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5일 만에 첫 노사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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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울산지부 작성일10-12-10 12:26 조회1,577회본문
파업 25일 만에 첫 노사대화
비정규지회 점거 해제 … 장기전 위한 ‘숨고르기’
금속노조-현대차지부-비정규직지회 공동투쟁본부 구성
9일 오후 4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점거파업 25일 만에 현대차 사측과 첫 교섭이 열렸다. 상견례에는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 현대차지부 이경훈 지부장, 강호돈 현대차 부사장, 사내하청업체 대표 등이 참가했다.
노조는 농성자들의 월요일 업무복귀 시 선별 거부하지 말고 체포영장 발부자 신변문제 해결을 우선 요구했다. 사측은 ‘교섭’ 아닌 ‘협의’임을 명확히 하자며 쟁의행위 자제를 요구했다. 다음 만남은 노조에서 교섭단 구성 후 날짜를 정해 사측에 통보하기로 했다.
현대차비정규직, 선교섭-농성해제 지도부에 위임
3주체 회의, 선 농성해제로 최종입장 정리
교섭이 열리기에 앞서 현대차 1공장 농성 조합원들은 오전 9시부터 총회를 시작해 교섭 관련 1.2.3 안을 두고 토론을 벌였고 2안을 만장일치로 받아들였다.
1시30분, 이상수 지회장과 박유기 위원장, 이경훈 지부장이 만난 3주체 회의에서 선 농성해제로 최종 입장을 정리한 뒤, 낮 2시30분 1공장 농성장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거농성을 풀었다. 4시부터 현대차 회사와 상견례가 열렸고, 비정규직지회 농성자들은 귀가 후 다음 주 월요일부터 현장에 복귀할 예정이다. 지도부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들은 지회 사무실 앞에 천막을 설치해 농성을 이어간다.
비정규지회 - 착취의 시간보다 너무 짧았던 투쟁
박유기 위원장은 “여러분의 소망을, 끝장 보겠단 결의를 관철 못하고 투쟁이 전환된 것 죄송하다”며 “결사 의지로 다시 조직화하고 더 높은 수위로 만들 임무가 모두에게 주어졌다” “이후 언론을 통해 불법파견투쟁 공동투쟁단으로 승리하겠다고 전 사회와 국민에 약속하겠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경훈 지부장도 “그동안 현대차지부장 뭐했냐는 비판도 많았고 발을 빼려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많았다. 서운한 점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또 다른 싸움을 시작한다. 시대의 아픔을, 제대로 고생한 여러분의 마음을 새기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수 지회장은 “어제 농성장에 올라왔다가 오늘 내려가는 것 같다. 사내하청 노동자로써 착취와 탄압을 받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짧은 고생이었다”며 “이번 투쟁 제대로 끝장 못 봤지만 현대자본의 심장에 비수 한 번 꽂았다” 또 “현장의 힘으로 만들어 가자. 눈물보다는 웃음으로 따뜻한 밥 한 공기 나누며 이번 투쟁을 잊지 말자. 우리 투쟁은 끝난 게 아니다. 우리의 힘을 믿고 새로운 각오로 싸워나가자”고 호소했다.
‘농성해제’ 새 투쟁의 시작, 더 큰 투쟁 만들겠다
농성 조합원들은 기자회견 후 현대차지부 대의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농성장을 나와 현대차 본관 앞에서 농성투쟁 마무리 집회를 열었다. 전국순회투쟁에 올랐던 조합원들도 이날 복귀해 함께 했다.
조합원들은 “농성 해제는 싸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라며 “불법파견 철폐투쟁이 완전히 승리할 때 까지 함께 연대하자”고 뜻을 모았다.
조합원들은 25일 농성이 급물살을 타자 못내 서운해 하면서도 농성장을 치우고 서로 격려하며 악수했다. 한 조합원은 “오늘은 우리가 부족해 내려가지만 다음엔 더 큰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들은 오후 4시께 현대차 정문을 빠져 나와 그리운 가족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