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청년 노동자 고 강태완 산재 사망
국가와 회사는 사과하고 진상규명하라
이주 아동에서 노동자로, 고 강태완을 추모합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살려면 화나는 일이 있어도 무조건 참아야 한다.” 고 강태완 청년 이주노동자는 그렇게 들어왔다. 모든 이주민이 마찬가지로 여겼을 것이다. 사실 이 말은 한국 사회가 만들어낸 것이다. 한국이 그만큼 이주민을 차별하고 배제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고 강태완 청년 노동자 역시 미등록 이주 아동에서 이주 노동자로 살아가는 평생 차별과 배제가 관통했을 것이다. 고 강태완 청년 노동자는 그렇게 살다 산재공화국에서 목숨을 잃었다.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 크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발생해도 되는 산재는 없다. 죽어도 되는 목숨은 없다. HR E&I가 사전에 위험 요소를 파악했는지,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안전을 확보했는지, 관련 법규를 지키면서 작업을 지시하고, 안전시설 및 장비를 적법하게 갖췄는지, 노동 당국은 사업장 감독을 철저히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수사당국 조사 과정에서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이주민이 국가기관의 절차를 밟는데 사회단체 등 조력자의 도움은 필수다. 그런데도 당국은 조사에서 단체의 배석을 금지하고 회사 관계자만 허락했다. 고인과 고인의 어머니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수사 편의성’을 들먹이고 있다고 한다. 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이주민이 차별받지 않도록 조처하라. 유족의 요구에 따르고 단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지금도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아동, 이주노동자는 체류 자격에 저당 잡히며 고통을 견디고 있다. 그러면서 일손이 부족하다며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채 이주노동자를 쓸어모으고, 또 배치하고 있다. 생산과 이윤보다 안전한 일터가 먼저이고, 이들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게 우선이어야 한다. 대책과 권리 없이 사람만 쓰는 국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국가를 더는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

제조업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사망사고다. 금속노조는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안전한 일터가 기본으로 자리 잡고, 이주노동자의 권리가 전면적으로 보장될 때까지 금속노조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금속노조는 모든 이주노동자와 함께 한국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외칠 것이다.

2024년 11월 14일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