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발레오 가족 어울림 마당 1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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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라흐노니 작성일10-04-09 09:37 조회20,667회본문
4월 7일(수) 저녁 7시부터 '발레오만도 가족 어울림 마당'이 황성동 발레오 사원 아파트 앞 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어울림 마당에는 발레오 조합원 및 가족 그리고 지역 간부, 시민들이 한데 어울러 졌다.
어울림 마당 시작은 정통연희단 '내드름'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힘 찬 북소리와 함께 타악기들의 흥겨운 무대가 이어졌다.
내드름 공연 후 '발레오만도 직장폐쇄 철회를 위한 경주 비상대책위원회' 이전락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전락 비대위원장은 "모든 상황이 어렵다. 그러나 동지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면 반드시 승리한다"며 이번 싸움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를 주문했다.
계속해서 꼬마숙녀들이 "아빠 힘내세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음악에 맞춰 이쁜 율동 공연이 이어졌다. 중간 중간 실수도 많았지만 우리 아빠들에게 힘을 주는 공연이 아닐수 없었다.
<편지 내용을 그대로 올립니다>
사랑하는 우리 조합원 동지들에게
참으로 애쓰셨습니다.
오늘로 직장폐쇄 51일째.
우리가 이렇게 이 자리에 함께 모이기까지 얼마나 마음고생 몸고생이 크셨나요?
회사측의 ‘막가파 직장폐쇄’로 공장 밖으로 쫒겨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지역에선 우리보고 파업한다 손가락질 하지요. 사람 속도 모르고 그만하면 됐다, 대충 양보하고 들어가라 그럽니다.
회사측에선 걸핏하면 핸드폰 문자협박 날리고, 집으로 편지 보내고, 한번씩 전화걸어 “노동조합 선동질에 휘둘리지 말고, 집에서 꼼짝 말고 있어라...잘못하면 짤린다, 법적 처벌 면치 못한다. 집회 같은데 나대지 말고 집에 있어라..내 너 부르날 있을거다 ” 회유와 협박, 노조집행부와 이간질..그때마다 얼마나 마음을 졸이셨습니까?
어디 그 뿐입니까?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사측의 부름을 받고 나를 등지고 공장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쫒아가서 “너 어떻게 이럴 수 있냐? 지금 들어가면 우리 모두가 다 깨지는 거다..강기봉이는 노동조합을 무너뜨리고 현장을 멋대로 아웃소싱으로 갈기갈기 찢어놓을라 한다. 이대로 들어가면 돈은 좀 얼마간 벌 수 있겠지.. 그런데 우리 목숨 파리 목숨 되는 거다. 그동안 우리가 이뤄왔던 소중한 23년의 자산이 송두리째 날아간다. 그리고.. 우리 아들 딸이 보고 있다. 법도 사람도 없는 저 강기봉이 앞에 굴복하지는 말자! 후회없이 당당하게 싸우자, 그게 우리가 우리 애들에게 최선을 다한 부모모습이다” 답답한 마음에 설득을 하다가 얼르고 달래봅니다. 그러나 그 동지는 잡은 손을 힘없이 놔버리고 돌아서 갑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고, 팔,다리가 잘려나간 듯한 당신의 마음..너무도 잘 압니다.
저희 아줌마들도 하루 하루가 숨이 막힐 것 같습니다. 두 달째 임금은 안 나오지, ‘애들은 미술학원, 수리학원에 가고 싶다, 치킨 먹고 싶다, 고기 집에 가서 고기먹고 싶다. 놀러가고 싶다’ 하루에도 몇 번씩 졸라대는데..전 ‘아빠 공장 들어가면, 아빠 공장 들어가면..’ 그 말 밖에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봄소식을 알려도 아이들 손잡고 맘 놓고 그 꽃을 볼 수 없는 만신창이가 된 우리의 가슴..그래선지 걸핏하면 이유 없는 몸살에 먹는 것 마다 급체로 약을 먹고 있는 우리에게는 정말..하루가 너무도 길고 깁니다.
직장폐쇄 이후로 지금 세 명의 동지가 감옥에 있고, 몇 명은 손배소송이 걸려 있고, 지역의 많은 동지들이 고소고발 되어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구속시키고, 손배를 청구하고, 고소고발을 한답니까? 우리 목숨 줄을 갖고 노는 자가, 밤낮없이 협박질에, 이간질을 일삼고, 우리 가슴을 시퍼렇게 피멍들게 하는 자가 저렇게 날뛰고 있는데..도대체 누가 누구를 벌한답니까?
사랑하는 발레오 동지 여러분!
당신은 저희들에게 너무도 자랑스런 가장입니다.
날마다 기름때 묻은 거친 손 대신, 선전물과 피켓을 들고 당당하게 노동자의 길을 가는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지금 노동조합이 잘났건 못났건 우리가 지켜온 발레오 만도 노동조합은 반드시 지켜내야지요. 비정규직 없는 자랑스런 우리의 역사를 이대로 빼앗길 순 없습니다. 노동조합을 잃는다는 건..노예로 살아가는 것과 같은 것이니까요.
저희들도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목숨걸고 구속각오하고 싸워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저희들 곁에 함께 있어만 주세요. 우리가 똘똘 뭉쳐 이대로 버티고 싸우면..우리는 반드시 노동조합의 이름을 내걸고 일터를 찾는 기적 같은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기적은 그냥 오는 게 아니랍니다. 날마다 기적의 조각들이 모여 기적을 이룬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그 기적을 이루는 하나의 조각이 되겠지요.
우리가 힘들면 회사도, 강기봉이도 그 만큼 힘든 겁니다. 오늘 우리가 다함께 만든 기적의 조각들이 우리가 원하는 기적으로 완성되는 그날..오늘처럼 다시 모여 그때는 승리의 잔치를 한껏 벌여봅시다.^^사랑합니다!
발레오만도 조합원 공장복귀를 위한 가족대책위원회 올림
심금을 울리는 해금과 다체로운 음률을 자랑하는 기타가 어울러져 직장폐쇄로 거리로 쫓겨나 몸과 마음이 지친 조합원과 가족들의 가슴을 울리는 박창근동지와 김은진의 공연이 이어졌다. 박창근동지는 "내 노래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힘이 됐으면 한다"며 편지를 일고 난후 가족들의 마음속 분노와 울분 그리고 서글픈 마음을 달래듯 조용하지만 가족들에게 힘을 주는 노래가 이어졌다.
한편, 발레오 강기봉사장은 이날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불법시위에 참가하는 것은 여러분들의 직장복귀에 대한 진심과 진정성을 의심 받을 수 있는 바 뜻하지 않은 선의의 피해가 없도록 재차 안내 드립니다."라고 또 다시 엄포를 놓았다. 또한 가족어울림 마당이 열리는 발레오 사원 아파트 앞에서 용역을 시켜 켐코더 촬영을 하려했다. 그러나 간부들이 이를 발견하고 막았다. 가족 어울림 마당이 어찌 불법이란 말인가?
강기봉 사장의 이와 같은 행동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어찌 가족어울림 마당에 참석하는 것으로 불이익 처우를 받을 수 있단 말인가? 강사장이 말한 "상식이 통하는 노사관계"가 이런 것인가? 진정 상식의 뜻은 알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강사장 당신이 아는 상식이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