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쉼 없는 기계를 멈추고, 기후정의행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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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변인 작성일24-09-05 15:06조회2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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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는 기계를 멈추고, 기후정의행진으로
금속노조, 907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며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올해 폭염. 한풀 꺾였지만, 폭염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돌아오지 못한다. 폭염 속 목숨을 잃은 에어컨 설치 노동자,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 유족은 아직 자본의 책임을 묻고 있다. 자본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계를 쉼 없이 돌린다. 생산해야 이윤이 남고, 이윤이 남아야 일자리도 있다는 말만 반복한다. 이윤을 과도하게 취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탄소배출, 노동안전 문제는 늘 뒷전으로 미룬다. 이윤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 한국 정부와 자본이 이 체제의 선봉대를 자처한 결과 노동자·민중은 ‘경제선진국’에 사는 파리 목숨 신세가 됐다. 미래 세대는 앞으로 닥칠 기후재난에 자연사를 꿈꾸는 지경에 이르렀다.
노동건강연대에 따르면 2024년 8월 유형별 산재 사망 노동자는 106명. 그중 온열질환이 17명이다. 이밖에 떨어지고, 끼이고, 맞는 등 모든 유형의 산재도 기후와 맞닿아있다. 이윤 중심의 대량생산-소비 체계가 기후재난을 불렀기 때문이다. 점점 빨라지는 컨베이어벨트, 끓다 못해 폭발하는 용광로, 바다 위 주검이 떠올라도 쉬지 않는 골리앗크레인이 지금의 체계를 설명한다. 탄소배출로 가열된 지구의 폭염만 노동자의 숨통을 끊는 것이 아니었다. 거침없이 탄소를 내뿜는 대량생산과 이윤만 좇는 세상이 모든 노동자의 목을 졸라온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기후가 아닌 세상을 바꾸는 것. 그것은 벨트와 기계의 속도를 낮추고, 초과 생산에 따른 노동을 거부하며 자본이 취한 이윤을 노동자와 공동체 사회의 몫으로 돌리는 일이다.
금속노조는 녹색단협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중앙교섭에서 쟁취한 산별협약엔 탄소 배출 저감과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일자리를 합동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지난해 쟁취한 산업전환협약은 지역까지 확산시켜 기후위기 심화를 막고, 노동자 일방의 희생으로 이어지지 않는 장치를 마련해 왔다. 노동자의 일터, 노동자가 누리는 사회가 지속가능하도록 만드는 것. 이는 산별노조의 핵심 역할이다.
그래서 금속 노동자는 녹색단협 그 이상을 원한다. 녹색단협으로 산업의 ‘룰’을 세울 수는 있으나 이윤 중심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낼 수는 없다. 금속 노동자가 원하는 것은 낮은 곳부터 모든 악재가 닥치는 불평등을 없애는 것,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생산으로 자본의 이윤 독점을 막아내는 것, 모든 차별을 걷어내고 평등 세상을 건설하는 것이다. ‘기후가 아닌 세상을 바꾸자’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9월 7일 기후정의행진에 금속 노동자가 참여하는 이유다.
금속 노동자는 폭염 속 퇴근하면 지친 몸에 옴짝달싹 못 했다. 가을비와 함께 이제 숨통이 트였다. 트인 숨통 내년에 또 막힐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은 트인 숨통을 함성으로 채울 시간이다. 노동자 다 죽이는 기후위기, 이를 부른 자본주의에 맞선 투쟁에 나서겠다. 평등 세상을 외쳐왔던 금속 노동자의 함성으로, 기후가 아닌 체제를 바꾸자.
2024년 9월 5일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