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드러난 불법파견, 중간착취가 부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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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변인 작성일24-06-27 11:40조회3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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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불법파견, 중간착취가 부른 참사
금속노조, 불법파견·위험의 이주화 끝내기 위해 실천 나서
너무 늦었다. 금속노조가 줄곧 외쳐왔던 불법파견 근절,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원청 사용자성 인정, 위험의 외주화·위험의 이주화에 대한 경고가 이제야 들리는가. 참사를 겪어야만 노동자가 보이는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이전과 이후의 한국 사회는 달라야 한다.
지난 3월 금속노조는 이주노동자, 산업단지 노동자,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국회 앞에서 총선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산업단지 규제 완화를 비판하는 한편 다단계 하청구조를 근절하고, 이주노동자 권리 보장과 처우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였다.
또 금속노조가 조선소 앞에서 이주노동자 본격적인 조직화 사업과 노동 상담에 나서자 언론은 “외국인 노조까지 만드는 금속노조”라는 제목을 달고 “업계 비상”을 떠벌리고 다녔다. 갈수록 느는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기는커녕 비난하기 바빴다. 한국 사회가 더 낮은 곳에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정부가 노동조합의 요구와 주장을 면밀히 살펴봤다면, 참사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을지 모를 일이다.
정부와 재계는 파견법을 확대, 대거 유입된 이주 노동자의 무권리를 부추겼다. 외주화, 유연화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난도질하기 바빴다. 고용노동부는 대체 또 무얼 했나. 불법파견은 정주, 이주를 가리지 않았다. 중후장대 산업과 영세 사업장이 모인 산업단지를 넘나들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불법이 판쳤고, 소방 당국의 경고에도 따르지 않는 무법지대가 일터를 잠식해 나갔다. 정부가 할 일은 여기에 있는데 노조 회계장부 뜯어내기에 바빴고, 사장들만 모인 ‘상생’ 이름 단 행사를 치르기를 반복했다.
불법파견은 산업단지와 이주노동자라는 더 낮은 곳을 향했다. 불법파견이 진화한 결과 죽음의 그늘이 현실로 닥친 것이다. 산단의 불법파견이 횡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제야 주목을 받은 지금, 고용노동부는 즉각 전국 산단 조사와 감독에 나서라. 파견법, 산안법 등 관계 법령 위반을 확인하라. 다단계 하청구조를 현장에서 뿌리 뽑고, 규제를 위한 법과 제도의 재정비에 착수하라.
정부와 자본은 다시는 파견 확대를 주장하지 말라. 산업의 말단, 주변부 노동자를 더 죽여도 된다는 망발을 입 밖으로 꺼내지 말라.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다단계 하청 구조, 외주화의 근절이자 이주노동자 보호 대책이다.
금속노조는 오늘부로 500개가 넘는 모든 사업장, 전국의 모든 산업단지 지역에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추도와 외주화 및 이주화 근절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게시한다. 긴급 현수막 실천에 이어 대책위원회에 참여해 금속노조 차원의 행동을 이어갈 것이다.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이틀이 지난 26일, 경북 칠곡의 콘크리트 관 제조업체에서 또 한 명의 네팔 노동자가 일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반복되는 이주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 한다.
금속노조는 불법파견 철폐, 다단계 하청구조 철폐, 산업단지 및 이주노동자 권리 쟁취,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4년 6월 27일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