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 [MZ조합원 인터뷰] 한화창원지회 최수빈 조합원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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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지부 작성일23-04-24 10:06조회3,5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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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금속노조는 내 인생 가장 중요한 경험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연중 기획으로 MZ세대 조합원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그 첫번째 순서로 한화창원지회 최수빈 조합원을 인터뷰했습니다.
Q. 먼저 간단하게 자기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A. 88년생 최수빈입니다. 35살이고요. 소속은 한화창원지회고요. 에어로스페이스 3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회에서 역할은 노동안전보건부장을 맡고 있고요. 맡은 지 이제 4년 차가 됐습니다. 회사에서 일한 지는 한 16년 차, 회사 이름이 삼성테크윈이던 시절인 20살부터 일했습니다.
Q. 회사에서는 어떤 일 하세요.
A. K-9 자주포 같은 방산업체에서 일을 하는데, 맡은 업무는 차체 용접을 합니다.
Q. 한화에서는 어떤 계기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A. 고등학교 때 실업계에 들어가서 그때부터 정신 차리고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되게 전형적인 엘리트 공부를 했죠. 자격증도 많이 따고 그래서 삼성 테크윈에 선생님 추천으로 처음 원서를 썼고, 겨우 턱걸이로 합격을 했어요. 떨어 떨어질 뻔한 적도 있었는데 시험을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을 겨우 했어요. 마침 당시엔 병역 특례가 된다는 것도 알고 저희 집이 흙수저 집안이다보니, 그런것도 고려를 했었죠. 내 앞가림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집도 사고, 놀러도 다니고 할려면 돈을 벌어야겠다 생각을해서 기회가 있을 때 잡았죠. 또래 중엔 잘된 케이스죠.
Q. 그렇다면 어떤 계기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나요?
그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거는 제가 딱 기억하는데요. 제가 27살이었어요. 이제 2014년 11월 26일에 그때가 제 생일이었어요. 제 생일날 아침 뉴스에서 회사가 매각됐다는 걸 처음 알게 됐어요. 진짜 빠른 정보를 얻은 사람들도 전날에 알았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날 난리가 났죠.
그래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그 다음에 진짜 일주일 만에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협의회만 운영하고 있었고, 저도 원래 노조에 관심이 없었거든요.
삼성이었으니까요. 삼성이었고 제도도 좋았고 그랬는데 뒤통수 오지에 맞은거죠.
당시에 모든 사람들이 분노했고, 처음 만든 노조에 가입률이 99%였죠. 지금은 반에 반토막이 났지만요.(웃음) 여튼 그 분노로 저도 가입하고, 상경도 자주 갔었고 노동조합에 대한 교육도 받고 하다보니 관심이 생기고, 선배들 눈에 띄어서 대의원도 하게 되고, 노안부장까지 하게되었네요. 코 꿴거죠. 또 그땐 젊은 간부들도 많았었어요.
Q.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경험 같은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서울 상경 이런 것들이나 아니면 수련회. 사람들과 돈독해지는 시간을 갖는 게 좋았어요. 그리고 회사 노동조건이나 제도 이런 걸 바꿔나가는 모습들을 경험하고, 옆에서 보면서 ‘노동조합에 있으면 좋구나’ 그렇게 또 느꼈습니다. 만약에 노동조합이 없었으면 (노동조건이) 더 열악해졌을 건데, 많은 사람들이 그런 걸 잘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워요. 또 돈돈해지면서도 우리 안에서 생기는 여러 갈등들을 통해서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단순히 노동조건을 가지고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동체라는 것을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Q. 노동조합을 하면서 아쉬웠던 경험은 있나요?
A. 아마 우리 회사 같은 방산 사업장의 특징일텐데요. 파업을 할 수가 없어서 좀 파업 경험도 해보면 좋을 텐데 다른 사람들은 파업을 또 기억에 남고 이러는데 저는 그런 게 없어서 많이 아쉬워요. 방산업체라서 파업이 안 됩니다. 그래서 그냥 집회만 하는 수준에서 끝나고 있습니다. 파업만 할 수 있으면 진작 해결되고 풀렸을 것들이 많은데 어려움이 있네요.
Q.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개악뿐만 아니라 뭐만 하면 MZ세대를 꺼냅시다. 최수빈 동지도 MZ세대 노동자이고 조합원이신데, 평소 본인이 MZ세대라고 느끼시나요?
A. 아무래도 나이가 MZ세대 끝자락이기도 하고, 또 기성세대 사이에 생활하다 보니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데, 그래도 20대 신입이 들어오면 생각이나 생활에서 공감되는 것들이 좀 느껴집니다. 20대가 느끼는 불만들 그런 것들도 공감이 되요. 40대 50대 선배들은 ‘젊을 땐 그렇지’라고 그냥 넘어가는데, 저희들은 공감도 하고 소통도 하고 해결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사실 저는 2030과 4050 사이에 낀,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이 그렇게 느낄 것 같아요. 애매하게 청년도 아니고 중년도 아닌 그런 느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