라지지 못하는 이유

만도노조는 교섭속보를 통해 “4년째 요구하는 노조 요구에 응답하라”며 사측의 결단을 요구했습니다, “상여금 50%, 정년연장, 임금격차 해소, 생활임금 및 차별임금 청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4년째 요구하는데 사측이 전혀 답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그럼 투쟁을 장착했다고 사측이 쉽게 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측이 입장을 바꿔 만도노조 요구에 답하는 순간, 투쟁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발상의 전환도 필요합니다.

◆ 유연하게 슬기롭게 돌파구를 찾자

올해 만도노조와 만도지부의 요구안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사뭇 다릅니다. 만일 단일노조였다면 요구안이 그만큼 많아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도노조의 상여금 50%는 만도지부의 상여금 600% 분할 지급을 대체하는 요구의 성격이 있습니다.

다른 노동조합의 요구가 전체 조합원 동지들의 권익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만도노조의 요구안만 강조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측이 만도노조 요구에 대해 4년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상여금 50%에 대해 사측이 버틴다면 상여금 600%에 대해 분할 지급을 제기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연관된 요구이고, 전체 조합원 동지들도 그 의미를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돌파구는 필요합니다.

◇ 만도지부 요구도 장착해 사측과 담판하라

만도지부가 요구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노동시간 단축(4일제 및 완전2교대) △상표권 매각 ▲특별성과급 선정 기준 매출액 변경 등에는 전체 조합원 동지들의 여론이 반영된 것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