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산 불법파견 대법 승소
20년 넘게 계속되는 현대자동차그룹 불법파견 범죄행위 끝내야

대법원은 31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 대한 불법파견 판결을 내렸다.

아산공장 도어, 부스터 공정을 담당한 13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는 2015년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해당 공정은 위장하도급에 불과한 불법파견 범죄행위라고 최종 판단한 것이다.(대법원 2020다219485) 그러나 잇단 시정명령과 법원 판결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은 시정은커녕 반성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범죄행위를 덮으려는 재벌의 오만함을 계속 보여왔다.

불법파견 범죄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대응은 범죄 은폐, 중간착취 강화의 연속이었다. 첫째, 행정관청인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시정명령은 모두 묵살하고 소송이 시작되면 김앤장 등을 선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소송을 의도적으로 지연했다. 그 결과 2010년 현대차 울산공장 조립라인에 대한 대법 불법파견 판결 이후에도 후속 소송은 대법 확정판결까지 10년 이상 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시간을 최대한 끌면서 소송 포기를 유도했고 기회를 틈타 갖은 노동탄압을 자행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 시간은 피가 말리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투쟁을 벌였고, 이에 현대차는 ‘소송 포기와 부제소 동의를 전제로 한 경력직 특별채용’이라는 꼼수를 벌였다. 불법파견 범죄행위를 덮으려는 술수였다.

둘째, 대법의 불법파견 판결이 잇따랐으나 현대차그룹은 공정과 업무의 정규직화를 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한 개별 노동자에 대한 판결 이행만 거듭했다. 개인이 대법까지 판결을 받기 전에는 사측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 것이다. 소송해봤자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익이 없으니 사측 방침에 따르라는 암묵적 강요다. 오늘 판결 난 공정 역시 2022년에도 이미 불법파견 대법 판단을 받았다. 공정에 대한 불법파견 판단을 내렸으면 사측은 개인이 아닌 해당 공정을 정규직화하는 게 상식이다.

셋째, 최근 들어 불법파견 리스크 해소라는 명목으로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이 있다. 대법에서 불법파견 판단이 잇따르는 소위 1차 하청업체는 인소싱 혹은 자회사로 전환하고, 2~3차 하청구조 중심으로 중간착취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불법파견 판결이 난 울산공장 1차 업체 이수기업을 지난 1일부로 폐업시켜 집단해고를 단행했다. 이에 이수기업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 중이다. 그룹사인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등도 불법파견 해소를 정규직화 직접고용으로 풀지 않고 부제소 동의를 전제로 한 자회사 밀어붙이기에만 혈안인 상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을 위시한 자본의 연합체인 한국경제인협회, 경총 등 재계는 불법파견을 합법화하는 법을 만들라고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중간착취 범죄를 합법화해 간접고용, 특수고용, 사내하청을 써야 한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자본과 한 몸인 윤석열 정권은 대법 불법파견 판결 취지에 따르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두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하며 이에 화답하고 있다.

불법파견을 합법화하겠다는 자본의 의도는 중간착취, 비정규직 착취를 더 강화하겠다는 선전포고다. 20년 넘게 불법파견 범죄행위를 거듭하고 있지만, 노동 탄압과 부제소 동의로 범죄행위를 은폐하려는 현대차그룹은 각성하라. 금속노조는 투쟁으로 비정규직 없는 공장, 비정규직 없는 세상, 모든 차별의 철폐, 노동기본권 보장을 쟁취할 것이다.

2024년 10월 31일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