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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A/S 집회소식 2] 앵벌이가 아니라 엔지니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부산양산지부 작성일13-08-09 04:58 조회1,626회

본문

 

사진찍고 글쓴이 : 유장현(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교육선전부장) 

 

삼성의 특별한 날, 8월 7일 저녁 부산 서면 중심가

“앵벌이가 아니라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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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7일은 ‘삼성공화국’의 특별한 날이었다.

“노조는 절대 안된다”던 삼성공화국 창업자 이병철회장의 유언이 무참히 깨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저녁 7시 30분 부산의 최고번화가인 서면 쥬디스 태화백화점앞에서 시작 예정이었던 ‘무노조경영 삼성규탄, 노조파괴공작 분쇄, 근로기준법 준수 촉구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산양산 조합원 총궐기 촛불문화제’가 늦어지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문화제 제목이 좀 길기는 하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직접 참석하는 삼성공화국 최초의 역사적인 거리집회인데 7시30분이 되어도 몇 명만 뜨문뜨문 보인다.

 

안면이 있는 부산진경찰서 정보형사가 넌지시 내게 다가와 인사를 청한다.

"공무원 퇴근시간이 오후 6신데 퇴근안하고 웬일이요?“라고 비꼬아 물었다.

정보형사 왈 “사람이 적어서 촛불같이 들어야지요”라며 사람속을 확 뒤집는다.

“그라모 내가 촛불 줄테니 들어보소”라며 촛불상자에서 초를 꺼내자 쏜살같이 도망친다.

 

사회자가 7시 50분경 거리곳곳에 흩어져 있던 촛불문화제 참석대오를 모으자 이내 100여명이 모여들었다.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 50여명,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간부들과 민주노총부산본부 간부 50여명. 그정도면 촛불문화제를 시작해도 될 만큼은 되는 것 같다. 원래 계획은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 100명, 다른 노조간부 50명해서 모두 150여명정도를 예상했다.

 

 

촛불문화제 주최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금속노조부산양산지부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로 표기되었다. 그러나 내용적 의미는 삼성노동자들이 역사적 최초로 거리집회에 직접 참석하고, 연설하고, 비정규직의 부당한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노동자 단결의 의미를 스스로 확인하는 자리였다. 삼성노동자의 숫자가 조금 적게 보였다.

 

아내와 자녀를 보고 피울음…

곽형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이 첫 마이크를 잡았다.

"2013년 지금 최저임금도 보장해 주지 않고 근로기준법조차 지켜주지 않는 회사가 자칭 초일류, 글로벌을 외치는 삼성전자입니다. 거기에 우리가 분노한 것입니다. 밤늦은 시간 밥도 챙겨먹지 못하고 온몸이 땀으로 젖어 초주검이 된 채 집으로 돌아와 곤하게 자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를 보고 피울음을 토해야만 했던 저희 직원들입니다. 이젠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내 사랑하는 가정을 이제 지키고 싶다고 외치는 게 죄란 말입니까?"

곽 부지회장은 삼성의 변화를 염원했다. 그는 정부를 향한 바람도 함께 전했다. 그는 "이 나라는 비정규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고, 이 비정규직 문제는 국민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삼성전자서비스 직원들의 위장도급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만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삼성눈치본다꼬 적게 올까’는 기우였다

시간이 지나가자 뒤늦게 일을 마친 삼성노동자들이 꾸역꾸역 모여들어 집회대오는 150명에 달했다. 삼성노동자들은 얼추봐도 100명은 되어보인다. ‘삼성눈치본다꼬 적게 올까“하는 마음은 기우였다.

“위장도급 박살내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집회가 진행될수록 사회자 선창에 따라외치는 삼성노동자들의 처절하면서도 듬직한 구호가 서면 중심가에 울려퍼진다.

 

“박근혜는 삼성에 쫄지마라”

“삼성의 무노조 경영, 여러분들이 깼다. 박근혜는 삼성에 쫄지말고 불법파견 조사해서 처벌해라”며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의 처절한 외침을 거들고 나섰다.

“8월 24일 삼성 서울본사에 상경투쟁간다”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은 “내 눈이 흙이 들어가기전에는 노조가 안된다던 분이 돌아가셨으니, 이제는 노조를 인정해라”며 삼성의 무노조경영을 비꼬았다. 그리고 ”금속노조는 8월 24일 삼성본사앞에서 전국적인 대규모 상경투쟁을 벌인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 서비스노동자들을 적극 지원할 뜻을 밝혔다. 삼성노동자들은 우뢰와같은 박수를 퍼부었다.

 

 

길거리 콘서트 … 감동과 흥분

촛불 문화제답게 가수가 등장했다. 김자연 가수는 반주음악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기타를 들고 나왔다. 김자연 가수는 올해초 한진중공업 최강서열사 투쟁때 거의 매일밤 영도천막을 들렀다. 노래도 부른 노동자의 친구겸 가수다.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 박수치면서 아시는 분 함께 불러봅시다”며 첫곡으로 ‘흔들리지 않게’를 불러 제낀다.

“와서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물가에 심은 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않게....”

삼성노동자들은 손벽을 치고 어깨를 흔들며 신나게 호응을 한다.

 

 

두 번째 곡은 한 대수의 ‘행복의 나라로’.

‘행복의 나라로 가자’는 가수의 열창에 무심히지나가던 시민들도 ‘웬 길거리 콘서트?’하는 표정으로 유심히 지켜본다.

삼성노동자들의 호응이 뜨겁자 앵콜도 없는데 가수가 먼저 나서서 “한곡 더해도 됩니까”라고 내지르자 “예” 하는 합창과 박수가 터져 나온다.

 

세 번째 노래는 김광석의 ‘일어나’.

“검은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길거리 콘서트 세 번째곡이 기타반주를 타고 흐르자, 삼성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이 같이 따라 흐른다. 후렴대목인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해보는 거야”에 이르러서는 삼성노동자들의 목청이 터지고 손뼉소리가 서면번화가를 제압할 기세다.

길거리 콘서트로 달아오른 삼성노동자들의 외침은 그 절정을 향해 간다

 

“연설해본적도 없고, 쪽팔리지만 각센터 분회장들 빨리 뛰어나오소” 사회자가 선언했다.

대오에서 몇 명이 슬금 슬금 자리에서 일어나 길거리 무대쪽으로 나온다.

4명. 뒤늦게 1명이 합류했다. 삼성노동자들의 환호와 박수소리도 절정을 향해간다.

 

“처음하는 거라 조합원들한테도 쪽팔리고 시민들한테도 쪽팔리지만 우짜겠능교. 하고싶은 이야기 한마디씩 해보소”하며 사회자가 마이크를 건넨다.

 

 

앵벌이가 아니라 엔지니어

해운대센터 윤연일 분회장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는 앵벌이가 아닙다. 삼성이 이렇게 만든거다. 삼성유니폼입고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고 그렇게 생각했다.”

길거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내지르는 삼성노동자의 첫소리가 ‘앵벌이가 아니라 엔지니어’라는 처절한 소원이었다.

“작년에 근로시간 연장되고 피로가 엄청 몰려왔다. 작년에 참았다. 올해 앵벌이시키려고 LCD, LED 수당금 낮추었다. 안할려고 했지만 울며겨자 먹기로 했다. 올해 물놀이도 못가고 한탄했다.”

“삼성체불임금 지급해야한다”

“앵벌이 안될려고 이 자리에 섰다”

휴일도 휴가도 없는 '삼성맨‘의 호소가 부산의 제일 번화가에서 울려퍼진다.

 

지금 이상태로는 서비스 비젼없다

차석호 부산진센터 분회장이 두 번째 마이크를 잡았다.

 

 

“서비스 11년 했다. 갈수록 더 힘들다. 예전보다 2배더 일해도 예전처럼 돈벌이가 안된다.” “수리현장에 가면 무조건 빨리빨리다. 삼성이 그렇게 만든다.‘

“ 산재도 잘 안해준다.”

“그만둘 각오하고 노조한다. 지금 이상태로 서비스하면 비젼없다. 더나은 근로조건위해 이 자리에 섰다.”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노조한단다. 기존 노조간부의 용어인 ‘결사투쟁’의 의지가 묻어났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다

세 번째 . 임채광 서부산센터 분회장

 

 

“긍지를 가지고 일해라 했다. 여름에는 일주일에 100시간씩 강행군이다. 우리는 수입이 줄고 삼성은 비대해졌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다.”

“이제 눈떴다. 회사가 협박해올거다. 작은거 신경쓰면 큰거 잃는다. 지금의 결의와 각오로 당당하게 이겨나가자”

삼성의 노조탈퇴 공작과 협박을 알고 있는듯 흔들리지 말자는 당부를 한다.

 

모여서 떠들면 뭔가 이루어진다

네 번째. 신용길 광안센터 분회장

 

 

“모여서 떠들면 뭔가 이루어진다. 우리가 모인 것이 역사상 처음이다. 주눅들지 말자. 시간이 걸리더라도 분명히 변화가 온다.”

차분회장의 목소리는 ‘질긴 놈이 이긴다’는 노조 명언 같다.

 

부인은 사진찍고, 딸은 박수치고

다섯 번째. 동래센터 박종태 대의원.

“가족과 함께왔다. 10년뒤 우리딸이 사회인이 되었을때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당당하게 일했다고 꼭 기억시켜주고 싶다”

부인과 딸은 대오중간쯤 옆 벤치에 앉아 있었다. 부인은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신랑 마이크잡은 모습을 찍기에 바쁘고, 딸아이는 아빠가 말할때마다 박수를 쳐댄다.

삼성노동자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를 쏟아냈다.

 

정면도전 … “우리가 나섰다, 삼성재벌 각오하라”

 

 

다섯 대표자들의 구호선창으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삼성재벌에 정면도전을 선언했다.

“우리가 나섰다, 삼성재벌 각오하라” “민주노조사수 투쟁, 결사투쟁”

밤 9시 20분, 삼성노동자들의 첫거리 집회는 감격과 흥분, 삼성재벌에 대한 도전선언으로 끝났다.

촛불문화제를 마친 삼성노동자들은 근처 막걸리집에서 첫집회의 감동을 나누며 밤새도록 부산경제에 기여했다는 후문이다.<끝>

 

☞ 촛불문화제에서 같이 불렀던 노래

 

흔들리지 않게

- 작자 미상

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물가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물가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않게 우리 단결해

흔들리지 않게 우리 단결해

물가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물가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행복의 나라로

- 한대수 작사․작곡․노래

장막을 걷어라 나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더 보자

창문을 열어라 춤추는 산들바람을 한번 또 느껴보자

 

가벼운 풀밭위로 나를 걷게 해주세

봄과 새들의 소리 듣고 싶소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 줘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접어드는 초저녁 누워 공상에 들어 생각에 도취했소

벽의 작은 창가로 흘러드는 산뜻한 노는 아이들 소리

 

아 나는 살겠소 태양만 비친다면

밤과 하늘과 바람 안에서

 

비와 천둥의 소리 이겨 춤을 추겠네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고개 숙인 그대여 눈을 떠봐요 귀도 또 기울여요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 느낄 수 없이 밤과 낮 구별 없이

 

고개 들고 들어요 손에 손을 잡고서

청춘과 유혹의 뒷장 넘기며

 

광야는 넓어요 하늘은 또 푸러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일어나

- 김광석 작사․자곡․노래

검은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 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한번 해보는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끝이없는 날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인정함이 많을수록 새로움은 점점 더 멀어지고

그저 왔다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매일 흔들리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해보는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있는걸

아름다운 꽃일 수록 빨리 시들어 가고

햇살이 비추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 처럼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