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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양우권 열사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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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광주전남 작성일15-05-11 07:46 조회1,2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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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기업 포스코.이지테크 규탄! 비정규직 철폐!”
故양우권 노동열사 정신계승 및 투쟁선포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포스코와 이지테크는 열사의 죽음에 사죄하라

어제 故양우권 노동열사는 원청 포스코와 사내하청 이지테크가 자행한 노조말살 기도에 죽음으로 항거했다. 열사의 죽음은 무노조 정책, 노조말살 기업 포스코와 박 대통령 동생 박지만 회장의 이지테크에 의한 타살이다. 포스코와 이지테크는 열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 

어제 오전 7시 30분경 양우권 열사는 자택 근처의 야산 산책로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열사는 작년 5월 부당해고 3년만에 복직했으나 회사는 탄압을 멈추지 않았다. 열사는 “화장해서 제철소 1문 앞에 뿌려”주면 “내가 일했던 곳 그렇게 가고 싶었던 곳”에 들어가보겠다는 말과 함께,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해달라는 말을 유서에 남겼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내하청업체인 이지테크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는 이지그룹 계열사이다. 양우권 분회장은 ’06년 지회 설립 이후 계속된 노조탄압으로 조합원이 모두 탈퇴했음에도 노동조합을 포기하지 않았다. 회사는 감봉, 3개월 17일간의 무기한 대기발령, 두 차례 해고(’11.4.15, ’11.12.28), 두 차례 정직(’11.2.9, ’15.5.1~현재), 1년간 CCTV카메라로 감시하며 책상 앞 대기명령(’14.5.23 ~ ’15.4.30), 집단 따돌림 지시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온갖 탄압을 자행해왔다.

열사는 1998년 이지테크에 입사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산화철 폐기물 포장 업무를 해왔다. 열사는 2011년 4월 15일 부당해고(당연퇴직 처분) 당한 후 순천지법(’11.11.10), 광주고법(’12.8.17), 대법원(’12.11.30)에서 모두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지테크는 순천지법 부당해고 판결 이후 복직 대신 2차 부당해고(’11.12.28, 징계해고)를 했다. 이 또한 순천지법(’13.5.9), 광주고법(’14.2.11)에서 모두 부당해고로 판결되어, 사측은 결국 대법원 상고를 취하했다(’14.5.20). 이후 복직(’14.5.23)을 통보했지만, 현장으로 복직시키는 대신, 광양제철소 밖에 있는 사무실의 책상 앞에 대기시켜놓고 올해 5월 1일 2차 정직 처분 때까지 약 1년간 CCTV로 감시하며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았다.

열사는 사측의 탄압으로 인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수면 장애와 심리적 불안을 겪으며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 이런 와중에도 열사는 포스코센터, 국회, 청와대 상경 1인 시위, 광양제철소 주변 선전, 5월 9일 이지그룹 체육대회 앞 “노조탄압 중단”, “사내하청노동자 정규직화” 선전 등을 하며 투쟁을 포기하지 않았다.

열사는 조합원들에게 “지회장을 위시하여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하십시오. 멀리서 하늘에서 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화장하여 제철소 1문앞에 뿌려 주십시오.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내가 일했던 곳 그렇게 가고싶었던 곳 날아서 철조망을 넘어 들어가 볼렵니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또한 박지만 이지그룹 회장에게 “당신은 기업가로서의 최소한의 갖추어야 할 기본조차 없는 사람이요” “지금 당신의 회사 현장에서는 당신의 자식들과도 같은 수많은 노동자들이 박봉에도 불구하고 그 뜨거운 로스터 주위에서 위험한 유독물을 취급하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또 그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소” “진정 인간다운 기업가다운 경영인이 되어 주시요”라는 말을 남겼다.

포스코와 사내하청업체의 노조탄압은 이지테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금속노조가 있는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성광기업의 경우 지난 4월20일 기업노조를 설립했다. 복수노조 설립으로 교섭권을 박탈하여 금속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이다. 또한 사내하청업체 덕산에는 교섭위원 활동으로 해고된 금속노조 해고자 6명이 있다. 이 모든 노조탄압의 배후에 원하청을 막론하고 무노조, 노조말살 정책을 추진하는 포스코가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살인기업 포스코.이지테크 규탄! 비정규직 철폐! 故 양우권 노동열사 투쟁대책위’는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노동탄압으로 인한 죽음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죄 ▲노동탄압 중단 및 재발 방지 약속 ▲불법파견 중단 및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 및 유가족 배상을 요구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15.5.11.
살인기업 포스코.이지테크 규탄! 비정규직 철폐!
故 양우권 노동열사 투쟁대책위원회




[유서] 조합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

민주노총 그리고 금속노조 조합원동지 여러분 용기잃지 마시고 힘내어 가열차게 투쟁하여 저 간악한 정권과 자본을 무너떠리고 꼭 승리하십시오. 강력한 연대와 단결로 투쟁하는 것 만이 노동자들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는 길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노동자 세상을 만들어. 우리 자녀들 그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줍시다. 그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사명입니다.
포스코 사내하청 지회 양동운 지회장. 그리고 동지 여러분 소수의 조합원 이라도. 정예의 조합원들 아닙니까.
제가 바라는 것은 아시다시피 양동운 지회장을 위시하여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문제 꼭 승리하십시오
멀리서 하늘에서 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화장하여 제철소 1문앞에 뿌려 주십시오.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내가 일했던곳 그렇게 가고싶었던곳. 날아서 철조망을 넘어 들어가 볼렵니다.




[유서] 박지만에게

한마디로 당신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될 사람이었소. 당신은 기업가로서의 최소한의 갖추어야 할 기본조차 없는 사람이요.
당신이 기업을 아시오? 당신이 일해서 그 어마어마한 재산을 모았소. 천만의 말씀올시다. 당신은 EG그룹의 노동자들이 없었으면 예전같이 양아치 신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요
그들의 피나는 노력과 땀의 결실이 없었으면 지금의 당신은 없소.
당신의 젊었을때부터 지금까지의 추악하고 더러운 악행 내가 모르는줄 아시오. 당신에 관련된 책들 많이 읽었소. 그리고 당신에 대한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들 이 두귀로 다 들었고, 듣고있소. 천벌받아 마땅할 것이요.
지금 당신의 회사 현장에서는 당신의 자식들과도 같은 수 많은 노동자들이 박봉에도 불구하고 그 뜨거운 Roaster 주위에서 위험한 유독물을 취급하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또 그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평한마디 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소.
당신은 그것을 알기나 하시오. 자식들 같은 직원들이 땀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을때. 당신은 호의호식하며 지냈을 것이요. 이제라도 늦지 않소. 권력 옆에서 기웃거리지 말고 제발 당신의 자리로 돌아와서. 진정 인간다운. 기업가다운 경영인이 되어 주시오. 훗날 후회하지 않으려면 말이요. 내가 하늘에서 두눈 부릅뜨고 내려다 볼 것이요.





양우권 노동열사 유족 기자회견문

아버지가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꿈만 같고 믿기지 않습니다. 저는 포스코에서 사내하청노동자로 성실하게 일하시던, 회사에서 그 어떤 모진 일들을 당해도 꿋꿋이 사랑하는 동료들과 일터를 지키시려 했던 사랑하는 아버지의 아들 양효성입니다. 곧 아버지의 생신이 돌아오는데 아버지는 곁에 없다는 게, 아버지 없이 아버지 생신을 맞이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아버지께서는 평소에 ‘정직’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셨습니다. 오죽하면 저희 집 가훈이 ‘정직’입니다. 딱딱하다고 누군가는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누구보다 아버지의 그런 강직한 성품을 많이 배우고 싶었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면 내가 피해를 보게더라도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고 부당하다고 말하고 고쳐나가는 분이셨습니다.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되는 게 아니라 동료들과 지인들을 무척 챙기고 사랑하셨습니다. 또 회사의 너무나 모진 탄압에 떠나다는 동료들조차도 미워하는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사정들도 있는거라고 언젠간 다시 같이 해야지..하며 따뜻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도 같은 업체인 이지테크에서 8년7개월 동안 기숙사에서 직원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일을 하셨습니다. 고된 일을 버티는 힘은 그나마 따뜻한 밥한끼라는 생각에 열정으로 근무하셨습니다. 그러나 포스코 이지테크는 근무시간이 하루에 2시간이 안 된다는 이유로 주변동료들에게 강제 싸인을 시켜 그것을 증거라고 주장하며 퇴사할 때 퇴직금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9년여를 열정을 다해 근무한 직장에서 그렇게 쫓겨나듯 퇴사하면서 받은 마음의 상처와 고통이 채 가시지도 전에 새 출발하고 잘 살아보자고 시작한 가게에까지 찾아와서 퇴직금 다시 주고 아버지도 복직시켜 줄테니 아버지를 노동조합에서 탈퇴시키라는 협박을 하고 돌아가곤 했습니다. 심지어 어떻게 연락처를 알았는지 어머니 지인들에게까지 연락을 해서 노동조합 탈퇴하게 만들어달라는 협박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노동조합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는 일거수일투족 가족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어왔고 누구보다 아버지가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물론 사과한마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일하는 기간 동안 해고를 2번이나 당했습니다. 제일 상위 법원인 대법원에서까지 부당한 해고라는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일할 때 조끼도 못 입게 하고, 조합원이라고 왕따는 기본이고, 회사가 일부러 현장사원을 사무실에 앉혀놓고 일을 시키지 않았으면서 대표이사가 찾아와서 비싼 월급 받아가면서 일하지 않는다고 타박하였습니다. 회사 관리자라는 사람들에게 더러운 냄새나서 같이 일 못하겠다는 모욕적인 말을 항상 들어야했고, 부당한 대우에 대해 시정하라고 요구하면 말대꾸한다고 감봉까지 당했습니다. 얼마나 정신적인 고통과 스트레스가 심하셨는지, 밤마다 악몽을 꾸면서 회사 사람들에게 쫓기는 내용의 잠꼬대를 가족들이 몇 번이나 들으며 밤잠을 설쳤나 모르겠습니다.
바로 엊그제는 이지테크에서 진행한 체육대회 행사에 회사의 부당한 행동들을 알리기 위해 아버지께서 동료들과 가셨습니다. 대표이사가 연락이 와서 이번에 그거하러 같이오면 반드시 징계하겠다고 협박을 해서 아버지께서 무척 힘들어하셨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2박3일을 이야기해도 시간이 너무나 부족할 정도로 아버지께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정신적으로까지 너무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포스코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함께하는 동료들은 또 얼마나 힘드실지 차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약을 복용해야 잠이 드시고,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해서 치료를 받는 아버지를 보며 참담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아버지께서 떠나신 뒤에 알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 봄바람이 따뜻하게 불고 여름의 열기까지 느껴지는 훈훈한 날씨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차가운 몸으로 누워계십니다. 아버지가 너무나 보고싶습니다. 가족들에게 미안해하면서도 따뜻하셨던 아버지의 손길과 체온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아버지의 바램은 하나였습니다.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랬습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다시는 동료들이 노동조합을 한다는 이유로 탄압받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면 일한만큼 배부르진 않아도 동료들이 배고프게 살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가고 난 뒤. 사실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또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고민합니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남긴 뜻을 우리가 끝까지 지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아버지께서 선택했던 그 길이 가족들을 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 좋은 세상에 살게 하기 위한 희생과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포스코에게 요청합니다. 이지테크에게 요구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던 아버지께서 편히 갈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열심히 바보처럼 일만할 때는 가족이라 해놓고, 동료들을 사랑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해서 노동조합활동으로 부당한 것을 시정하라고 요구하면 해고, 징계, 협박, 왕따, 인격모독을 끊임없이 행하고 탄압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아버지의 동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함께해주신 동료, 지역분들, 금속노조분들게 감사드립니다. 꼭 진심어린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사과를 받을때까지 함께 투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5.05.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