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 전교조 해직교사의 일침 “잘못된 것은 깨닫고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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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지부 작성일21-11-03 13:15조회6,5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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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가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이 노태우 씨의 국가장 장례위원으로 참가한 사실에 분노하고 규탄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지난 10월 31일로 끝난 노태우 씨 국가장에 참여했으며, 경남교육청은 국기게양대에 조기를 매달았다. 경남도 교육청은 국가장 결정에 따라 조기를 내걸고, 사망한 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장례위원에 참석했다고 변명했지만 서울, 인천, 울산,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광주, 전남, 제주 교육감 등은 장례위원 참여를 거부했다.
이순일 전교조 해직교사는 “노태우는 정권아래 1536명의 교사들이 전교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직당했고, 노태우는 전교조 조합원들을 탈퇴시키기 위해 탱크와 대포빼고 다 동원했다”며 “친가와 외가, 학부모들까지 동원해 우리를 빨갱이 교사라 낙인찍고, 전교조 때문에 교육이 망한다고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교사는 “같은 동지로 전교조 활동을 한 ‘우리 동지’가 노태우 장례위원에 이름을 넣은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잘못된 것은 깨닫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창근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은 “노태우 집권기간 동안 1973명의 노동자들이 구속되었고, 통일중공업(현 SNT중공업)의 총액임금제라는 임금탄압정책에 맞서 한 노동자는 분신자결, 한 노동자는 교도소에서 목을 매 자결했다”며 “박 교육감은 광주학살의 주범들은 물론 전두환의 조화가 있는 옆에 장례위원으로 버젓이 이름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 부지부장은 “혹시라도 내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다면 진보교육감의 딱지를 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는 노태우 씨를 향한 평가로 민주화 열망을 가로막은 군사 쿠데타의 주역, 광주학살의 주범, 87년 터져 나오는 민중들의 함성으로 쟁취한 직선제 성과를 가로챈 정권 탈취범, 재임 기간 수천억의 비자금을 만들고 공안탄압으로 노동자, 민중의 저항을 피로 물들인 학살자로 규정했다.
본부는 박 교육감의 장례위원 참석과 관련해 “민주노총과 시민사회의 지지로 당선된 촛불 진보교육감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행보에 우리는 모두 경악과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장례위원이라는 딱지를 반납하고 열사와 희생자들 교육 현장의 노동자와 학생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이순일 해직교사는 작금의 사태에 자작시를 지어왔다. 아래는 자작시 전문이다.
잊히지 않는
이순일(1989년 함안중학교 해직교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탈퇴 않는다고
학교에서 쫓겨 났을 때
다행히 부모님 살던 집이 있어
아내가 가게를 차렸어
선지국밥과 막걸리 따위를 팔았지
한 해 눈이 너무 쌓여
사람들이 차량을 운행할 수 없자
군북기차역으로 몰렸어
역 앞에 있던 우리 가게는
반짝 빛을 보았지
한 일 년만에 식당을 그만두니 외상이 짝 깔려 있었어
세월이 지나니 사람도 외상 장부도 사라져버렸어
내가 해직된 내 고향 함안중학교 앞을 지날 때
병원 가던 다섯 살 먹은 우리 아들이 버스 속에서 외쳤어
“앗, 저기 우리 아빠 학교다! 아빠 학교다! 노태우가 우리 아빠 쪼카냈다.”
승객들은 의아해서 그 아이를 바라보았지
그 아이도 이제 슬하에 세 살된 아들을 두었는데
그는
우리 아들에게 계산도 하지 않고 갔다
군사반란 수괴는 이렇게 갔다
세상에는
잊히지 않는 빚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