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삼성노조기획①] ‘무노조’ 삼성에서 노조를 한다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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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삼성일반노조 작성일18-05-16 23:05조회33,2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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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5일)에 이어 삼성과 노조 문제, 연속 보도합니다.
창립 이래 줄곧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온 삼성이지만, 그곳에도 노조는 있었습니다.
'무노조' 삼성에서 노조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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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용인 에버랜드 노동자 조장희 씨, 삼성물산 노조 부지회장입니다.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차를 타고 가자고 합니다.
[조장희/삼성물산 노조 : "안 막히면 한 10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10분, 15분..."]
한참을 달려 도착한 낡은 건물.
그 한 켠에 노조 사무실이 있습니다.
보통 회사 안에 있는 다른 노조와는 사뭇 다릅니다.
노조 만든지 8년, 아직도 지인의 사무실 한 구석을 빌려쓰는 처지입니다.
[조장희/삼성물산 노조 : "(노조사무실 옮긴 것만) 네 번째인 것 같아요. 네 번째인 것 같고 옮길 때마다 점점 멀어졌어요 회사하고. 지금도 좀 많이 멀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에서 노조원은 외부인 취급을 받습니다.
회사가 한 '무노조 교육' 자료를 보면 그렇습니다.
[2011년 무노조 교육 : "외부세력이 끼면 대단한 일들을 벌입니다. 회사 나빠 우리 얘기좀 들어줘! 하면 끝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를 초토화 시켜버립니다."]
그나마 노조를 만들기라도 하면 다행입니다.
노조 설립 총회 직전, 미리 휴가까지 냈는데도 갑자기 해외 출장 지시가 내려옵니다.
[정재몽/삼성 SDI 직원 : "갑자기 이틀 만에 출장을 가라는거는 노조 설립을 무산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저는 생각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노조를 만들어도 벽은 여전합니다.
노조 SNS에 가입하는 것도 감시를 받습니다.
[노사협의회 관계자 전화 : "나한테도 명단이 계속 내려와. 사업팀으로도 내려오고 사업부로도 내려오고 계속 돈단말야. 이 사람에 대해서 성향파악도 하고..."]
[장대진/삼성에스원 노조 : "황당하죠. 그것도 본사에서 다 관리를 하고 있다는 부분이..."]
["노조 파괴 사죄하라!"]
8년째 계속되는 외침에도 회사는 묵묵부답입니다.
[김성환/삼성 일반노조 : "노동조합이 있으면 기업주가 자기 마음대로 경영을 못한다. 노동조합은 절대 인정할 수 없는 것이 삼성 경영자들의 경영철학입니다."]
징계와 낮은 연봉 등 각종 불이익도 감수해야 합니다.
6년 전 노조에 막 가입했을 때보다 연봉이 낮아진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조장희/삼성물산 노조 : "노조에 가입하면 최하 평가를 받는다는 사례를 우릴 통해 만들고 그런 사례를 계속 전파해나가는거죠."]
경총에 노사협상을 위임해 질질 끌기도 합니다.
[임원위/삼성웰스토리 노조 : "무조건 트집잡고 시간 끌고 답변하기 곤란한 내용 있으면 고개 푹 숙이고 아무도 대답 안하고. 노조가 있어서 된게 없다 이런 프레임으로 가려고 하고 있어요."]
이렇게 힘든 데도 노조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임원위/삼성웰스토리 노조 : "진짜 회사 인사팀장이 말하는 것처럼 더 우리 직원들 불행하게 만드는건 아닌가 많은 생각들이 오갔지만 끝내 결론내린 부분은 삼성에는 노조가 필요하고 노조가 바로서야 삼성도 바로 설 수 있다는..."]
[김성환/삼성 일반노조 : "백혈병 등 직업병으로 고통당하고 죽어나간다고 해도 그 누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 줄 삼성 노동자들의 조직이 없다는 것."]
대한민국 노동자의 단결권은 헌법으로 보장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