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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공장 농성 조합원의 아내가]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겁니다 > 지부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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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공장 농성 조합원의 아내가]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겁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울산지부 작성일10-11-24 01:29 조회1,1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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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않을게. 못 지내고 못 먹고 있어도 “잘 지내고 잘 먹고 견딜만 하다”는 거짓말이 더 가슴 아파.


“출근하게 올게” 한마디 던져두고 지금껏 퇴근하지 않고 있는 사람. 연애할 때도 지금 같은 마음이었을까? 오빠는 우리를 위해 열심히 투쟁중인데 난 고작 집회 참석 밖에 할 수 없는 것 같아 미안했어.


어제는 큰애는 유모차에 작은애는 포대기에 업고, 무작정 길거리로 ‘비정규직 정규직화’ 서명운동 하러 나섰어.
차 두드려가며, 미용실 손님 옆에서 수건 대기시키며, 문구점 물건 같이 세어주며 받아온 서명. 점포마다 들어가 서명 받는 것이 구걸 같아 창피한 마음이 들 때, 내 생각을 부끄럽게 만든 어느 할머니의 말씀.

“새댁이 얼마나 다급했으며 어린것을 둘씩이나 데리고 이 추운 날에 나왔노. 밥 한 그릇 뭇고 가래이. 애기 아부지 일은 잘 될기다. 종이 두가. 경로당 할마이들한테 도장받아 줄꾸마” 첨 뵌 그분 말씀에 눈물이 울컥했어.


한번은, 욕하는 한 아저씨에게 “네, 저 미쳤어요. 남편은 총도 없이 전쟁터에 나갔는데 안 미칠 부인이 어딨나요. 만약 아저씨라면 부인이 수다 떨고 쇼핑이나 하고 있으면 기분 좋으시겠어요?”라고 말했지. 결국 아저씨는 공장일을 안 해봐서 잘 몰라서 그랬다며 사과하고 서명해 주셨어. 명함을 주며 잘 마무리되면 술 한 잔 사겠다고, 사람들한테 이야기 많이 해주겠다는 약속도 해서 정말 고맙더라.


열심히 발품 팔고 집회 갈 준비하는데 들려온 비정규직 조합원의 분신 소식.

무엇이 저리 몰아갔을까? 그 분은 자신이 아닌 이 더러운 세상, 더러운 법, 더러운 돈을 태워 없애고 싶었던 걸 꺼야. 그 분의 내 마음과 의지를 더 강하게 만들어 버렸어.


오빠, 목이 마르면 소변으로 목을 축이고, 배가 고프면 손톱 물어뜯어 허기진 배를 채워.

승리 못 할 것 같으면 그곳 농성장에 뼈를 묻어. 오빠가 뼈를 묻으면 나와 우리 아이들 뼈도 그 농성장에 꼭 뿌릴거야. 살아도 함께 살고 죽어도 함께 죽는다. 나는 오빠와, 함께 싸우고 있는 노동자분들을 믿어.

비정규직 철폐 투쟁!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당신의 퇴근을 기다리는 당신의 아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