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비정규직 해고 후 신차 물량 사외로 빼돌리려는 회사 규탄

10기 24호 | 발행인 김현석 | 발행일 2019.12.24.

대한솔루션광주지회는 23일 광주공장에서 "파업 출정식 및 1차 결의대회" 진행 후 공장 로비에서 "외주화 저지, 정규직화 및 고용안정 쟁취"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결의대회엔 지역의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연대 온 노동자들까지 150여명이 모여 회사를 규탄했다.

작년 12월 대한솔루션 광주공장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금속노조에 가입하자, 회사는 생산공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계속 사용하기 위해 몇 가지 꼼수를 부렸다.

• 비정규직 업체를 "주식회사 제이엔"에서 "주식회사 제이엔디"로 바꿨다.
• 비정규직을 모두 상시 야간조로 편성했다. 기존엔 상시 야간조와 주야간 교대조가 모두 있었다. (정규직은 일주일씩 주간조와 야간조로 교대)
• 아르바이트를 모두 내보내고 비정규직 10명을 새로 채용했다. 지금까지 3년여간 계속 일해온 9명을 포함하면 19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다.

발언중인 대한솔루션광주지회 정완기 대의원 (비정규직)

지난 5월 말, 비정규직 7명이 먼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생산공정의 비정규직 사용은 위법"하므로 이를 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8월 26일 비정규직 19명이 전원 금속노조에 가입했고, 9월에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1사 1조직으로 대한솔루션광주지회로 편제) 그리고 10월부터 12월 초까지 9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비정규직 업체는 12월 31일부로 계약이 만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교섭에서 비정규직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비정규직이 모두 해고된다.

심지어 회사는 비정규직이 일하던 "신차용 부품 제조 공정" 설비를 내보내 외부 회사에서 생산, 납품받으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신차 셀토스용 부품 외주화)

이날 조합원들은 결의대회 마무리 후 공장 로비 한켠에 농성장을 설치했다. 그리고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생애 첫 파업"이었다. 조합원들은 회사가 비정규직 고용을 보장하고 외주화 계획을 중단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합원들은 "전혀 두렵지 않다." "오히려 설렌다." "어차피 끝장을 봐야 한다면 끝까지 싸우겠다."며 "투쟁!"을 외쳤다. 한 조합원은 "매년 크리스마스를 외롭게 보냈다. 이번에 회사가 여럿이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며 모두에게 큰 웃음을 줬다.

공장 로비 안 농성장은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지킨다.

매일 오후 7시 농성장에서 전 조합원 약식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12월 26일(목) 오후 5시 대한솔루션광주지회 2차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솔루션광주공장은 "광주 광산구 원두로 8"에 있다.

 

대한솔루션은 자동차의 소음방지용 부품인 헤드라이너(차량 내부에서 머리 윗 부분)와 인슐레이터(흡음재,방음재)를 제작해 완성차 4사에 납품한다. 국내 5개, 미국 4개, 멕시코에 1개 공장이 있다. 정규직은 일주일 단위로 교대조가 바뀌고 주간조는 8시부터 17시까지(잔업시 19시까지), 야간조는 20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잔업시 7시까지) 근무한다. 광주공장의 비정규직은 야간조 고정으로 근무중이다. 비정규직이 제조하는 헤드라이너 모듈은 부직포 등을 압착 성형한 헤드라이너에 실내등과 전선 등을 부착한 부품을 말한다. 이를 납품받은 기아차 광주공장의 셀토스 완성차 공정에서 차량 내부 윗부분에 장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