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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삼성멍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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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기지부 작성일14-02-18 02:22 조회2,76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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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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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멍게, 택시, 버스, 도장... 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서 나는 이것들은 보았다. 숱한 생명 품고 넘실대는 탁 트인 바다 앞에서 그녀는 백혈병 소식에 절망하여 쓰러진다. 바다는 절망을 드러내는 장치다.

 

진성전자취직 축하자리에서 그 가족들은 멍게를 안주로 먹는다. 그녀가 죽은 후 10억을 주겠다는 진성전자 이보근 실장의 유혹을 뿌리치는 그 자리에서 그녀의 가족들은 멍게 안주를 먹는다. 동물이던 멍게가 정착하면 뇌를 양분으로 먹고 식물이 된다.(영화감상 쓰기를 미뤄두고 있다가 한 기자의 멍게에 주목한 영화 감상글을 봤다.)

 

숱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택시의 뒷 자석에서 그녀의 생명은 떠난다. 바로 그 자리에서 진성전자 실장은 죽음을 돈으로 사려한다. 택시의 뒷 자석은 끔찍한 죽음과 더러운 거래까지 품고 있는 삶의 자리다.

딸의 죽음을 알리려 진성전자 앞에서 선전물을 나눠주는 아버지를 세대의 버스가 세 개의 높은 장벽처럼 둘러싼다. 버스는 진실의 소통을 덮어버리려는 장벽이다. 명박산성보다 더 오래된 삼성의 소통장벽이다.

 

진성전자에서 일하다 죽은 가족들은 돈의 유혹에 시달리고 한 어머니는 견디지 못해 도장을 찍었다며 울음을 터뜨린다. 윤미의 가족들은 도장을 찍지 않는다. 도장은 돈으로 생명을 바꾸는 굴복의 상징이다.

 

정치는 표면이고 경제가 본질이다영화에서 진성전자의 이보근 실장이 말했다. 그렇다. 지금은 정치권력보다 기업권력이 강한 시대다. 그래서 삼성왕국이고 대통령도 삼성의 바지사장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창조경영의 프레임은 창조경제라는 국정의 프레임이 된다. 대통령을 씹어도 끄덕 없지만 삼성왕국안에서 로얄패밀리를 씹으면 문제가 된다. 언론도 지식인도 삼성왕국의 로얄패밀리를 건드리지 못한다.

 

영화에서 멍게는 동물이다가 정착하면 자기 뇌를 먹고 식물이 되어 움직이지 않는다. 멍게는

일신의 안위를 위해 영혼을 팔아버린 사람들을 상징한다. 왕국의 신민으로 빌붙어 살기 위해 영혼을 팔아버린 삼성맨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의 고용을 위해 타인의 해고를 인정하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동료를 팽개치는 고용경쟁속에 살아가는 우리를 상징한다.

 

삼성 밖에도 삼성멍게들은 많다. 이 시대에 삼성의 진실을 뒤덮어 버리는 떡검, 하수인 노릇하다 삼성으로 옮겨가는 고위관료, 지랄법석 떨다가 삼성 앞에 침묵하며 지원받는 정치인, 실무자들의 조사결과 삼성전자서비스센터들의 위장도급 사실을 뒤집어버린 노동부 고위관료들...

 

나는 더 이상 삼성공화국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공화국이란 모두를 위한 나라이지만 삼성왕국은 로얄패밀리를 위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삼성왕국에서 더 이상 멍게로 살지 않으려는 노력들이 애틋하다. 오늘도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은 왕국의 가신들과 멍게들에 맞서 싸운다. ‘황제노조과도한 요구 들이미는 노조따위의 거짓 기사로 삼성 멍게노릇을 자처하는 한국경제, “11년 연속 존경받는 기업 1라며 삼성을 칭찬하는 언론멍게 머니투데이, 이 순간에도 멍게들은 삼성의 돈과 권력에 뿌리를 내리고 신진대사를 한다.(이들에게 삼성장학생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죠. 삼성 '멍게'이니까요)

 

누군가에게 삼성멍게라는 딱지붙이기가 썩 내키지 않다. 그러나 21세기에 근대적인 노동권도 인정하지 않으며 직업성 암으로 수많은 노동자들을 죽인 기업살인과 그것을 은폐하는 범죄자와 그 공범들에게 연민보다 분노가 앞서지 않을 수 없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선 비정상의 실체부터 확인해야 한다. 노조조직률 10.3%, 노동권이 바닥인 사회에서 노동시민들은 무권리 상태다. 90%의 노동시민이 생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무권리 상태라는 것은 민주주의가 없는 사회라는 얘기다. “정치는 표면이고 경제가 본질이다경제와 정치를 나누는 프레임으로 경제주의를 비판하는 정치우선론자들에겐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보장된 정치적 비판의 자유를 한껏 누리며 기업권력의 털 끝도 건드리지 못하는 그 따위 정치가 무슨 개 뼈다귀 만이라도 하겠는가.

 

배부른 귀족노조의 상징인 현대차노조를 비롯해 현대차그룹은 과잉노출상태다. 언론들과 삼성은 노동운동과 노조를 무력화하는 강력한 프레임으로 현대차노조=귀족노조라는 상징을 만들었다. 반면 삼성은 과잉은폐되어 왔다. 전근대적인 무노조 전략이 아직도 맹위를 떨치는 이 비정상성은 정상적인 것처럼 숨겨져 왔다. 이 비정상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한국사회에 민주주의란 없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는 기업권력은 민주주의 적이다고 했다. 삼성의 비정상성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한국 노동조합과 노동운동, 사회운동의 미래는 없다. 삼성왕국이 짓누르는 프레임을 깨지 못한다면 한국의 노동시민 대부분은 무권리 상태에서 삼성멍게들의 호구로 살아갈 것이다.

 

또 하나의 약속에 출연한 박철민, 김규리, 윤유선 등 이런 배우들이 고맙다. 곳곳에서 만나는 삼성 멍게들을 보다가 47천원과 함께 손배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를 위해 편지를 쓴 효리가 눈부시게 이쁘다. 광고상품으로 등장했던 그녀 몸매에 육감적인 느낌을 받으며 그 몸매와 함께 살아있는 뇌가 있다는 점을 잊은 적도 있지만 지금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그녀보다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삼성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 내 삶은 지극히 행복하다.

 

멍게에 쐬주 한잔 들이키며 ~’ 하고 싶었지만 멍게의 상징성이 마음에 자리 잡아 안주로는 별로인가 보다. 오늘 쐬주를 마셔도 다른 안주를 선택 할 테다. 부디 멍게로 살지 말자.

 특히 너, 삼성멍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