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475번째 중대재해 발생!  

밀폐공간 작업에 대한 철저한 안전조치 즉각 이행하라! 

철저한 원인 규명, 재발방지대책 마련, 경영책임자 엄중 처벌하라! 

2024년 10월 26일(토) 10시 20분경 HD현대중공업 2도크 3338호선(발주사: 머스크) 메탄올 탱크에서 작업하던 하청노동자(전병휘 1988년생, 조운산업 배관 조공)가 작업 중 쓰러진 채 동료 작업자에게 발견되어 심폐소생술 후 울산대학교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11시 2분경 사망했다. 이번 죽음은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475번째 중대재해이다. 

고인은 사고 당일 08시부터 10시까지 마스킹 작업을 하고 10분간 휴식 후 업무에 복귀하였는데 10분 뒤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고인은 10월 24일까지 아르곤 용접 작업이 진행됐던 밀폐공간인 메탄올 탱크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남아있던 공기보다 무거운 아르곤 가스로 인한 산소결핍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사측은 고인의 죽음을 개인 질환으로 몰아갔다. 이를 믿을 수 없었던 유족은 검찰에 부검을 요청했고 10월 28일(월) 진행한 부검 결과 부검의는 ‘뇌와 심장이 건강하지 않으나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며, 타박상이나 외관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산업현장에서 가스누출과 독성물질이 있을 수 있으니 이에 대한 현장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HD현대중공업과 조운산업은 유족에게 사죄하고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부검의의 의견에 따르면 고인은 개인 질환이 아닌, 작업 중 사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그러나 울산고용노동지청과 경찰은 부검 후에야 수사에 나서고 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수사를 해야 할 부산노동청은 10월 30일까지도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만약 사고 원인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이는 전적으로 노동부와 경찰의 미온적인 초동수사에 있다.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고인이 작업하던 장소는 작업 전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 측정도 하지 않은 상태로 충분한 환기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 노조는 사고 직후 현장 동료와 작업자 진술을 확보하고 작업내용과 밀폐공간 작업 시 기본적인 안전조치 여부를 확인하여 이에 필요한 [위험작업 허가서], [작업계획서], [1일 작업지시서], [위험성 평가서] 등 기본적인 자료를 요청했지만 HD현대중공업은 자료제공을 거부하다 10월 29일 오후에야 자료를 제공했다. 약속이나 한 듯이 하청업체 조운산업은 유족에게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해 알리지 않다가 10월 29일에야 설명을 했다. 그 사이 현장 작업자의 진술이 번복되고 사망자의 작업내용과 발견 당시 위치 등이 수정됐다. 또한 노동부의 부실한 초기 대응으로 사고 현장 또한 훼손되어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어려움을 초래했다. 현대중공업과 조운산업은 고인의 사망 원인을 개인 질환으로 몰아가며 사고 원인조사를 방해했다.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이다.  

또한 고인은 2024년 7월 13일 업무 중 2m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흉추골절 진단을 받았으나 공상으로 치료받다 2개월 만에 현장으로 복귀해 아픈 몸으로 일해야 했다. 이는 명백한 산재 은폐 범죄이다. 

현대중공업에선 2012년 5월 30일 강석봉 하청노동자, 2020년 5월 21일 컴프레셔 배관에서 김성인 하청노동자 등 2건의 아르곤 가스 질식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은 이번에도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 수립과 시행을 철저히 준수하지 않아 중대재해를 일으켰다. 현대중공업의 계속되는 중대재해에는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 예방에 대한 안일한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중대재해를 근절하기 위해 다른 방도는 없다. 철저한 원인조사, 재발방지대책 마련, 책임자에 대한 엄중 처벌이 가장 기본적인 시작이며 중대재해를 교훈 삼아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제대로 구축하고 시행하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노동자 생명 보호를 위한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라!  

우리는 현대중공업의 475번째 희생자를 추모하며 고용노동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금속노조 대 노동부 요구사항> 

1.아르곤 용접과 밀폐공간 작업을 전면 중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 

2.현대중공업 경영책임자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수사하고 엄중 처벌하라! 

3.부실한 현장조사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4.현대중공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진단 명령을 실시하라! 

5.중대재해 사고 목격자와 수습자에 대한 온전한 트라우마 치료를 보장하라! 

2024년 10월 3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 민주노총 울산본부 /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