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걸렸다 표적해고, 들통났다 노조탄압”
HD현대삼호 원하청 사업주의 하청노조 간부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전남지방노동위원회도 인정했다.
HD현대삼호는 하청노조 간부를 복직시키고 하청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HD현대삼호(옛, 현대삼호중공업) 원・하청 사업주의 사내하청노조 간부 불법 해고와 노조탄압이 확인됐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는 하청업체 갈이를 통한 하청노조 간부 표적 해고와 사내출입 노조활동 제한 등을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전남조선하청지회 최민수 지회장과 배준식 부지회장(이하 하청노조 간부 또는 두 사람)은 조선소 근무경력 20년과 11년의 숙련공으로 HD현대삼호 사내하청업체인 신안산업 소속의 선체 도장전처리 파워공이었다. 2022년 현대삼호에서 5개 사내하청업체 파워공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작업거부 투쟁을 이끌었던 핵심 노조간부였다.
 
그런데 조선산업이 초호황기이고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현대삼호에서 하청업체인 신안산업이 적자누적을 내세워 2024년 5월 31일부로 폐업했다. 새로운 하청업체인 HS이레가 2024년 6월 1일 신안산업 소속 노동자를 고용승계했다. 통상적으로 하청업체를 바꾸면 모두 고용승계 했지만 두 사람만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해고했다. 원청인 현대삼호는 해고를 이유로 두 사람을 “비종사 근로자”라며 노조활동을 위한 사내출입을 8회로 제한하는 등 하청노조 활동을 방해했다. 금속노조와 두 사람은 원청 현대삼호와 하청업체 HS이레 사측을 대상으로 8월 19일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접수했다. 지노위는 10월 15일 심문회의를 열고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다. 지노위 판정서는 11월 15일 받았다.

전남지노위는 이 사건(전남2024부해644부노54, 55병합 에이치디현대삼호 주식회사 및 에이치에스이레 주식회사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판정서에서 “현대삼호 하청업체 HS이레가 6월 1일 이 사건 노동자에게 행한 고용승계 거부가 부당해고이자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노조법 81조 위반)”라고 판정했다.

지노위는  “HS이레가 고용승계를 거부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용승계 기대권”을 인정했다. 사내하청업체 변경시 통상적으로 고용승계해 온 점, 두 사람도 2018년과 2019년부터 “현대삼호의 사내하청업체에서 근무하며 하청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고용승계 되어, 단절 없이 근무”한 점, 고용승계 거부 사유로 든 면접태도 불량에 대한 증거는 없고, 오히려 “원청의 압박이 너무 심하다”며 고용승계 배제에 대한 양해를 구한다는 취지의 발언만 확인된 점, “고용승계 거부 이후 추가 채용이 있었다”는 점도 판단근거로 제시했다.

지노위는 HS이레 사용자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고용승계 거부 사유(면접태도 불량)와 달리 정당한 노조활동을 이유로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 또 노조 핵심 간부의 “고용승계 거부가 사내하청노동자들로 하여금 노조활동을 수행하는 경우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나 불안감을 조성하여 노조활동을 위축시킴으로써 조합의 운영 및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지노위는 원청인 HD현대삼호가 하청노조 지회장과 부지회장의 “사내 노조활동을 월 8회로 제한하고 출입을 저지한 것도 노조활동 방해행위에 따른 지배, 개입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  HD현대삼호는 불법 해고된 하청노조 지회장과 부지회장을 ‘비종사 조합원’으로 간주하고 사업장 출입 횟수를 제한했다. 전남지노위는 이를 “노동조합에 실질적인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단결권을 침해하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후 출입을 제한하지 말 것을” 판정했다. 원청이 하청노조의 활동을 불법적으로 방해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2021년 1월 신설된 노동조합법 5조 3항에 의해 불법해고된 하청노조 지회장과 부지회장은 ‘종사조합원’의 지위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HD현대삼호는 법위에 군림하듯 하청노조의 당연한 권리인 사내노조활동을 막아왔다. 지노위는 법조차 무시하는 HD현대삼호의 행위를 염려하듯 “장래에 걸쳐 반복하여 행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우므로 … 사업장 출입 저지 및 제한 행위의 부당노동행위 여부에 관하여 확인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HD현대삼호 사내협력사협의회는 하청노조 지회장과 부지회장이 불법 해고된 직후인 6월 11일 <위법한 “채용강요” 즉시 중단 촉구서>를 배포하며 하청노조의 주장을 “불법채용 강요, 명예훼손, 업무방해”로 몰아갔다. 정당한 하청노조 활동을 불법집회, 불법시위로 매도했다. 심지어 현대삼호 원하청 사용자는 ‘건조물침입, 명예훼손, 업무방해, 채용강요’로 형사고소까지 했다. 적반하장이다. 도대체 누가 ‘불법’을 자행했으며 누가 명예를 훼손했는가? 입이 있다면 답해보라!

지노위가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했지만 HD현대삼호의 하청노조활동 방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노위 판정서가 도착하여 법적 효력이 발생한 11월 15일(금) 오후 노조 활동을 위해 사내출입을 하려고 했던 하청노조 간부 중 2명은 ‘비종사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했다. 지노위 판정에 따라 지회장과 부지회장은 출입을 허용하겠지만 ‘비종사 조합원’인 사무장과 사무차장은 ‘월 8회 사내출입’이 초과했다는 이유였다. 사내노조활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송차량의 출입도 막혔다.

HD현대삼호는 역시나 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 노조법은 비종사조합원도 ‘효율적인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조법 그 어디에도 ‘월 8회 사내출입’이라는 문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명백히 불법이 인정된 그동안의 노조탄압에도 HD현대삼호는 반성과 사과는커녕 또 다른 법적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 정당한 노조활동을 계속해서 방해한다면 하청노조도 피할 생각이 없으며 그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

더는 하청업체 형식적 폐업과 업체갈이를 통한 하청노동자 고용불안과 하청노조 활동 방해는 없어야 한다. HD현대삼호 원하청 사용자의 불법해고와 불법적인 노조활동 방해 행위가 전남지노위로부터 확인된 지금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하청노조 지회장과 부지회장을 불법해고한 HS이레는 원직복직 당장 이행하라!
하나. HD현대삼호는 하청노조활동 방해행위 중단하고 하청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하나. HD현대삼호 원하청 사측은 적반하장 형사고소를 취하하고 즉각 사과하라!

2024. 11. 18.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 전남조선하청지회 / 현대삼호중공업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