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문이라고 열었는데 화물용 리프트 문!
문은 열렸는데 리프트 바닥은 없어 노동자 추락하여 사망!

지난 4월 19일(토) 21시 20분에서 20일(일) 7시 20분경 사이 부산 지사과학단지 내 부산케이블앤엔지니어링(주)에서 야간근무를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한 분이 화물용 리프트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하는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재해자는 2공장 인발 1호기에서 작업하던 중 케이블 금형 교체를 위해 21시 22분, 2공장 정문을 통과해 1공장으로 이동했지만 식사 시간인 자정까지 돌아오지 않아, 동료들이 찾아 나섰지만 재해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동료들은 다음날 오전 7시 30분경 닫혀 있어야 할 1공장 가교동 2층 화물용 리프트 문이 열려 있어 리프트 내부를 확인하던 과정에서 바닥에서 재해자를 발견하였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재해자가 발견된 리프트 상태를 보아 사고 당시, 어두운 공장 내에서 금형보관실 출입문과 유사한 리프트 문을 금형보관실고 착각해 문을 열었다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고가 발생한 리프트 2층 문은 일반 승강기 문과는 다르게 수동식 여닫이 출입문 형태이며, 리프트 운반구가 도착해야만 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이 손잡이를 잡고 당기면 그냥 열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는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제155조(운반구의 정지위치) ‘사업주는 리프트 운반구를 주행로 위에 달아 올린 상태로 정지시켜 두어서는 아니 된다.’를 위반해 3층 이상의 위치에 고정한 상태였고, 제134조(방호장치의 조정)에 따라 방호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지도 않은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리프트의 옆 벽면에 안전인증서가 부착되어 있으나 어떻게 안전인증기준을 통과한 것인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1공장 가교동이 2024년 하반기에 건축되었고 아직 생산설비가 완료되지 않아 가동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 야간에는 전원을 차단하고 있어 매우 위험한 상태임에도 출입은 통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부산케이블의 위험성평가도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배제된 채 진행되었고, 올해부터는 안전교육 또한 노사 합의 없이 원하청 모두 TBM으로 대체하면서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출입이 통제되어야 장소에 대한 통제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조명조차 꺼진 어두운 공장에서 열려서는 안될 리프트문이 열렸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입니다. 창고문과 구분이 잘 안되는 리프트 문, 어둡고 위험한 공장에 대한 출입통제 부재, 리프트 안전장치 부재 등 엉터리 안전보건시스템이 하청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입니다.

부산케이블앤엔지니어링은 중미 무역분쟁으로 중국에서 직접적인 대미수출이 힘들어지자 한국에 설립한 회사로서 계속해서 추가로 인근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그에 따라 고용된 노동자의 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볼 수 있듯 안전에 관한 인식은 한참 낮은 수준이라 더 많은 노동자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금속노조는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재해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부산케이블과 노동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부산케이블앤엔지니어링에 대한 요구>
1. 부산케이블은 사고 원인을 재해자 개인 문제로 몰아가지 말고 즉각 사과하라!
1. 부산케이블은 화물용 리프트에 대한 안전대책 즉각 수립하라!
1. 부산케이블은 야간작업에 대한 안전대책 수립하라!
1. 부산케이블은 2인 1조 작업 철저하게 이행하라!
1. 부산케이블은 원하청노동자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 실시하고 제대로 된 안전교육 실시하라!
1. 부산케이블은 사고 수습자와 목격자, 고통을 호소하는 모든 노동자의 트라우마 치료를 실시하라!

<노동부에 대한 요구>
1. 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구조적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라!
1. 노동부는 부산케이블의 안전보건시스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재구축하라!
1. 노동부는 원하청 노동자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 실시 명령하라!
1. 노동부는 화물용 리프트 개선 이행을 점검하고 안전인증 재발급하라!
1. 노동부는 제대로 된 안전교육 실시 여부를 철저히 감독하라!
1. 노동부는 이번 중대재해가 발생한 리프트와 유사한 구조의 관내 모든 리프트를 점검하라!
1. 노동부는 사고 수습자와 목격자, 고통을 호소하는 모든 노동자의 트라우마 치료를 보장하라!

2025년 4월 25일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