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청구의 소’ 제기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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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동 작성일17-03-06 02:49 조회668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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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 귀 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비정규직지회(이하 지회)는 지난 2월 12일 설립총회를 통해 금속노조에 가입하였습니다. 조합원들이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대거 가입한 이유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이하 원청) 로고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서 직접적인 업무지시를 받으며 12시간 주야 맞교대로 일하면서 만도헬라 제품을 생산해 왔지만 정작 원청은 자신들이 사용자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청은 관리직은 모두 정규직, 생산직은 모두 비정규직을 사용하면서 2015년 매출 4,350억 원, 당기순이익 272억 원을 기록하였습니다.
3. 지회 조합원들은 형식적인 근로계약은 원청과 도급 계약을 맺은 서울커뮤니케이션과 에이치알티씨와 체결해 왔습니다. 하지만 채용, 작업 배치 및 변경, 업무 지시 및 감독, 근태 관리와 징계, 업무 수행 평가, 연장 휴일 근로시간 결정 등에 있어서 실질적인 지휘, 명령은 원청이 일체의 권한을 행사해 왔습니다. 인력파견업체인 서울커뮤니케이션과 에이치알티씨는 생산과정과 관련해서는 독자적인 권한이 전혀 없고 사업주로서의 실체도 없습니다. 단지 원청의 결정에 따라 인원선발과 임금지급 등만을 수행하는 하부조직 또는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합니다.
4. 우리 노동법은 직접고용원칙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직접고용원칙’은 사용자가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방지하거나 타인에게 전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사용자책임 회피방지’와 노동의 대가가 제3자에게 착취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중간착취금지’를 천명한 것입니다. 우리 법과 판례는 사용자가 실질적으로는 노동자의 사용자로서 지휘명령을 하고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형식적인 도급계약 등을 통하여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 사용자와 노동자간의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거나 파견관계에 있다고 보아 직접 고용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회 조합원들은 원청과 이미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있으므로 ‘근로자지위확인’을 구하는 청구(주위적 청구)와 불법파견이므로 원청이 ‘직접 고용을 한다는 의사표시’를 하라는 청구(예비적 청구)를 내용으로 하는 소송을 인천지방법원에 접수합니다.
5. 한편 설립 총회 이후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원청 다수의 관리자를 포함하여 2곳의 위장도급 업체는 지회 설립 전후로 노조 가입 여부 확인, 해고 협박, 탈퇴 종용 등 노동 3권을 부정하는 부당노동행위(<별첨 1> 참조)를 대놓고 저질렀습니다. 이후 원청과 위장 도급업체의 부당노동행위와 노골적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지회 조합원의 단결된 힘으로 2월 28일부로 교섭 대표 노조로 선정되었고, 이때부터 원청, 서울커뮤니케이션, 에이치알티씨의 본격적인 ‘노조 깨기’가 시작됩니다.
6. 원청은 (주)만도의 관계사입니다. (주)만도는 지난 2012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노조 파괴 사업장 중 하나입니다. 지회가 설립총회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만도 출신 허◯◯을 인사팀장으로 영입했는데, 이 사람은 과거 만도지부 노조파괴 당시 노무관리 부서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정몽원 만도 회장과 원청 홍석화 대표가 처남매부 지간인 점 역시 눈여겨 볼 대목이기도 합니다.
7. 서울커뮤니케이션은 교섭 창구 단일화 전후로 노조의 교섭 요청 협의에 대해 제대로 응하지 않다가 교섭 전날과 당일 공문(<별첨 2> 참조)을 통해 교섭 방식, 조합원 현황 등을 문제 삼으며 불참했습니다. 한편 에이치알티씨는 교섭 요청에 대해서 단 한 차례도 응답이 없다가 교섭 전 날인 3월 2일 오후 ‘고용 종료 통지서(4월 2일자로 도급계약 종료. <별첨 3> 참조)’를 현장에 배포하였고, 교섭 당일에는 큰 의미가 없다는 내용의 공문(<별첨 4> 참조)만 보내고 불참하였습니다.
8. 노조 탈퇴 종용, 협박, 도급계약 종료, 해고 통보 등 일련의 과정은 이미 여러 사업장에서 확인된 것처럼 원청과 위장도급 회사가 짜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을 때 ‘노조 깨기’ 수법으로 써먹던 방법들입니다.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역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노조 파괴 각본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9. 오늘 소송은 그 동안 빼앗겨 왔던 노동자들의 권리를 되찾는 첫 단계입니다. 이후 법원으로부터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실질적인 사용자라는 것을 인정받는 것 뿐 만 아니라, 그동안 현장에서 버젓이 이루어져 왔던 각 종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파견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하여 시정 조치 및 처벌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
10. 끝으로 귀 사의 노력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고통과 차별을 이겨내고 당당히 지회를 설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당당한 권리찾기 과정이 기사화 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