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동지들께 드리는 비정규+투쟁사업장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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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륭전자분회 작성일17-09-02 07:20조회25,1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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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단위투쟁사업장전교조호소문.hwp (18.5K) 6993회 다운로드 DATE : 2017-09-02 12: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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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드리는 편지
전교조 동지들이 비정규직과
함께하는 결정을 내리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비정규직 없는 일터, 정리해고, 노조파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싸워온 노동자들입니다. 8월 23일,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현재 근무 중인 기간제 교원의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결정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교조 교육노동자들은 정권과 자본에 맞선 투쟁에 가장 앞장서서 싸워왔던 노동자들이며, 동시에 우리 투쟁에 가장 열정적으로 연대해왔던 동지들입니다. 교육현장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나아가 전체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함께 싸웠던 동지들을 기억하며, 이 글을 드립니다.
저희와 연대하던 전교조 동지들을 기억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투쟁은 언제나 눈물겨웠습니다. 어느 날에는 길바닥에서 한뎃잠을 청해야 했고, 수 십 미터 고공에 오르는 날도 있었습니다. 단식・점거・농성・오체투지…. 투쟁을 알리고, 사회적 관심을 만들기 위해 고강도 전술을 택하고, 공권력과 구사대에 의해 일터 밖으로 끌려 나가는 날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고통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우리 운동이 만든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었습니다.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최소한의 원칙인 ‘상시업무 정규직전환’, ‘동일노동 동일임금’. 정부, 보수언론은 입을 모아 이 원칙이 무리라고 주장했고, 회사는 이것만 양보하면 임금과 처우개선을 양보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수개월 째 임금을 받지 못해 고통스러워 하는 조합원들이 눈에 밟히는 순간도 있었고, 조금만 양보하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망설임이 들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원칙을 깰 수 없다는 일념으로 투쟁의 깃발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싸웠습니다.
이 시간들을 버틸 수 있었던 또 다른 힘은 많은 이들의 연대였습니다. 특히 전교조 동지들은 우리 투쟁을 본인들의 투쟁처럼 연대하고 함께해줬습니다. 전교조 지역지부 동지들은 우리가 지역에서 마음껏 싸울 수 있는 뒷배가 되어주었습니다. 투쟁기금 마련을 위해 선물세트를 들고 찾아가면, 동지들은 항상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지역에서 진행한 연대집회, 서울에서 진행하는 집중집회에도 가장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셨던 동지들은 전교조 조합원이었습니다. 동지들의 연대는 우리가 투쟁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준 가장 든든한 힘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요청 드립니다.
새정부 들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일정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만든 약속을 지키고, 그 원칙을 지켜나가는 속에서 해답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비정규직 천만시대. 비정규직을 늘리고, 차별을 확산시켜 온 것은 기업이고 정부입니다. 노동자들을 분할하고, 차별을 조장하려는 자들에 맞서 노동자들은 더 똘똘 뭉쳐 싸워야 합니다. 기간제 교사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고, 이 사이의 차별을 조장하는 정부와 교육부에 맞서 우리는 단결을 결의해야 합니다. 함께할 수 있는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차별을 조장해 온 정부와 교육부를 바꾸기 위한 투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기간제 교사 정규직 전환 문제의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첫째,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이 되어야 하고, 동일가치노동은 동일한 처우를 받아야 합니다. 이는 산업과 업종을 막론하고 세계 노동운동 역사에서 굳건히 지켜온 원칙입니다. 산전후 휴가, 병가 등을 대체하는 일시·간헐적 업무가 아니고, 정규직 교사와 다른 업무를 하지 않았다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둘째, 임용고사를 통해 선발하지 않고 기간제교사를 사용한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합니다. 임용고사를 통해 정규직 교원을 채용해야 할 자리를 기간제 교사로 채워 잘못을 저지른 정부는 뒤에 숨어있고, 정규직 교사, 기간제 교사, 임용고사 준비생이 서로 싸우게 만들고 있는 정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임용고사를 보지 않았으니 정당한 경쟁 절차를 거쳐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경쟁의 논리에 찌든 대통령이 당선돼 실력 있고 젊은 교사들로 교육현장을 바꾼다는 명분으로 현직 교원을 상대로 시험을 치러 일부를 해고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전교조 동지들은 임용고시 폐기를 위해 투쟁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경쟁과 효율보다 협동과 평등의 가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참교육의 가치를 지켰던 자랑스러운 기억입니다.
우리는 전교조 동지들이 기간제 교사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우리 운동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싸움을 해나가기를 바랍니다. ‘현행 정규직 전환 방향’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대의원 대회가 아니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연대의 방향을 찾는 대의원대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비정규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기간제 교사 노동자들과 손잡고, 상시지속적 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교조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없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투쟁에 언제나 연대하겠습니다.
2017.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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