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의 하청업체에 대한 횡포와 불공정거래 역시 여전하다. 원청이 단가, 시수, 능률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지급하는 낮은 기성금을 가지고 하청업체는 4대보험료 납부는커녕 하청노동자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재벌 조선소마다 수십억 원의 하청노동자 임금체불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다음 달 기성금을 미리 당겨 받는 방식으로 원청에서 돈을 빌려 겨우겨우 임금을 지급하는 하청업체를 포함하면, 하청노동자 임금체불은 드러난 체불액의 몇 배에 달할 만큼 심각하다.

윤석열 정부와 이정식 노동부장관은 지난 3월 25일 조선업 상생협약 1년을 기념하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원하청 사용자 등 떠밀어 만든 이름뿐인 상생협약으로 조선소 현장은 손톱만큼도 나아지지 않았다. 고통스러운 하청노동자의 현실은 생색내기식 상생협약이 아니라 하청노동자에게 노동3권이 실질적으로 주어지고 하청노동자의 실제 사장인 원청과 직접 단체교섭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를 통과한 노동조합법 2조, 3조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또한,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하고 있는 노동조합법 2조, 3조 개정에 대해서도 거부권 행사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헌법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앞장서 가로막는 반헌법 행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