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닫기

전체 카테고리

[기자회견문] 해외매각,구조조정의 문제점과 노정교섭요구 4/2 금속노조 국회회견 > 보도자료/성명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투쟁하는 금속노조!
노동중심 산업전환, 노정교섭 쟁취!

금속뉴스

보도자료/성명

[기자회견문] 해외매각,구조조정의 문제점과 노정교섭요구 4/2 금속노조 국회회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대변인 작성일18-04-02 08:44 조회23,117회

첨부파일

본문

d44741391b4e731fa7117f16cedbeb0d_1522626d44741391b4e731fa7117f16cedbeb0d_1522626d44741391b4e731fa7117f16cedbeb0d_1522626d44741391b4e731fa7117f16cedbeb0d_1522626d44741391b4e731fa7117f16cedbeb0d_1522626d44741391b4e731fa7117f16cedbeb0d_1522626 [본문 일부]

기자회견문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산업 현안에 대해 정부당국이 보여주고 있는 무능과 무기력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등 산업연계성과 고용규모 등 국가기간산업이라고 할 만한 영역에서 정부는 적극적 역할이 필요할 때는 침묵을, 불필요한 역할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개입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을 놓고 정부와 산업은행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상하이 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후 자산과 기술을 유출하고 매각해버리는 노골적인 ‘먹튀’ 양상을 보였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가 겪은 고통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지엠이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쌍용자동차 사태 이후 외투 자본에 대한 규제방안이 마련된 것이 없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보수언론조차도 인수능력과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한 중국 더블스타에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도 없이 매각을 강행했다. 론스타 사태 이후 투기성 외국자본에 그렇게 당하고서도 아무런 학습효과가 없다.

 

특히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조폭을 연상시킨다. 있지도 않은 사전합의라는 가짜뉴스까지 동원해 노동조합을 압박하고,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노동자들을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는 과감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2대주주로서 한국지엠에서 한 역할을 보면 이게 과연 같은 은행이 맞나 놀라게 된다. 이사회에서 그 어떤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지도 못한 채 지금도 지엠의 노림수에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고만 있다. 말하자면 우리 기업을 외국에 팔아먹고 노동자를 협박하는 데는 일류고, 외국자본 앞에서는 나약하고 순종적으로 변한다. 이 정도면 ‘한국산업은행’이 아니라 전신인 ‘조선식산은행’이라고 부를만하다.

 

산업은행의 감독기관인 산자부를 비롯해 정부당국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7일 기재부, 산자부, 산은이 모여 직접 배리 엥글 사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그 전날 한국지엠 사측이 노조에 통지한 4월 20일 이후 부도신청에 대해 주무부처의 그 누구도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지엠은 산은이 노조와의 합의 없이는 지원이 없다고 밝혔다며 조기합의를 노조에 종용했다. 29일 노동조합이 산업은행 면담투쟁을 진행하고서야 진실을 확인했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에 노조 동의를 전제로 한 지원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 이런 내용을 노동조합이 산업은행에 가서 알아내기 전에, 정부가 미리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해외매각은 장기적으로는 경영권이 넘어가고 한국경제의 종속심화를 불러온다. 쌍용자동차가 그랬고 한국지엠이 겪고 있는 중이며 금호타이어가 걸어갈 길이다. 산업연계성이 높은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대공장이 감기에 걸리면 하청, 부품사 들은 몸살을 앓는다. 대공장과 달리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부품사, 납품사의 협력업체와 하청업체 비정규직들은 이미 도산과 해고의 위협 앞에 놓여있다. 한국자동차산업의 진단과 대안 마련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정책당국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정부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 민주당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공약파기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어떻게 유권자와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느냐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2017년 3월 19일 창원에 내려와 “중소형 조선사 생존을 위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지난 1월 3일에는 대통령으로서 거제에 내려와 “올해 상반기 마련할 예정인 '조선업 혁신성장 방안'을 통해 조선업 위기를 극복해나가자”고 했다. 그러나 생존과 혁신의 약속은 말뿐이었다. 정부는 3월 8일 성동조선과 STX조선에 대해 사실상의 사형선고를 내렸다. 정부가 무능을 넘어 자신들의 약속마저 저버리는 부도덕함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산업 10년 불황이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시점에 정권은 자신의 입으로 말했던 약속과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성동조선은 이미 수주를 받고 배를 만들 수 있는 상태에서 사실상의 폐업 결정을 내려버렸다. STX조선은 노동자는 모두 내보내고 배는 만들라는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했다. 중형조선소를 살리기 위해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조선소의 노동자들까지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부당국은 최악의 결정을 내리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다시 한번 무시됐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노동자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진행되는 구조조정 과정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를 공격과 배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는 점에서 자본과 정권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구조조정 과정의 최대의 피해자는 노동자다. 아무런 사회안전망이 없는 우리 사회에서 해고는 가장 잔혹한 사회적 살인이다. 경제적으로만이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생산의 주체이며, 생계라는 측면에서 깅업의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노동자를 배제한 채, 정권의 묵인 아래 자본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구조조정은 경영의 책임을 눈감아 주고 부실의 책임을 사회에 떠넘기는 범죄에 다름 아니다. 나아가 일자리가 불안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어떻게 소득주도성장을 하겠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왜 노동자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는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일으킨 주범인 자본이 아니라 노동조합과 정부당국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 머리를 맞대고 총고용보장 등 일자리의 문제, 지역경제 공동화의 문제, 국부유출을 불러오는 외국자본투자기업에 대한 규제 문제, 변화하는 조건에 따른 산업대안의 문제를 놓고 대화하고 토론하자. 금속노조는 즉각적인 노정교섭만이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보탬이 되는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금속노조는 이미 수차례 교섭요청을 공식적으로 제출했고, 제조산업의 미래를 위한 관련법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유일하게 하지 못한 것은 정부당국자를 만나보는 것이다.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일말의 진정성을 담고 있다면, 사회적 대화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정부당국이 노동자의 대표를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시 한번 요구한다. 정부는 즉각 노동자들이 요청하는 대화의 자리에 참여하라!

 

2018년 4월 2일

전국금속노동조합