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 멈추지 않는 투쟁 결의, 배달호 열사 21주기 추모제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남지부 작성일24-01-10 11:06조회2,173회 댓글0건
관련링크
본문
지난 1월 9일 12시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노동열사 배달호 21주기 추모제’가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주최로 진행되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민주노총 홍지욱 부위원장, 김은형 경남지역본부장, 금속노조 허원 부위원장, 김정철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 진보정당 대표자를 비롯한 각 산별연맹, 지역시민사회 등 400여명이 함께했다.
21년 전 투쟁을 함께했던 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추모사에서 배달호 열사를 ‘달호 형’으로 호명했다. 홍 부위원장은 “작년 한 해 국회 상황이 많이 아쉽다. 달호 형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손배가압류를 제한하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권이 반노동자적 태도를 보이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실망스러움을 넘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라며, “그렇다고 우리가 회의에 빠지거나, 그냥 멈출 수 는 없다. 우리의 싸움은 정당하고, 달호 형의 유지가 그것이기 때문에 용기를 내자”고 말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악랄한 두산중공업 자본이 어떻게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가혹하고 탄압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올해 총선이 있다. 올해 윤석열 퇴진 대항쟁을 하라는 이야기를 모두 하고 있다. 배달호 열사의 염원을 담아 힘차게 총선 투쟁에 임하겠다”라고 밝히며 올해 진행되는 총선에 대한 결의를 밝혔다.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우리가 매년 열사 묘역에서 시무식을 시작하는 이유는 단순히 열사를 추모하자는 것만이 아니라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 해 투쟁을 당당히 하겠다는 결의라고 생각한다”라며, “오늘 자리 역시 배달호 열사의 희생을 뜻깊게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열사의 외침대로 올해 투쟁하겠다는 결의, 다짐을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허 부위원장은 “20년 전 열사를 옥죄었던 손배가압류는 지금도 노동자들을 옥죄고 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동지들게 470억 손배소가 매겨져 있고, 고공농성을 시작한 한국옵티컬지회 동지들 역시 손배가압류로 고통받고 있다”라며, “2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손배가압류가 우리 노동과 투쟁을 옥죄는 현실이다. 열사는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라고 말씀하셨다. 열사의 외침이 두산중공업의 울타리를 넘어서, 지역의 울타리를 넘어서, 전국에 울려퍼지도록 함께 투쟁하자”라며 올해 투쟁에 대한 결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준호 배달호열사정신계승사업회장은 “과거 배달호 열사와 같이 투쟁을 하다 수감된 적이 있었다. 그때 처음 배달호 열사를 만났다. 나는 당시 노조 활동은 할 만큼 했으니 내 살길을 찾아가야겠다고 결심했었다”라며, “회사에 충성할고 비겁하게 도망가려 한 적도 있었지만, 그때 배달호 열사는 다른 결심을 했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노동조합에 남아있는 것은 배달호 열사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 때문이다”이라고 말하며 배달호 열사에 대한 기억을 나눴다.
이어 양 사업회장은 “노조 활동을 이유로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하지 못하게 하는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했는데도 정부는 거부권을 행사했다. 연대 투쟁, 투표 투쟁으로 다가오는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김정호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장은 “우리 지회는 한때 3,300명이 넘는 조합원이 있었지만, 이제는 1,400여명으로 수가 줄었다. 배달호 열사와 함께 했던 조합원들이 공장을 떠나며, 배달호 열사가 서서히 잊혀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열사 정신을 계승하는 사업을 지회 중심으로 많은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개편하겠다. 노동자광장 한 모퉁이에서 산화한 배달호 열사의 뜻을 기려 노조법 2,3조 개정을 위한 투쟁도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조합원이던 배달호 열사는 노조 탄압과 손해배상 가압류에 항거하며, 2003년 1월 9일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노동자광장에서 분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