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 죽음의 행렬…2025년 6번째 중대재해  
㈜마린텍 하청 사망사고, 더는 죽음을 방치 말라
원청 경영책임자를 처벌하고 대불산단 특별안전대책 마련하라
 조선업 불법다단계하도급 개선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4대보험 보장하라

지난 5월 23일, 전남 영암군 대불산단 내 ㈜마린텍에서 작업자가 또다시 목숨을 잃었습니다. 올해 대불산단만 여섯 번째 중대재해입니다.

이번 사고는 마린텍 소유의 16톤 지게차가 절단샵 출입구에서 나와 앞서가던 작업자를 들이받고 깔면서 일어난 사고로 명백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입니다. 사망한 최00(49세)는 2차 하청업체 대표로 이른바 물량팀장이고 지게차 운전자는 1차 하청업체 직원입니다. 원청 마린텍, 운전자가 속한 1차 하청 (유)태강기술, 고인에게 도급 준 1차 하청 ㈜민선 모두 중대재해처벌법의 대상입니다. 마린텍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3백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4대 보험을 보장받는 노동자는 원청직원을 포함해 수십 명뿐입니다. 이른바 대다수 노동자는 3차 하청에 해당하는 이른바 물량팀으로 개인사업자 소득을 신고하기 때문입니다. 고인의 죽음은 조선업계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불법다단계 하도급과 위험의 외주화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원청 마린텍은 책임을 회피하여, 유족은 고인이 사망한 지 5일이 지났지만,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안전불감증이 아니라 생명 경시, 죽음 외면입니다. HD현대삼호가 재해 원인을 은폐하려다 유족과 노동자들의 분노를 샀듯, 마린텍 또한 똑같은 행태를 반복하지 않기를 경고합니다.

이번 사고는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기본적인 지게차 안전수칙, 유도자 배치, 전방 주시, 안전장비 확인, 작업계획 수립… 단 하나라도 제대로 지켜졌다면, 이 죽음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선업 초호황기 생산제일주의에 밀려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물량팀으로 운영되는 다단계하청 구조는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구조가 날마다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며 대불산단을 죽음의 일터로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대불산단에서만 6번의 중대재해로, 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잠정 통계에 따르면 전라남도가 산업재해 사망 전국 1위, 140% 증가라는 끔찍한 통계를 기록했습니다. 전남에서만 1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국의 중대재해는 감소세지만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그중 대불산단이 3명이었습니다. 두 달도 지나지 않아 3명이 또 중대재해로 숨졌습니다. 참담한 현실입니다.

대불산단에서 반복되는 중대재해의 구조적 원인은 명확합니다. △다단계 불법하도급 △위험의 외주화 △원청 경영책임자의 무책임 △고용노동부의 부실 감독 때문입니다. 더는 죽음을 방치할 수 없습니다. 원청 마린텍과 고용노동부에 아래와 같이 요구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죽음의 사슬을 끊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더는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은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합니다.

<원청 마린텍에 대한 요구>
1. 마린텍은 사고 책임을 인정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하라!
1. 마린텍은 사고 목격자 및 동료 노동자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를 보장하라!
1. 마린텍은 중대재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대책과 현장 안전조치를 강화하라!
1. 마린텍은 하청업체 물량팀, 이주노동자 실태를 조사하고 전원 4대보험에 가입시켜라!

<고용노동부에 대한 요구>
1. 노동부는 대불산단에 대한 실효성 있는 특별안전관리대책을 수립하라!
1. 노동부는 중대재해 사업장에 대해 산업안전보건공단에 의한 안전보건진단명령 실시하라!
1. 노동부는 대불산단 다단계 불법하도급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개선대책 마련하라!
1. 모든 하도급 노동자에게 4대 보험을 보장하고 법적 보호를 실현하라!
1. 노동부는 특별안전관리대책에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 전문가 참여 보장하라!
1. 사고 목격자 및 동료 노동자의 트라우마 치료를 보장하라!
1. 중대재해 원인을 철저히 수사하고 원청 최고경영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

2025년 5월 2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 민주노총 영암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