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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배재형 열사는 희생을 선택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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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기지부 작성일15-05-13 02:39 조회2,1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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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5.11-공장폐쇄, 정리해고 먹튀에 맞서다 희생으로 희망을 품은 고 배재형 열사)


<다음은 관련된 방송 인터뷰 답변준비 자료입니다.>13일 07:00 방송

1. 하이디스테크놀로지 공장 폐쇄와 정리해고가 진행됐는데요. 하이디스 사측에서는 어떤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까?

-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하이디스가 그동안 만들어 놓은 기술 로얄티만으로 먹고 살 수 있어요. 작년도 1000억 가까운 흑자를 냈는데 이해가 안갑니다. 하이디스의 소유자인 대만의 영풍그룹에 속한 e-ink사에 자금문제가 있어서 그렇다는 분석이 있는데 이게 사실이라고 해도 결국 여기에서 이익 훔쳐서 자기 주머니에 쏟아 붓는 것이니 먹튀인 것이죠.

2. 이런 회사 측의 입장에 대해 노동조합은 어떤 점이 부당하다고 주장하시는 겁니까?

- 흑자회사의 구조조정이라는 것이죠. 앞으로 5년간 로얄티 만으로 수천억을 남길 수 있는데 먹고 튀겠다는 것이죠. 먹고 튀는 것을 넘어서 공장폐쇄에 현장 노동자를 압박해서 목숨까지 버리게 한 것이니 이건 공장도 사람도 ‘죽이고 튀는’ 먹튀 보다 더한 ‘죽튀’라는 겁니다.    

3. 이런 상황에서 배 모 지회장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유명을 달리하신 배모 지회장, 생전 어떤 일을 겪으셨던 건가요?

- 고 배재형은 사업장 노조대표도 했고 지역에 있는 노조들을 대표하는 간부역할도 했어요. 현대전자가 쪼개지고 중국의 비오디라는 기업에 팔렸는데 부도내고 튀면서 4천여 건의 기술 빼가고 이때 많은 동료들이 잘렸습니다. 그런데 대만의 e-ink가 인수하면서 고용도 보장하고 기술도 빼돌리지 않겠다고 했는데 고 배재형이 당시 지회장할 때인 2013년에 또 구조조정을 해서 400명의 동료들이 잘렸습니다. 한때 2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일했는데 계속 잘려왔습니다.

4. 무엇이 이 분의 죽음을 불러왔다고 동료들은 생각하고 있는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5월 1일 같이 일하던 부서의 일부 동료들과 노동절행사에 참가했습니다. 이 날 일을 꼬투리 삼아 회사가 같이 일하던 동료들에게 희망퇴직을 자발적으로 하고 그나마 남아있는 시설청정라인을 아웃소싱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손해배상과 가압류 등 민형사상 불이익을 당하게 할 것이라고 압박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가슴아파하다가 “내가 희생하겠다”면서 소식을 끊었고 결국 이런 참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5. 현재 철야농성을 벌이고 계시는데요. 회사 측과는 전혀 의사 소통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 회사는 고 배재형 전 지회장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부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는 언론을 통해 압박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같은 자리에 현재 노조 지회장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낱같은 양심을 기대하면서 14일 오후 2시에 회사측과 교섭을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11시에 회사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요구를 전달할 생각입니다.

6.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첫째는 고 배재형 전지회장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입니다. 둘째는 공장폐쇄와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고인의 유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7. 현 정부 들어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한국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2~30대 젊은 층의 절반 가까운 42%가 비관적으로 생각한다는 연구가 있더군요. 차라리 ‘붕괴 후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희망이 없으니 차라리 망해야 새 출발을 한다는 거죠. 노동자들도 희망이 없으니 목숨을 버리면서 산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오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정부에 희망을 걸지 못하니 자신의 목숨을 던져 변화를 만들기를 원하는 것이죠. 현장의 노동자들이 신음하고 아파하면서 목숨으로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8. 쌍용자동차 사태, EG테크 사태, 그리고 하이디스 사태. 이 사회가 계속해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놓고 있습니다. 사용자, 정치권, 우리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 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기업들은 말로만 상생외치지 말고 정말로 노동자의 권리와 노조를 인정하며 공존할 생각을 해야 합니다. 얼마나 무능하면 힘없는 노동자의 것을 빼앗아 이익을 남기려 하는지 약간만 생각이 있고 능력이 있다면 나누면서 같이 커야죠.
여당이나 정부에 뭔 기대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야당은 여야 정치공학을 떠나 말만 민생이 아닌 신음하고 아파하는 노동시민들에게 몰빵 해야 그나마 길을 찾을 겁니다. 기득권 여당과 기업들 아래서 떡고물 챙기려 해선 가능성이 없습니다.
저희를 포함해 사회 전체가 뼈저린 성찰을 해야 할 때입니다. 생존경쟁에 먹고사느라 바쁜데 그래봤자 꽝입니다. 이젠 다른 방식으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신음하는 노동시민들이 외치잖아요.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가 자살하고 이번에 배재형이 또 자살하고, 죽음으로 외칠 때 같이 힘 모아서 희망의 틈을 열었으면 합니다.  

8. 끝으로 못다한 말씀 해주시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 이천병원 영안실에 동료 배재형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유가족도 팽개치고 우리 동료들도 팽개쳐 놓으니 장례를 치룰 수 가 없습니다. 안그래도 생목숨 떠나보낸 유가족들, 17살 고등학생 아이, 7살 유치원생 아이가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게 도와 주세요. 조문 오셔서 격려해 주시고 못 오신다면 온라인에서라도 응원 글들이라도 남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