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담화문] 금속노조 총파업을 준비할 때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선전홍보실 작성일20-11-11 11:52조회7,760회 댓글0건
첨부파일
-
개인정보취급방침
- 20201111 노동법 개악저지 총파업 조직 금속노조 위원장 담화문.pdf (674.3K) 2712회 다운로드 DATE : 2020-11-11 11:52:43
관련링크
본문
금속노조 총파업을 준비할 때입니다.
세계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땅 민주노조 운동의 역사는 노동법 개정 투쟁의 역사입니다. 50년 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는 전태일 동지의 마지막 외침에서 시작해, 전태일의 정신을 계승하는 전국노동자대회는 1988년 노동법 개정을 외치는 5만 노동자가 처음 만들었습니다. 1996∼1997년 민주노총 정치 총파업도 김영삼 정권의 노동법 개악에 맞선 항쟁이었습니다.
이 나라의 노동법은 단 하루도 노동자의 편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노동법의 덕을 보고 노동조합이 성장한 역사가 없습니다. 악법을 뚫고 싸워서 지킨 민주노조입니다. 민주당 역대 정권은 노동법을 개악해 노동자의 권리를 자본에 넘겨 왔습니다. 이 역사를 이어받은 문재인 정권은 이제 마지막 남은 노동자의 깃발, 노동조합의 깃발마저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려면 뿔난 자본가들을 달래야 한다며, 노동조합의 힘을 빼앗는 법을 국회로 보냈습니다. 한국은 1991년 ILO에 가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ILO 가입 시 약속한 핵심협약 비준조차 여태 지키지 않은 역사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노동자의 단결을 보장한다’라는 세계인의 공동 협약에 끼어들려면 노동조합의 단결을 망가트려야 한다는 기가 막힌 발상을 하고 있습니다.
ILO 핵심협약과 맞바꾸겠다는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은 노동조합의 간판만 남겨 놓는 명백한 노조파괴법입니다. 이 칼날은 한국 최대의 산업별노동조합, 우리 금속노조를 겨누고 있습니다. 산별노조 간부의 사업장 출입을 봉쇄하고, 쟁의행위는 무조건 공장 밖에서 하라는 정부의 개악안이 노리는 조직은 파업할 수 있는 조직, 금속노조입니다. 한국 제조업 사용자들이 일 년에 서너 번 구조조정을 들고나오는 게 제조업의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늘리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건 앉아서 당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금속노동자의 투쟁과 연대를 파괴하는 법, 그래서 노조파괴법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전태일 열사에게 훈장을 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태일의 후예인 민주노조를 벼랑 끝으로 미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속노동자는 전태일의 죽음 50주기를 민주노조파괴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정권에 저항해야 합니다.
자본가의 대표로 가득한 국회가 노조법을 개악하는 현실을 눈감고 외면하지 맙시다.
헌법을 지켜야 할 정부가 나서서 노동권을 빼앗는 잔인한 정치를 용납하지 맙시다.
자본이 개악한 법을 무기로 공세를 펴기 전에 노조법 개악을 노동자의 투쟁으로 막읍시다.
자랑스러운 금속노조 조합원 동지들, 이제 파업을 준비합시다. 정권과 자본, 국회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그래서 법까지 바꿔가며 빼앗으려는 금속노동자의 파업을 준비합시다. 자본과 정권은 지금 “금속노조가 설마 파업하겠느냐?”라는 생각으로, “이 어려운 시기에 감히 파업하겠느냐?”라는 분석으로 노동법 개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저들의 판단을 보기 좋게 깨는 실천과 행동만이 노동조합의 깃발을, 노동자의 미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노동조합은 10년 전 ‘추미애 법’을 막지 못해 타임오프와 복수노조라는 족쇄를 발목에 차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우리 손엔 투쟁과 저항의 무기가 있습니다. 이번에 막지 못하면 우리 손에 무엇이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분회에서, 지회에서, 위원회에서, 지부에서 파업의 힘을 모아주십시오.
문재인 정권과 자본, 이들에 기생하는 정치인, 언론, 관료, 지식인들은 금속노조가 없는 미래와 현장 건설이라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금속노동자가 이들의 헛된 꿈을 깨야 합니다. 전국의 조합원 동지 모두가 두려움 없이 투쟁에 나서기를 금속노조 깃발 앞에서 약속합시다.
2020년 겨울로 가는 가을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김호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