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정부(고용노동부) 요구안 

조선소 중대재해에 대한 특단의 정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용지물 안전관리시스템, 우리는 더 이상 죽을 수 없습니다”

◯ 올해 들어 전국 조선소에서 끊임없이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4년 1월 12일 한화오션 중대재해 발생을 시작으로 2월 12일 현대중공업 사망사고까지 30일 동안 무려 5건의 사망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심지어 한화오션에서는 불과 10여일 간격으로 중대재해가 연속해서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조선소에서는 사망사고 외에도 크고 작은 산업재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중대재해가 발생한 현대중공업만 보더라도 지난 한달 동안 1건의 사망사고 외에도 40여 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그 중 20건은 작업중지까지 발동된 중대재해성 사고였습니다.

◯ 지금 조선소 노동자들은 자신에게도 언제 사고가 일어날지 몰라 하루하루 두려움에 떨며 일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정부 정책에 따라 조선업에만 5천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조선소에 들어올 예정입니다. 의사소통도 어려운 이주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안전교육과 대책 없이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대로 이주노동자 도입이 현실화 된다면 대규모 산업재해 발생을 피할 수 없습니다. 현장 노동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또한 조선소는 다단계 하청구조가 만연해 있습니다. 소규모 영세업체들이 마구잡이로 작업에 투입되니 제대로 된 안전보건시스템이 작동될 리 없습니다. 다단계 하청업체들은 안전관리 역량이 취약하고 안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여력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법에서는 하청업체의 안전관리 문제에 대해 원청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청사업주는 언제나 안전보다 이윤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노동자의 안전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 오늘도 조선도 노동자들은 매일 “죽음을 마주 보고” 일하고 있고 가족들은 오늘도 무사할까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고용노동부가 직접 나서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단호한 의지를 표명해야 합니다. 사업주 또한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모든 조사 자료를 즉시 공개하고 노조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과 산업안전보건감독 종합계획에 따르면 동종·유사 업종에도 사고 확산 우려가 있는 경우 기획감독을 실시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2022년 경남 두성산업과 대흥알앤티에서 발생한 트리클로로메탄(유해화학물질) 급성중독 사고와 관련하여 고용노동부에서 동종사업장에 대해 기획감독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 고용노동부 장관께서는 지금 조선소 산업재해 문제의 심각성을 깊게 인식하시고 즉시 기획감독 등 조선소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맡은 임무를 다 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우리의 요구>

1. 전체 조선소 사업장에 대해 신속히 기획감독을 실시하라!

2. 중대재해 발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경영책임자를 구속 수사하라!

3. 전국 조선소를 대상으로 안전관리메뉴얼 등 안전보건 관리시스템 긴급 점검하고 원하청 통합안전관리시스템 구축하라

4. 노조(하청노조 포함)와 회사, 노동부로 구성한 노사정TF를 구성하여 근로감독 결과(시정조치 및 개선 결과)이행 점검하고 하청노조의 안전관리활동 참가를 보장하라!

5. 조선소 산업재해 근본 원인인 다단계 하청고용 금지하라!

◯ 위 요구안의 세부적인 이행 방도 마련을 위한 고용노동부 장관의 면담을 요청드립니다.

2024년 3월 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참고. 최근 금속노조 및 조선노연 사업장 사망 사고 발생 현황

❍ 2024. 1. 12.  한화오션 가스폭발 1명 사망

❍ 2024. 1. 18.  삼성중공업 계단 추락 1명 사망

❍ 2024. 1. 24.  한화오션  잠수작업 1명 사망

❍ 2024. 2. 5.   HSG성동조선해양 크레인 전복 1명 사망

❍ 2024. 2. 12. 현대중공업 원유생산설비 철제구조물 붕괴 1명 사망 1명 중태

※ 2024. 2. 6.  현대제철 인천공장 질산/불산 가스 흡입 1명 사망 2명 중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