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하도급과 불법파견으로 만들어지는 현대차 그룹의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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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와동지기 작성일24-10-16 10:49조회2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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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참사의 원인이었던 다단계 하도급과 불법파견이 현대차 그룹의 최신 전기차 생산공정에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위아 시화지회에 대한 탄압입니다. 관련 기사를 공유하오니, 꼭 읽어봐주시고 주변에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155
[극한 착취, 불법파견 현장 ①]
현대차그룹의 ‘신종’ 무노조 전략
백이현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안산지회장
전기차와 다단계 하도급
기아자동차 오토랜드 광명은 전기차 2종을 생산한다. 준대형 SUV인 EV9과 대중화 모델인 소형 SUV EV3이다. 기아는 신형 전기차 생산을 위해 혁신적인 생산체계를 갖춘 스마트팩토리를 건설했다고 자랑한다.
현실은 이렇다. 기아는 전기차의 모든 부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현대위아 자회사인 모비언트와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모트라스·유니투스가 몇 가지 모듈을 반조립해서 기아로 보낸다.
모비언트와 모트라스·유니투스도 모든 모듈을 생산하지 않는다. 내가 속한 모비언트 안산공장은 전기차에서 엔진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PE모듈(모터·인버터·감속기)과 그 밖의 주요 모듈을 각기 다른 5개 회사(자여·SHB·한일정공·일정프리시모·동서페더럴모굴)에서 공급받아 조립한다.
아이오닉5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동서페더럴모굴은 자동차엔진 피스톤을 만드는 회사다. 본사는 안산에 있다. 지난해부터 현대위아에서 전기차 모듈을 수주해 시화공단에 위치한 모듈 어셈블리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위아시화지회 조합원 33명이 근무했었고, 모두 해고된 지금은 또 다른 노동자 30여명이 근무한다.
그런데 이곳 노동자는 동서페더럴모굴 소속이 아니다. 실제로는 에이쓰리HR이라는 사내하도급업체 소속이었다. 애초 동서페더럴모굴 소속이라며 일을 시작한 노동자는 일종의 ‘취업사기’를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임금과 살인적인 물량, 폭언 등 인권유린에 고통받은 건 덤이다. 그런 그들이 노조를 만들었고 20일 만에 업체 폐업과 전원 해고에 내몰렸다. 이런 행태는 전기차 생산과정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의 배터리팩은 현대모비스 울산 전동화 공장에서 맡고 있지만 실제 생산은 흡차음재를 만들던 NVH코리아에 위탁했다. NVH코리아는 이를 다시 여러 개의 사내하청 업체를 통한 불법파견으로 생산인력을 운용했다. 이곳 노동자도 부당한 현실에 맞서 노조를 결성했지만 극심한 노조탄압에 수년째 고통받고 있다.
사내하청 대신 생산공정 분산
현대자동차그룹은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3위의 자동차업체다. 이런 위상에 걸맞지 않게 전기차 생산공정을 다단계 하도급으로 분산하고 있다. 생산공정을 분산하면 일관된 생산관리와 품질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관리비용과 물류비용까지 발생하게 된다. 그럼에도 왜 전기차 생산공정을 다단계 하도급으로 분산하려 할까.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공정을 모듈화하면서 전국 곳곳에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모듈공장을 짓고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채웠다. 이 결과 인건비를 크게 절감해 막대한 이윤을 거뒀다. 이후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의 모듈공장에 속속 노조가 건설되고 임금과 근로조건이 상승했다. 더 이상 사내하청을 통한 이윤 축적은 어려워졌다.
현대차그룹은 산업전환의 계기를 틈타 다시금 생산공정을 재편하고 있다. 다단계 하도급과 불법파견, 더욱 노골적인 외주화와 분산으로 노조 설립을 원천봉쇄하려는 것이다. 더 많은 이윤을 위해서 말이다.
나쁜 일자리에 절망하는 미래세대
한 젊은 노동자는 동서페더럴모굴에서 일하기 전에 ‘일정프리시모’라는 또 다른 모듈공장에서 일하다가 해고됐다. 열악한 근로조건과 부당한 대우에 항의했다는 이유다. 다단계 하도급과 불법파견으로 인해 나쁜 일자리만 늘어나는 현실이 젊은 세대에게 주는 절망감이 얼마나 클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동서페더럴모굴 전기차 모듈공장에서 해고된 현대위아시화지회 노동자들은 전원 해고라는 노조탄압에 굴하지 않고 불법파견 사업주 처벌과 직접고용 쟁취를 외치며 투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적 위상에 걸맞게 시대착오적인 무노조 전략을 버려야 한다. 다단계 하도급과 불법파견을 통해 이윤을 축적하고 노조 없는 현장을 만들겠다는 정책은 노동자의 끊임없는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