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미정상회담 앞둔 정부, 미국과 재벌 말고 노동자·시민을 우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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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변인 작성일25-08-21 11:35조회1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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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앞둔 이재명 정부,
미국과 재벌 말고 노동자·시민을 우선하라
굴종적 대규모 대미 투자 합의는 산업공동화, 기술 유출 초래
대미 경제 종속 심화로 국내 제조업 지속가능성도 위협
평화 위협, 통상 리스크 증대할 ‘동맹 현대화’ 요구 거부해야
지난달 말 큰 틀의 합의를 이룬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사항이 오는 8월 25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미국이 한국의 국방비·방위비 증액, 주한미군 역할을 대중 견제로 넓히는 ‘전략적 유연성’ 강화에 동의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금속노조는 한국 제조업 일자리와 한반도 평화에 악영향을 미칠 강도적 요구를 들이미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아울러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지금이라도 이재명 정부가 굴종적 태도를 바꿔 노동자·시민의 이익을 우선할 것을 촉구한다.
금속노조는 관세를 일부 낮추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대미 투자를 국민 혈세로 지원·보증하겠다는 굴욕 합의를 반대한다. LNG 구매를 제외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협상에서 약속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액은 정부 한 해 예산의 70%가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미국은 투자 이익의 90%가 미국에 돌아가며, 투자처는 트럼프가 지시해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는 ‘재투자’ 개념이라고 해명했으나 현지 재투자가 이뤄지면 그만큼 국내 투자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에 투자한 재벌·대기업은 이윤을 보장받을지 모르지만, 국내 제조업 공급망·일자리는 위축될 거란 얘기다.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약속과 별개로 이미 주요 재벌·대기업들은 미국 내 직접 생산 확대를 추진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립을 포함해 21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을 지난 3월 발표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4일 200여 개 자동차 부품 현지화를 위한 태스크포스팀 운영계획도 밝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파운드리에서 테슬라, 애플이 요구하는 반도체를 양산할 것이라는 계획이 공개됐다. 배터리 업계는 일찌감치 미국 현지 생산공장 건립을 시작해 가동 중이거나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 때 약속한 투자까지 더해진다면 한국 주력 제조업의 국내 생산 기반 축소는 불가피하다.
특히 한국 정부가 약속한 대미 투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MASGA 프로젝트가 과연 국익에 부합할 것인지 의문이다. 국내 대형 조선3사 시가총액의 2.4배에 달하는 1,500억 달러를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e Again)’ 데 사용하는 게 우리나라 조선산업에 무슨 보탬이 될지 수 있겠는가. 국내 조선업은 시설과 인력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질 낮은 일자리가 양산되고 있다. 이 같은 조건에서 기술과 숙련 인력이 미국으로 유출된다면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악화뿐 아니라 노동자 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미국 투자 이익의 일부가 국내로 돌아와 선순환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한국 제조업의 지속가능성이 취약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미국 관세 악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이유는 대미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산업구조 탓이었다. 수출이 투자로 바뀌면 종속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한 한국 산업구조의 고질병이 한층 더 악화된다. 미국의 정부 정책 변화나 경기 변동이 발생할 때마다 한국 경제가 크게 휘청거리게 된다.
아울러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들이밀 것으로 예상되는 ‘동맹 현대화’ 요구는 한반도 평화와 국민 생존까지 위협하는 것임을 이재명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동맹 현대화’는 표현은 그럴싸하지만, 주한미군이 대중국 견제 역할 등을 할 수 있도록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는데 한국 정부가 동의·지지하라는 것과 한국의 국방비·방위비 지출을 늘리라는 내용이 골자다. 달리 표현하면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동참하고, 안보 비용을 더 부담하며, 그 돈으로 미국 무기를 더 많이 구매하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과 협력해 우리 국방력을 발전시킬 좋은 기회”라 언급한 외교부 장관의 인식에 기가 찰 노릇이다. 비용 부담도, 전쟁 위험도, 대중국 통상 리스크도 커질 이 같은 미국의 요구는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관세를 무기 삼아 투자를 강요하고 산업을 수탈하는 미국, 미중 대결 동참을 압박하며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시대다. 이제는 한미동맹이 강화돼야 평화가 유지되고, 한미 협력이 긴밀해야 국내 경제가 좋아진다는 환상을 깨야 한다. 재벌·대기업이 해외 직접 생산을 늘리며 국내 일자리 투자를 외면할 참이다. 재벌·대기업이 잘 나가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착각을 벗어나야 할 때다. 장갑차와 소총을 앞세운 계엄군을 맨몸으로 막아낸 노동자·시민들이 있었기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다. 미국이나 재벌·대기업이 아닌 노동자·시민의 이익이 우선임을 명심하고 한미 정상회담에 임하라.
2025년 8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